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세상에 작은 친절은 큰 감사함이 되어...
배진용신현동장은 배현진(대야동,24세)씨에 대해 일에 있어서 항상 솔선수범하는 건실한 공익근무요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제보자인 강용석(포동, 84세)씨는 사람에 대한 측은지심이 기본으로 갖춘 소양이 있어야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81세 된 할머니는 척추가 좋지 않아 지팡이에 의지하며 거동을 한다. 버스에서 내려 몇 걸음 떼지 않아 쓰러진 할머니는 얼굴 한쪽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감싸 쥐었다.
지팡이에 겨우 몸을 지탱한 상태에서 피를 닦을 휴지를 찾았다. 불현 듯 동사무소로 가면 화장실에 휴지가 있겠다 싶어 걸음을 옮겼다. 마침 주민센터 앞에서 만난 어느 아주머니에게 휴지 좀 달라고 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휴지가 있을거다 하면서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할머니는 피가 이렇게 많이 나는데 휴지라도 갖다 주었으면 하는 서러운 마음에 울컥했다.
그런데 어느 청년이 휴지랑 일회용밴드를 들고 다가왔다. 그 청년은 얼굴을 타고 흘러내리는 피를 보고는 “할머니 안 되겠네요, 너무 많이 다치셔서 만지면 안 되겠어요. 병원에 가셔서 꼬매야 할 것 같아요” 했다고 한다.
할머니는 그 정도로 다친지 몰랐다. 청년은 동네병원 앞까지 부축해서 데려다주었다. 병원에 갔더니 응급치료도 없이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팔십 노인이 휴지 조각으로 감싸 쥐고 왔으면 응급처치라도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만 하니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집으로 가서 할아버지와 함께 신천리로 갔다. 성형외과가 없으니 남의 말만 듣고 정형외과로, 또 다시 순천향대학병원으로 가서 꼬맸다.
10바늘을 꼬맸는데, 엄지손가락마저 골절이 돼서 깁스를 했다. 이틀 동안 입원을 하고 4주가 지난 지금까지 깁스를 하고 있다.
낫고 보니 그때 도와주었던 청년이 너무 고마워 어떻게든 보답을 해주고 싶었다. 세상이 몰인정한데 그렇게 고마운 사람이 어딨나 싶었다.
그 청년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동사무소에서 봤으니 직원인가 싶어 주민센터로 갔다. 사정얘기를 하니 김소연사무장이 찾아주었다. 신현동주민센터에 소속 된 배현선 공익근무요원이었다.
“안사람이 받은 도움이 별일이 아니다 생각할 수 도 있겠지만, 그 상황에서 아무도 쳐다도 안 보는데 그 청년만큼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도와주어 너무 고마웠어요”라고 강용석할아버지는 말한다.
“세상이 워낙 각박하잖아요. 이런 사람은 칭찬받아야 하고 그리고 냉정한 세상에 모범사례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보를 하게 되었어요.”라고도 한다.
세상에는 아직도 인심을 가지고 베푸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는 강용석할아버지. 친절 미담의 주인공이 된 배현선씨는 “할머니가 피를 흘리시면서 불편해하시는 것을 보고 본능적으로 다가간 것 뿐이예요. 이렇게 과분한 칭찬을 받을 만한 행동도 아니고 당연한건데 너무 감사해하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어요” 하며 멋쩍어한다.
작은 친절과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감사함으로 다가가기도 한다. 냉정한 시대에 어찌보면 배현선씨의 당연한 친절이 보기 드문 미담이 되어 가는 현실에 그래도 세상은 아직 살만하구나, 인정은 남아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두 손 맞잡은 강용석할아버지와 미담주인공인 배현선씨의 모습을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서도 보고 싶은 투영을 바라는 것은 아닐까... 흐뭇한 사연에 훈훈한 인정이 담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