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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볼거리/시흥 맛집

밤으로 넘어가는 난곡재

몇 년만에 만나는 지인과 저녁을 난곡재에서 했다.

해가 제법 길어졌다.

어슴프레 깔리는 난곡재의 저녁은 어둠으로의 변화를 조명등의 밝기로 보여주었다.


내가 난곡재를 자주 찾는 이유는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있는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난곡재 안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소이긴 한데 한 번도 저 이쁜 티테이블에서 마셔본 적은 없다는^^;;

언젠가는  머그잔에 담긴 향 좋은 커피를 마실 날 있겠지?

빨간 의자에 앉아서...



난곡재를 찾는 이유 중 또 하나는 깔끔함이다.

정돈된 실내와 더불어 재료들을 직접 텃밭을 일구어 사용하는 자연먹거리,

 그리고 과실수나 텃밭마저 너무 단정한 정갈함에 절로 맘이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서 친절함까지...


먹기 아까울 정도로 이쁘게 빚어낸 손만두가 맛있다.

허겁지겁 연신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는 이가 참 예뻐보였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주부인가보다.

잘 먹어주면 그저 좋으니...


이것은 다육이! 전에 없던~것이 생겼다. 판내를 하는 모양이다.

예전에는 화초와 다육이를 베란다 가득 키워냈었는데 이제는 모두 사라지고 없. 다.ㅠㅠ


난곡재가 어두워졌다.

겨울밤의 산책은 풍 들어간 무릎을 감당해 낼 수 없어 아쉽지만 그냥 나와야했다.


그리고 급히 연락받은 반전의 후식^.~;;;;;

불금이라며 식구들을 총출동시키는 남편... ㅎㅎㅎ

장곡동의 유명한 신가네에서 막창과 닭발로 소주한잔의 시간을 보내자는 내용이다.


아이들이 크니 이제는 아이한테 "소주한잔 할까?" 라고 말하는 남편이 참 귀엽다^^

(난 술을 못하므로 권하지도 않는다는 웃픈 현실)


먹성 좋고 분위기 맞춰줄 줄 아는 아이들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소주 한잔과 나누고,

며칠만의 귀가에 그리웠던 가족이 그저 좋은지 기분을 엄청 내며 어마어마한 장을 봐준다.

작은 껌딱지가 말한다.

"우리 엄마 신~~났네~"


자유롭게 일하던 때와 달리 출퇴근하는 아내가 안쓰러웠던건지 아니면 대견하단건지 알수는 없으나

많은 배려를 해주며 응원을 해준다.


내조보다는 외조가 더 익숙한 우리 부부.

"하고 싶은거 즐기면서 해" 라며 늘 뒤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남편.

나는 참 복 받은 아내다.


더불어 아직까지는 친구들보다는 엄마랑 같이 놀러 다니고 엄마랑 같이 있는게 더 좋다는 아이들.

나는 참 복 받은 엄마다.

피곤하여 아침에 늦잠을 자면 애써 깨워 밥 차려달라는 말 않고 문 살짝 닫고 나가

차려먹고 나가는 남편에게 미안하여 알람을 맞춰 놓는다.


그리고 조용한 아침.

밀린 기사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