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지원 네트워크] 군서초 앞 '희망분식'
2014년 12월, 「궁금한이야기y」 242회차에 방영되었던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들, 유령남매’를 아십니까? 학교 앞, 분식집 사장님의 눈에 포착된 위기의 아이들.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엄마가 아이 둘을 데리고 왔다. 학대 의심이 들 정도의 멍과 한 줌 빠져있는 머리카락. 엄마는 아이들에게 내내 소리를 질러댔다. 출생신고도 되어있지 않은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학대에 노출되어있었다. 출생신고가 되어있지 않아 어린이집은 물론 교통사고가 나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황. 도박벽이 심한 전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나와 현 남편과 살면서 두 아이를 낳았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전 남편과의 이혼은 쉽지 않았다. 밤에 나가 일하고 낮에 잠을 자는 아빠는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을 방치했고, 엄마는 힘든 살림에 고성과 손찌검을 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분식집 사장님의 관심으로 궁금한이야기y에 이 가정의 사연이 취재되었고, 지역사회에서 아이들의 출생신고를 도우며 관계기관에서는 그들 가정에 꾸준한 지원을 약속했다. 당시 아이들의 나이는 2살, 4살. 호적을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면서 도움의 길은 방송이 빠르겠다고 판단한 사장님의 제보에 한 가정의 숨통이 트여지게 된 사례다.
위기에 처해있는 아이들이 눈에 보이면 마음이 가고 그것이 실천으로 옮기게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돕고자 해도 왜곡된 시선으로 욕을 먹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지요. 또 번거로운 일이 발생하게 될까 봐 꺼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겨울에 반소매 티셔츠만 입고 다니는 아이들,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는 아이들, 입성이 후줄근하거나 신체 학대가 보이는 경우 등등... 만나면 한마디씩 해주는 것은 애정을 품고 있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일 터. 어른이 건네는 한마디를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입장은 저마다 다르기에 간혹 거친 아이들을 만날 때는 해코지할까 봐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식집 사장님은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가는 길을 일부러 돌아서 간다고 합니다.
학교 앞 분식집이라는 장점은, 학년을 거쳐 가는 아이들이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한마디의 영향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아이는 어떻게 살고 있어?” 하고 무심코 툭 던지듯 하는 한마디는 일부러 찾아와 상의도 하는 상담소 역할도 하지요.
위기 아동을 발견했을 때 지역과의 연결을 흔쾌히 수락하는 사장님은 쉼터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모든 위기의 아이들에게는 위기의 부모, 문제 부모가 있다며 부모는 바뀌지 않으면서 아이들만 바뀌라고 하면 변화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모든 아이들이 편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에요.” 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