돌고래 창법이라던가! 건물 안에 들어서자마자 하이톤의 비명소리가 노랫소리에 섞여 고막을 찢어댄다. 성남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생생놀이터 청소년 락페스티벌의 뜨거운 열기가 무대 밖에까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락페스티벌은 기획부터 연출까지 학생들에 의해 진행되는 청소년 놀이마당이다. 지난 4일, 어둠 속에 비쳐지는 야트막한 조명, 실수 섞인 음향, 수줍지만 그들만의 언어로 나누는 진행자와 깜짝 이벤트 진행자, 무대에 오르는 또래 출연진들에게 한껏 소리 지르고 몸을 흔들며 호응해주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그들만의 난장파티를 펼쳐냈다. 마치 이 날을 위해 모든 것을 감내한 것처럼.
상기 된 얼굴들은 세상 행복한 시간을 보낸 자들의 환희의 낯빛이다.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거친 호흡으로 총괄기획을 맡은 성남중과 상원중 학생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락페스티벌이라고 하면 흔히 성인들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 많은데 저희도 가고 싶거든요. 그런데 너무 비싸니까 못가는거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만의 락페스티벌을 만들어보자하는 이야기가 나와서 만들게 됐어요.” 락페스티벌의 주요 쟁점은 ‘청소년답게 놀자’라고 한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문화에서는 놀 수 없으니 청소년들이 스스로 청소년 놀이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청소년이 만들어서 청소년다운 축제가 주된 취지다. 출연팀들은 서울·경기도권에서 섭외한 팀들이며 전년도에 큰 인기를 끌었던 출연팀과 새로 섭외된 팀으로 구성했다.
행사를 마친 공연팀과 기획팀들은 들떠있다. 청소년 관객들도 나갈 때 행복한 표정이다. 출연진들은 무대에서 놀았다는 시원함을 내비친다. “해냈다는 자부심도 들고, 눈물 날 정도로 감동스런 오늘이었어요. 두달간 매일 준비하느라 고생도 했지만 다 보상됐어요.”라고 말하는 기획팀 학생은 남의 눈치보지말고 개성대로 놀자를 그대로 실천하며, 무대 위에서의 작은 실수나 음향사고등도 전혀 아무렇지 않아했다.
“실수 좀 하면 어때요? 우리만 즐거우면 되지. 틀려도 다들 웃잖아요.” 야무진 자신감은 그들만의 정서에서 개성과 매력과 끼를 한 순간 모두 쏟아부어 후회가 들지않는데 있다고 전한다.
30여명의 스텝들은 지역아동센터 청소년학교에서 그들만의 생각과 방식대로 추진, 온전히 그들만의 성과로 이루어낸 락페스티벌이었다.
청소년들에게도 놀 권리가 있다. 청소년들이 청소년 놀이문화를 만드는데 어른들의 개입없이 맡기면 우려와 달리 훌륭하게 잘 해낸다. 청소년들은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책임과 정당성을 갖고 주어진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한다.
이번 성남 락페스티벌에서의 공연은 날 것 그대로의 순수성을 지닌 청소년들이 감히 어른들은 끼어들 자리조차 없을만큼 잘 해내었고 그것은 잘 해냈다는 안도감에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 정도로 감동이 되었다.
이 한번의 경험으로 청소년들은 눈물만큼 값진 성장을 했을 것이라고 행사관계자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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