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아이들의 마음의 엄마, 생명샘 지역아동센터 조명랑생활복지사

1인 미디어 2018. 1. 12. 10:23

  


서울에서 살다가 처음 시흥 신천동에 왔을 때 눈앞은 온통 들판이었다. 시골로 시집가야지 하던 소망이 이루어진 22년 전. 시골문화가 좋았고, 여유로운 환경이 좋았다. 조명랑(생명샘지역아동센터 생활복지사, 47)씨가 생활복지사일을 시작한지는 7년 되었다. 주부로서만 생활하다 사회에 나오는데 무리는 없었다. 남편과 대학2학년 된 딸도 각자의 생활이 독립적으로 형성되어 서로의 일을 존중하기 때문이다거창하게 마을활동가로 일한다기보다 직장인에 더 가깝지만, 지역네트워크로 연계된 사람들과의 활동들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을활동가로 만들어내버렸다.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방과후 돌봄 친구들과 함께 하다 보니 마을의 일과 연관이 되어 좀 더 확장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명랑씨는 원래 내성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이름과 달리. 원래 있던 문화 속의 안정감을 추구하는 기질이었다. 그러다 정왕본동에 와서, 생명샘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더불어함께를 접하며, 오지랖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연계하다 보니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되었다. 일 속에서 거부감이 있었다면 하지 못했을텐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맞는 일 인 것도 같다. 성향의 재발견이 된 것 이다.



센터 안에서 아이들과 노는 것은 참 재미있다. 센터에는 평균 35명 정도의 아이들이 온다. 아이들의 학습지도와 체험지도, 견학등 모든 사무관리를 하면서 많은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본다. 초등학생 중심으로 돌봄사업을 하고 있고 중학교에 올라가면 거의 오지 않지만 그리움에 오는 친구들도 몇 있다. 재미있어서 온다고 한다 제 집처럼 편하게 들락거린다. 친구 손잡고 집으로 놀러가자 하는 느낌으로 데리고 오는 아이들도 있다.

 

오후 730분까지 운영하는 센터에서는 기본 학습은 물론이고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017년에는 정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영역에서는 영어와 교과공부를 하고 놀이와 체육활동등 문화체험을 다양하게 했다.

 

더불어함께와 연계한 아동프로그램은 지역네트워크 연합의 바람직한 효율성을 나타내고 있다. 아동들과 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다.

 

센터의 아이들은 이용하고자 하는 가정과 추천, 아이들이 원하고자 할 때 들어오게 되는데 정부에서 정해준 메뉴얼로 등록이 된다. 그러나 정해진 기준과 실제의 기준차이로 정작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수혜를 입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어본다면, 서류상에 부모가 존재하지만 실질적으로 이혼상태인 경우다. 아빠는 행방을 모르고, 엄마는 4대보험이 되지 않는 직장을 다닌다. 근거서류제출이 불가능해지면 소명의 기회를 주거나 주민센터 또는 추천으로 참작하여 승인해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은 사각지대에 놓여 오도 가도 못하게 된다. 안타까운 일이 발생되는 것이다. 뉴얼에 따라 행해야하는 것은 알지만 실제로 보았을 때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구제할 방법이 없다. 그럴때면 마음이 아프다.

    


센터에 온 친구들 중 기억에 남는 아이가 있다. 너무 힘들게 해서 기억에 남는 아이다. 가정에서의 돌봄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그 아이는 미처 케어할 틈도 주어지지않은채 다른곳으로 이사가 버렸다. 위생상태가 심각하여 빨래를 해주고 씻겨도 주곤 했는데 새로운 환경에서 잘 적응할까... 걱정되는 아이다.

 

또 한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와서 지금 중학 3학년이 되었는데 정말 밝은 학생이다. 감정의 기복이 있기는 하지만 그 아이에게 센터는 마음 붙일 수 있는 집과도 같은 존재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쌤~~하고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럴 땐 기분이 참 좋다.

 

아이들은 자신만의 세계에서 안의 것들을 세상에 표출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그러나 가정적 사회적 통제를 받게 되면 미리 마음을 닫고 포기 한다. 상처받기 싫은거다. 안타까운 마음에 센터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도 가정에서 차단을 하면 더 이상 접근할 수가 없다. 그런 아이들은 커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스스로의 정체성이나 자아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을 해야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가서도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넘치도록 자신감이 있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며, 관계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안에서 꾹꾹 눌러담아 표출하지 못하고 표출하는 방법도 모르는 아이들을 위해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관심이다.

 

센터 안에는 다양한 아이들이 성장하고 있고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배움을 통해 나름의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센터를 안다니는 친구들보다 훨씬 수혜받는 것이 탁월하다. 센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내부적인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보면 굉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정에서는 거기 보내면 좋긴한데... .. 이런 느낌도 있다. 외부에서 보는 일반적인 시선들에서 탈피하는 것이 센터의 숙제다.

 

지역아동센터의 이미지가 낙후된 것은 사실이나 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 질 좋은 수혜를 받고 있으므로 소득수준으로만 보고 아이들을 판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은 모두가 똑같이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며 그 누구도 편애할 자격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