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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볼거리/시흥 맛집

김치로 마음을 나누는 칼국수집

[경기 시흥시 도일로 109-1] 홍두깨 생 칼국수 031. 433. 7999


시흥경찰서에서 거모동 방면으로 가다보면 우측에 '홍두깨 생 칼국수'집이 보입니다.



2009년에 자리한 '홍두깨 생 칼국수'는 꾸준한 매니아층을 형성하며 8년차의 햇수를 넘겼습니다.



예전 죽율동에서 2002년에 시작한 칼국수가게는 요란스럽지않은 맛의 진정성을 고집하며

오로지 정성과 겸손한 마음을 면에 담아왔습니다.    



고기 육수와 달리 해물칼국수에 들어가는 육수는 시간의 조절과 또 떫지 않은 맛을 만들어내기 위해 적당한 갯수의 재료로 큰 통 가득 수시간을 깊게 우려냅니다.



한창을 끓여 먹는중에도 퍼지지않는 면발을 유지하기 위하여 반죽을 할 때 오랜시간을 투자하는데요, 그것은 쫄깃한 면발을 만들어내는 비법이 됩니다.



진한 육수의 깊은 맛과 쫄깃한 면발, 통통한 조개의 속살은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마저 느끼게 해줍니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보리밥은 물론이고 칼국수를 먹고 난 후 나오는 죽(2인 이상일 경우)은 홍두깨 생 칼국수만의 특별함입니다.



유리벽 한 쪽에 자리한 옛 물건들이 빼곡히 쌓여져있는데요, 주인아저씨의 취미라고 합니다^^ (기억창고-시흥시의 역사박물관)에 기증해주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잠시 ㅎㅎㅎ)



가격표를 보면 다른 곳보다 착한 가격이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칼국수 한그릇도 그릇이 아닌 냄비로 나오는 것을 보면 사장님의 손이 매우 큼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집 아저씨는 우리집에 오는 손님들이 맛있게 배불리 먹고 나가면서 잘~ 먹었다! 하는 말을 좋아해요. 광고도 하지않아요. 광고를 했다가 맛이 있다, 없다 그런 말 듣는것보다 오시는 손님이 먹어보고 스스로 만족하면 그걸로 좋은 사람이지요." 



아침부터 매우 분주한 손놀림이 주방을 드나들었습니다. 김치 담그는 날이어서라고 합니다.


사실 이 집의 칼국수가 유난히 맛이 있는건 그동안 남모르게 조용히 행해 온 선행때문인데요.


가게에 필요한 김치를 담글때 좀 더 많이 담가서 김치가 필요한 가정에 기부해오고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담그는 김치는 50포기지만, 더 많은 가정에 전달할 때는 100포기 정도 담근다고 하는데요,


5일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김치겉절이와 열무김치를 담궈 지인을 통해 다문화가정, 장애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 지인이 추천하는 독거노인등에 한달에 한, 두번씩 전달해오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김치통으로 12박스 정도 담근다고 하는 조선옥(홍두깨생칼국수 대표,58세)씨는 김치를 소외계층에 나누어 주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재료가 남아서 우리 가게 담글때 좀 더 담가서 드리는 거예요, 자랑거리도 아니예요"



배춧값이며 김치에 들어가는 각종 양념이 한숨 나올정도로 비싼 요즘의 시장물가에 그래도 이렇듯 통 크게 이웃에게 나누어준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닐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단가 계산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답은 이곳에 있었습니다.

죽율동 동보아파트 맞은편에 있는 땅과 그 옆의 밭까지 합치면 약 3천평, 가게에 필요한 모든 밭작물이 이곳에서 나기 때문이었는데요,



겨울이라 초록초록한 밭의 싱그러움과 풍요로움은 볼 수 없었지만, 한겨울 조선옥씨는 마늘을 솎아냅니다. 밭에서는 콩, 팥, 마늘, 양파, 감자, 배추, 무, 열무등등 모두 농사를 지어 가게에 오는 손님들에게 제공하고있습니다. 김치의 주재료인 고춧가루도 이 땅에서 생산되는 것입니다.



농사는 조선옥씨의 남편인 바깥사장님이 도맡아 하며 농사를 위해 콩 타작기며, 경운기를 구입하고



고가의 트랙터도 장만했습니다.



각종 농기계가 겨울 광합성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네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음식은 정성이 담겨있어야 손님들이 맛에 감동하게 된다'라는 바깥사장님의 철학때문이라고 합니다.



칼국수를 먹고 난 후의 죽을 위한 좁쌀이 저장창고에 얌전히 누워있습니다.



한겨울에도 걱정없는 김치는 저장고에 저장되어 겨울을 납니다.



김치, 무, 배추, 열무김치, 쌀등은 든든한 재산으로 뿌듯함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손님들에게 또 어려운 이웃에게도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만든 김치를 주는 것은 그냥 제 마음이예요. 거창한 아무것도 없어요. 농사 지은 재료가 남아서 나눠주는 것 뿐. 이렇게 욕심 안부리고 소소하게 사는게 나나 우리 아저씨가 원하는 삶이예요. 그래서 즐거운 마음을 농사를 짓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