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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마을교육자치회

[북크로싱2차]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북크로싱 2817() 오전7

장소:배곧 파리바게뜨(센터프라자1)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참석자:강현숙, 이용규, 이시연, 전병석

정종윤, 정희영, 조은옥

기록:허정임

 

 

북크로싱 2. 월곶에 사는 정희영쌤 픽업. 가는 길이라 픽업의 선심(?)을 썼건만, 장소를 착각해 엉뚱한데서 기다리고 다시 돌아 진작부터 나와 있던 희영쌤 태워 가는 길, 출근길 막힐까 싶어 서둘렀더니 15분 전에 도착했다. 2분 전에 배곧 스타벅스로 올라가니 정각에 문을 열려나... 정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용규쌤과 시연쌤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정문의 문도 굳게 닫혀있다. 1분전. 정말 정각에 열려나...? 했더니... ! 730분 오픈이다. 대략난감이다. 빽다방은 8시에 오픈이고, 7시에 오픈하는 곳은 파리바게뜨밖에 없는데 다행히 멀지 않은 센터프라자에 있다. 음료와 빵까지 주문하고 워밍업 후 본격적인 토크에 들어간다. 그런데 사진이 찍는 족족이 뭉개져 나온다. 이유가 뭘까? 렌즈에 문제가 있나? 실내 조명에 문제가 있나? 암튼 일단 마구 찍어본다. 한 장이라도 건질게 있겠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 보는 카드를 고른다. 책 속의 등장인물을 하나 떠올린다. 등장인물 중에서 마음이 와 닿았던 인물을 생각하면서 들었던 감정을 단어로 표현한다.

 

 

엄마의 정체가 궁금했다. 과연 누구하고 서로 편지를 주고받는 걸까? 읽으면서 영화 접속을 떠올렸다. 영화는 남녀 사이를 그렸지만, 엄마를 그리워하는 딸이 씩씩하게 엄마를 찾아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당당한 이미지를 떠올렸다. 엄마도 같은 성격이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무기력한 외로움이 아닌 도전적인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연이 맑고 깨끗하고 우아하지만 아래는 흙탕이다. 진실은 우리가 끝까지 내려가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오해와 진실에 대해 생각했다.

 

 

상황을 대입해보았다. 책에는 아빠와 딸이 먼저 나오는데 나는 작은 딸과의 관계를 가지고 가봤다. 표현하지 못한 것들에서 비슷한 면들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결혼할 때 부모가 되는 방법이나 어른 교육등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로 굉장히 뭘 많이 몰랐다. 지금도 알아가는 중이고 그러면서 은유가 놓여져 있던 그 상황은 다르지만 그 시기에 혼자 많은 생각들이 있었을 텐데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굉장히 후회가 됐다.

 

 

읽으면서 엄마를 많이 떠올렸다. 가족이 뭔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또 내가 과거에 있었다면? 미래와 접속을 했다면 어떤 부탁을 하고 싶었을까? 복권 번호를 알려달라고 할까? 이런 상상을 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엄마 얘기가 많이 나와서 짜증이 좀 났다. 어떻게 보면 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한 걸로 감정 이입을 많이 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미혼부는 아니지만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이 아빠의 입장에서 진짜 어색했겠다. 그리고 얼마나 말 못할 속앓이를 했을까... 나중에는 아빠의 입장도 이해하게 되고 또 우리 아빠 생각도 났다. 우리 아빠도 딸이 셋이고 아들이 하난데 딸들한테 표현을 다 못하고 가지 않았을까? 지금은 돌아가셔서 물어볼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실은 짜증이 많이 났었고, 너무 재미없어, 도대체 뭔 말을 하는 거야? 얘는 도대체 왜 이 짓을 왜 하는 거야? 이 선생님, 왜 나한테 이런걸 읽으라는 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보면 될 걸, 왜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아서 답답하게 구는지 읽으면서 짜증이 났다. 마지막에 아빠가 쓴 편지를 보면서 감동이 있기는 했다. 그런데 다들 엄마에 대해서 막 찾아봤는데 나는 결국은 아빠를 찾아가고 있었다. 나는 아빠와의 관계가 좋다. 우리 아빠는 정말 열심히 표현해줬구나 하는걸 다시한번 느끼게 됐고 오히려 내가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라 더 적극적으로 표현을 해야겠구나 하는 다짐을 하게 됐다.

 

 

아직 살아 계시니까 돌아가시기 전에 표현해야겠다. 아직까지 두 분이 건강하게 살아 계셔주신거에 대한 감사함, 아빠가 나한테 적극적으로 표현해 주는 거에 대한 감사함에 좋았던 예전의 여행처럼 걸을 수 있을 때 다시 한번 모시고 가고 싶다.

 

 

관계의 정리가 새삼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딸과 아빠의 모습에서 한마디만 좋은 표현을 하면 될 텐데 왜 거칠게 표현을 하는건지..

 

 

느리게 가는 우체통에서 아빠가 쓴 편지 내용처럼 묵묵함을 꺼내어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정이란 단어를 떠올렸다.

 

 

건강하고 저돌적인 기질을 준 사람이 아빠다. 아빠가 병원에 계신지 몇 년째인데 어렵게 살아오신 그 삶의 과정들에서 본인의 삶이 없었던걸 보면 다시는 못 보게 될 아빠의 얼굴을 보기 위해 먼 길 마다 않고 가야 하는 길이 멀다 느끼고 있지 않다. 이 책은 다른 무엇보다 그냥 애끓는 부정이 얼마나 아팠을까? 그런 아빠라도 있어 참 다행이었어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계를 건너서 누군가에게 간다라고 하면?

다시 또 군대를 가야 하는 과거로는 가고 싶지 않은 마음, 군대 다녀오고 난 이후의 시점부터 제대로 알아가고 싶은 마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 유능한 의사가 돼서 엄마 아빠 못 살려낸거 한번 살려보고 싶은 마음등등...

 

 

"우리 엄마가 진짜 때려 죽일 듯이 욕을 했어도 나 딴에는 그래도 고등학교 때 공부라는 것도 했고, 대학 가서도 미친 듯이 4년을 놀면서 연애도 하고 데모질도 하고 정말 할 거 다 했기 때문에 재미있게 잘 살았다. 또 직장생활 하면서도 누구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게 열심히 피 터지게 일했다. 그런데 기회가 된다면 우리 할아버지가 살아있는 그 시점으로 가고 싶다. 할아버지가 굉장히 부자셨는데 고지식한 노인네다 보니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우리 집에 재산을 주지 않았다. 큰아버지들한테만 다 갔다. 그 아들들이 재산을 지키지 못했다. 지금도 할아버지 앞으로 남아 있는 땅 덩어리들 때문에 분란이 되고 있다. 우리를 줬으면 재산 잘 지켰을텐데."

 

 

굳이 과거로 갈 필요가 있을까? 나의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는데, 내 가치관이 변하지 않으면 다음번의 선택도 똑같을 거다. 내가 한 선택은 내 책임이니 열심히 달리자 라는 생각으로 달려가다 한번 갔다 와 보고 싶기는 하다.

 

 

네가 뭔가를 잘 해내면 바람이 돼서 네 머리를 쓰다듬고, 네가 속상한 날에는 눈물이 돼서 얼굴을 어루만져 줄게.’

-엄마의 편지 중에서-
 

 

아빠는 한 번도 네 이름을 마음껏 불러 보지 못했다. 네 이름을 부르면 어김없이 네 엄마가 떠올랐다.’  -아빠의 편지 중에서-

 

 

"다섯 번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원하는 사람에 한해서 계속 새벽마다 이렇게 만나고 싶어."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