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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 남 말 한다.

씨알도 안 먹히는 이유... 지적이 아닌 지적질이기 때문.
어줍잖은 교만이 더 쪽팔림을...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남의 말을 들으려하지 않고 본인의 말만 지속하며 박학다식함을 내세우고 비판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지적질’을 참 잘 합니다.

박학다식(博學多識)이라하면 말 그대로‘학문이 소양이 넓고 보고 들은 것이 많으며, 아는 것이 많다’는 뜻인데, 한발 뒤로 물러나 생각해보면 학문의 소양이 깊지는 않음이니‘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처럼 어설픈 흉내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범하기 쉬운 오류로 내가 들은 이야기,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마치 정답인양 착각을 하게 됩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 보다 말을 할 줄 아는 사람과의 대화는 참 경이롭기까지 하는데요.. 나의 인격, 인성의 완성은 내 주위 사람의 인격, 인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에는 참 존경받아 마땅하신 선생님이 계십니다.
삼겹살을 좋아하고 도수 높은 소주를 좋아하는 선생님이십니다.
평생을 교육자로 지내시다 은퇴한지 얼마 되지 않은 선생님은, 동네에서 농사를 지으시는데 스스로를 농부라고 하십니다. 만나면 늘 예의 그 너털웃음으로 말씀 하나하나 매우 조심스럽게, 나이 어린 이들에게도 존댓말과 함께 예의를 갖춰주십니다. 허름한 옷차림에 늘 흙을 묻히고 다니지만, 천박스럽지 않고 오히려 존경스런 맘 절로 들게 하십니다. 그 분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순수함이 전해져옵니다. 사람을 아낄 줄 아시고, 지역의 역사를 사랑하시며 어줍잖은 잘난 척 따위와는 매우 거리가 먼 겸손함이 있는 분이십니다. 그 분의 인격과 교양은 굳이 나 존경해달라 하지 않아도 존경하게 됩니다. 내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함부로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스스로를 낮추시기 때문이지요. 그러다 간절히 가르침을 요청하면 그때서야 비로소 한 말씀 해주십니다. 그것도 매우 조심스럽게 말입니다. 그러면 네네 하며 받아들여집니다. 그리고 가르침대로 말씀대로 행하게 됩니다. 그 분의 인격과 교양의 정도가 나로 하여금 고개를 숙이게 만들고 겸허하게 받아들이게 만드는 것이지요. 그것은 아마도 저 뿐 아니라 선생님을 만나는 모든 분들도 나와 똑같은 마음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느 모임에서 만난 사장님이 계십니다.
꽤 비싸 보이는 외제차에 고가의 골프채, 그리고 명품 옷에, 지갑에도 현금이 두둑하고 배포 큰 사장님이십니다. 그는 기분파이며 얼마가 됐든 술자리에서의 술값을 모두 계산하기 일쑤고 서빙아가씨에게도 팁을 남발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말합니다.“나는 연간 얼마를 벌고 그 돈을 다시 나라의 경제를 위해 후원도 하고 이렇게이렇게 씁니다”라고.
그럴 듯 해보이죠? 대단한 사람이다 라고 말할 법도 합니다. 박수도 나올 만하지요.... 그러나 왠지 술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시큰둥하거나 또는 입을 삐죽거립니다. 왜 그럴까요? 너무 잘나서 질투하는 걸까요? 사실은 그가 고액 세금 체납자이기 때문입니다.

나라에 세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사람이 아무리 겉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치장에 그럴듯한 언어로 포장한다 해도 그의 말에서 결코 진정한 박수나 존경심은 생기지 않습니다. 비웃거나 또는 신뢰가 가지 않으니 이렇게 말하게 되는 것이죠. ‘너나 잘 하세요’

골프에 대해 말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들었을때 우와~ 그렇구나~ 하겠지만 딱 거기까지입니다. 그런 반응에 으쓱해진다면 참 못난 사람 인증입니다. 거기서 희열을 느끼면 치명적 자기 교만입니다. 골프전문가들이 들으면 단번에 알아차릴 정도의 얄팍한 지식남발에 불과합니다. 아는 것이 많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깊이 있게 아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모르는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라 어줍잖게 아는 것을 남발하는 것이 더 자존심 상하는 일이고 부끄러운 일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위의 두 분을 보면 교양과 인격의 형성은 처지의 잘남과 못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삶의 깊이에서 얻어진 철학에 기초한 인성의 결과물이 아닐까 결론지어봅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지적을 하고 싶을 때는 스스로가 비판을 할 만한 소양을 지녔는지 지적을 할 만큼의‘된사람’인지 자문을 한 후 그것이 천박스런‘지적질’이 되지 않게 세련된 언어로 지적을 한다면, 얼마든지 듣고 받아들이고 반성하고 고치고 할 텐데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늘 반성합니다.
아는 것이 없어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스스로 대견하다 여기나, 혹시 내가 오늘 누군가와 만나서 어줍잖은 얄팍한 지식 내세우거나 쓰잘데기 없는 자존심으로 재수없는 오만함을 보이지는 않았는지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