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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습격사건

1인 미디어 2015. 6. 10. 09:27

우리집앞엔 갯골생태공원이 있다.
오랜만에 두 딸과 같이 공원을 거닐었다.
공원은 연한 풀잎색이 진초록으로 변해있었고 새들도 무리지어 조잘거리고 있었고 꽃들도 알록달록 피어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공원엔 식수대가 설치되어있었다. 이쁜 식수대에 잠시 눈이 멈춰있다가 다시 발걸음을 뗐다.

자유분방한 걸음걸이로 이리저리 다니던 아이들은 연신 이쁜 배경들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고 그런 와중에 눈에 들어오는것이 있었다.

저게 뭐지?
자세히 보니 작은 연둣빛의 팔락거리는 새는 앵무새였다.
누가 데리고 나왔다가 놓쳤던지 아님 집에서 탈출한듯 자연에서 자생하는 그런 앵무새는 아니었다.

새를 유독 싫어하고 끔찍해하는 울 딸들에게 저거봐라~ 할 수도 없고... 잡아서 집에다 데려다놓을 수도 없고 쩝~

그런데 그 새가 점점 내게로 다가오더니 작은 날개를 줄기차게 퍼덕인다.
새는 그대로 선회해 큰 딸에게로 가는데 잠시 망설였다.
새가 너한테로 간다 피해~ 라고 하고 싶은데 문득 장난기가 발동했다.
ㅎㅎㅎ 새를 가장 가까이에서 본 후의 딸의 표정을 보고싶었다. 새는 딸아이의 뒷통수에서 팔락거리며 멈췄는데 그 순간 아무것도 모르는 딸 아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아아악~~~~~!!!!!!!! 하며 내게 달려든다. 으허허헝~~~ 하며 얼굴가득 식은땀 흘리며 우는건지 웃는건지 알수없는 손짓으로 아 저 그 새가 여기 눈 앞에 뙇!!! 이따만한게 이만큼 뙇~~~ 엉엉엉~~

근데 새가 더 놀라 멀리 도망가버렸다.
어찌나 웃기던지.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 옆에선 참새떼들이 작은딸의 갈길을 방해해 우리는 그냥 집으로 되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