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흥시교육청소년과 행복교육지원센터팀 최지니 주무관입니다.”
맑고 또랑거리며 똑 부러지는 똘똘함이 묻어나는 음성이다. 작고 서구적인 외모에 어울리는 목소리, 깔끔한 성격. 얼핏보면 까칠할 것 같은데 과연 그러했노라 말한다. 그런데 지역사회로 나와 주민들과 함께 하면서 사람에 감동하고 상황에 감동하며 까칠함은 부드러움으로 스스로 변하더란다. 시흥시 공무원으로서 그녀는 어떤 일들을 겪으며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되었을까...? 우선 인터뷰 과제인 행복교육지원센터에서의 역할부터 들어보기로 한다.
행복교육지원센터는 정규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하는 공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이기에 아이들 수업에 들어가는 부분이 주된 업무이다. 학생들의 수혜를 가능한 보편적으로 많이 열어놓으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지역간 격차가 해소되고 있지않아서다. 그래서 기회와 혜택이 편중되는 지원사업은 물론이고 대상에 따라 정교한 플랜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정왕권에서 한 반에 60% 이상이 다문화 학생들이 있는 경우에는 지원하는 혁신교육지구사업들이 일반적인 수업으로는 받아들이는 체감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많이 다를 수 있다. 문화 격차에 따른 맞춤형 지원이 적어서다. 향후 그러한 격차를 줄여나가는데 이제 막 시작되는 마을교육자치회의 역할이 클 것이라 판단된다. 마을과 학교가 결합한 형태의 기구들이 정교한 작업들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행정에 제안을 하는 형태로 작업이 이루어진다면 고민하는 부분들이 다소 해결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이 2011년부터 8년차에 걸쳐서 진행되고 있는데 매년 진화하고 있다 보고 있다. 개선해야할 것들을 체크해가며 아이들의 선택권을 조금더 다양하게 열어두려고 한다. 놀라운 사실은 주입식 교육에서 스스로 선택하는 수업을 통해 만족해하는 것을 보았을 때 시흥의 교육이 혁신교육사업으로 인해 큰 변화가 생겼구나 하는 체감이다.
공교육의 고민에서 시작하게 된 시흥혁신지구사업 시즌1때는 학교에 인력지원사업을 하였다. 시즌2에는 지역민들이 학교로 들어가고 또 아이들이 지역민을 만나러 나오는 넘나듦의 작업들을 만들었다. 그 시점에 센터가 개소를 했다. 넘나드는 과정에서 처절한 과도기를 거치기도 했다. 그것은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2년여의 넘다듦을 통해 더욱 관계를 돈독히 하여 굳건한 신뢰로 남았으니.
타 시에서 조명받고 있는 부분이 원클릭시스템인데 다소 미치지못한 부분들을 확대하여 담아내는 행복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은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낯선 것들이 갑자기 훅 들어오면서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지자체에서는 방과후나 가족단위, 방학기간 동안의 운영만 했었기에 교육이 뭐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지? 교육과정이 뭐지? 방과후가 뭐지?자유학년제가 뭐지?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율하는 작업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센터를 통해서 통합설명회를 개최하고, 교육과 동시에 마을과 교사가 공동교육과정을 짜보기도 하면서 비로소 이해를 하게 되었다.
시와 교육청의 만남에서는 교육청은 학교 입장에 대한 시스템을 고민했고, 시는 지역민들의 입장을 고민했는데 그것은 새로운 컨텐츠를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러한 과정들이 2년정도 걸렸다. 마찰로 인해 감정적 소진은 있었으나 공부하면서 가는 발전적 마찰이었기에 어쩌면 필요한 과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센터는 중간자 역할이다. 처음 센터가 개소될 때는 전국에서 오시는 분들의 공통된 반응이 “시청직원이 왜 교육청 일을 하느냐”였다. 1년차 때다. 2년차 때는 자신이 시청 직원인지 교육청 직원인지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 3년차 되니 시청직원이든 교육청직원이든 상관없다 라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2년차 됐을 때 제일 힘들었던건 제 성향이 극히 개인적이고 연대의 필요성을 못는끼는 평범한 공무원이어서인지 마을교육공동체에 들어가서는 괴리감이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이제는 가장 편안 상대가 마을교육공동체이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마을교육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너무 지나친 사업화나 고단한 일은 가짜다라고 인지하고, 직접 발 딛고 할 수 있는 일들만 해나가는 것도 의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14년 11월, 행복교육지원센터로 발령받아 지금까지 5년차 근무를 하고 있다는 최지니주무관은 사업의 연속성에서 다른 부서로 갈 엄두를 내지못한다. 그것은 아마도 김송진팀장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만큼 센터에 쏟아부은 열정으로 쌓아온 것들이 통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이다. 특히 정왕권 주민들에게 받는 감동은 무한하다.
