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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마을이야기

사라져가는 것과 남아있는 것의 풍경에세이-매화동

               

 

 세월이 흘러 낡아진다는 의미는 오래됨의 향수로 기억 속에 남는다는 것입니다.

 

 

 굳이 기억으로 남겨져야 할 이유를 찾는다면

늘 새로움을 만들어내기 때문은 아닐런지요...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든 인위적인 것이든 말입니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사소한 하나하나

모두가 소중함으로 느껴집니다.

 

 

마을기록학교의 마을기록가들은 매화동에 있었던 흙담집을 찾아 갔습니다.

그러나 벌써 무너지고 없네요...

공사가 한창입니다.

거기에 가면 늘 있다.. 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인가봅니다.

 

 

 매화동마을관리소로 사용되고 있는

오래 된 집의 담은 곱게 화장을 했습니다.

 

 

 정감 느껴지는 시흥시 안의 시골스런 풍경은

한겨울 어스름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의 정취로

아련하게 연상되기도 합니다.

 

 

차가운 바닥,

길에서 만나는 매화동의 풍경에는 민들레도 있습니다.

 

 

그리고 콩타작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탁탁탁 소리 내며 타작하는 모습에는

주저앉은 편안한 자세만큼이나 인정 넘치는 웃음이

소소한 시골풍경을 더해줍니다.

 

 

 한동안 머물며 이런저런 정겨운 담소를 나누고

창고일 뿐이라는 집 안 구경도 하였습니다.

 

 

 겨울시레기가 걸려있네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시흥은 참 재미있는 도시입니다.

집과 밭이 있는 길 사이로 바스락거리며

산책할 수 있는 작은 길이 더러 있는데 길을 걷다 만난 마을주민은

이러한 길이 매화동에는 곳곳에 많다며

모두 다 다녀보기를 권합니다.


 

 흙 위에 철푸덕 앉아있는 할머니와 어린 손녀는

꽤 오랫동안 앉아있었던듯 무언가를 잔뜩 캐고 있었는데요,

냉이였습니다.

두개의 검정봉지에 꾹꾹 눌러 담겨있는 냉이를

초등학교 3학년, 손녀가 할머니를 도와준다며 다듬고 있었던 것입니다.

얼굴을 보여 달라고하니 수줍은 미소만 살짝 보이고는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할머니는 그런 손녀딸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마을을 다니다보면 그 마을에서 유난히 많이 만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매화동에는 사철나무가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함께 한 마을기록선생님은 앙증맞은 열매를 손에 살포시 얹으며

연신 "어머~" 해댑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 사진도 마지막 사진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매화동과 도창동 일원에는 곧 사라지고

또 이미 많이 사라진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여름 찾았던 때와 더 많이 상해있는 마을의 모습은

이제 앙상한 모습만이 남겨져있고

하루의 시간이 아쉬운 일부 주민의 한숨 섞인 주름 속에는

힘겨움이 묻어납니다.

 

 

 세월 드나들었던 집과 늘 걸었던 길이

영원히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게 될 것이라는

안타까움일 것입니다.

그것을 기록해야하는 것은 마을을 기록하는 자의 몫이 되고

그곳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몫이 됩니다.​​

 

 

 도시개발사업으로 사라지는 마을과 새로 만들어지게 될 매화산업단지.

이곳의 역사는 매화동의 두 얼굴을 예고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다시 못 올 깊은 가을낙엽의 길...

 

 

 그 곁을 지나는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매화동 하면 생각나는 것은? "

"매화꽃!"

 

 

"매화동 자랑?"

"저요!"

매화동의 자랑이 자기라며 당당히 외치는

정제훈(매화초 5) 친구입니다.

 

 

길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참 사랑스러운 탐방길이었습니다.

 

[너무 열심히 돌아보다 부상(?)까지 당한 마을기록가]

 "매화동 알고 보면 참 좋은 동네야~"라고 말하는 것은

변하지 않는 옛 것이 거기에 있음이고

소소하게 변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설레임 때문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어주길 바라는 것은 걸었을 때

기분 좋은 길 위의 길,

그리고 사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