‘더불어함께’의 백재은사무국장은 마을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시선이 매우 감사하다. 시와 마을의 중간 역할도 매우 훌륭하게 수행해낸다는 점에서 존경마저 느끼고 있다. 공무원들이 부서를 옯겨 가도 끝까지 주인공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마을교육자치회를 힘들게 시작했다. 어떤 면에서는 부탁하는 입장이다. 마을교육자치회는 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전 지역에 가능하면 한 명도 빠짐없이 수업시간에 활동수업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그 마을의 특수성에 맞는 교육들을 누가 고민할 수 있을까?
평생학습이나 방과후나 마을만들기 공간 조성 사업에 참여했던 어떤 시각들보다 정규교육과정에 촘촘한 틀이 만들어진 것들로 마을교사들의 역량이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본다. 교사들도 마찬가지다. 본인들의 교과수업만 하다 풍성한 마을교육스토리와 만나는 작업들은 인식의 확장을 갖게 하고 과정 속에서 공동교육의 콘텐츠가 교육과정의 새로은 콘텐츠로 꾸려진다. 마을교육자치회는 그래서 그들의 성장 된 역량이어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교육전문가가 아닌 시 입장에서는 교육청과 마을을 잘 아는 마을교사들이 함께 함으로서 시가 추구하는 사업들을 맞춰 서로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교육사업의 수준을 올리는 작업들이 잘 맞아가고 있음이 결과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들은 각자의 시각이 엄청나게 확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교육사업들의 정교함은 현장에 맞게 연결하여 마을과 교사들이 결합한 공동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단계가 되었다. 멋진 파트너쉽이다.
마을주민들은 이미 준비가 다 되어있다. 공무원들도 국가에서 주도하는 사업 단위에 익숙해져 있는 습관들을 버리고 행정적인 부분에 대한 혁신을 해야 한다. 교육면에서의 혁신은 교사나 마을 단위에서는 엄청난 혁신과 성장이 있는데 행정 단위의 조직 내에서는 아직도 올드하다. 그들의 성장 폭을 시청이 못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사업의 규모를 떠나서 작은 단위로 디테일하게 보고 고민하는 것들은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어야 가능한 일이고 그래서 그들에게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여 효과까지 가져갈 수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마을교육자치회와의 첫 공통연수를 같이 받았을 때 놀라웠던 것은 공동체사업에 대해서 굉장히 사업화 되어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최지니주무관은 2006년도에 발령받아 시흥에 오기 전에는 출판사에서 일한 이색 경력이 있다.
서울에서 느끼지 못했던 사람에 대한 감동을 시흥에서 처음 느끼게 되어 스스로의 성장도 성장이지만 많이 변화된 모습을 스스로도 보고 있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살다 시흥에 온지 10년 됐는데 8년차 정도 될 때까지도 제가 시흥시민이라는 생각이 안들었거든요.” 지역민들과의 연계성 활동이 아닌 그저 직장생활에 불과했던 공무원 생활이었기에 시흥에 산다라는 느낌을 갖지 못했다. 그러다 센터에 와서 마을교육이라는걸 접하고 주민들을 만나면서 눈이 떠지게 된 것이다. 멋진 사람들을 멘토로서 만나고 시흥에 이런 멋진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감동으로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은 큰 변화다. 주민들의 욕구나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지않은 행정적 사업만으로의 접근은 시민들과의 결을 뒤틀리게 하고 까칠한 주민들로 인해 힘들었던 부분들은 계속 부딪히면서 마을에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는 변화된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다. 이제야 알아보게 된 훌륭한 시흥시민들이다. 조직내에서만의 소통이 마을로, 사람으로 확장된 것이다.
“들은 얘기로 시흥에 있는 교사들,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은 5년 전부터 시흥에 들어오는 자리가 안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마을교육을 사업으로만 생각했다면 우리 아이들을 서울로 보낼 생각을 했을텐데 혁신교육지구가 지향하는 것과 마을교육이 지향하는 것이 시흥에서 정말 기가막힌 경험들로 또 멋진사람들로 의미있는 수업을 하고 있거든요.”
시흥의 아이들이 시흥에서 초·중·고를 재미있게 지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건 프레임 속에 갇힌 교육이 아닌 학교 안에서 편하게 소통하고 집과 학교의 연결되는 일상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사업을 통해서 증명이 됐기 때문이다.
“센터일을 하면서 개인적인 성장에도 놀라움이 있지만,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아카이브도 굉장히 디테일한 시선들과 감각들이 다름을 보면서 놀란적이 많아요.” 골목여행을 좋아해서 더 관심있게 보게 되는 기록물들은 로망이다. 미처 보지못하는 것들을 놓치지않는 시선들은 정말로 엄청난 양의 발걸음과 바라보는 것들의 연습, 그런 것들이 부럽다. 그래서 한 곳을 바라보는 시선과 다른 시선을 볼 수 있는 감각을 익혀 ‘사람’ 사이에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좋은 사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사)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차원에서 제작되는 인물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