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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곧마을이야기

배곧숲학교가 추구하는 가치, ‘진정성’

             

사각거리는 가위질소리가 월곶초등학교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흐린 하늘,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나무들이 사람의 손길을 받아 온전히 자신을 내어주고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수형의 디자인을 계산하며 가위질을 하고 있는 박균선(배곧숲학교회장, 54)씨를 만나보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않고 진솔한 배곧숲학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에게서

진정으로 일을, 봉사를 즐기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배곧숲학교는, 20136월에 시작되었다.

시흥아카데미에서 실시한 첫 56시간은 기초교육에 불과했다.


수료 후 당시 지방선거로 인해 활동을 잠시 멈춰야 했지만, 선거 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배곧숲학교 학생들은 120시간을 더해서 시흥시민정원사 교육을 이어서 받았다.


이는 시흥시 최초로 조례에 의해서 시민정원사를 양성한거다. 1회 하는 장기간의 교육이기에 50명이 입교했지만,

최종적으로 23명이 인증서를 받고 수료를 했다. 그 중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은 18명이다.


또한 그 중 6명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도 취득했다. 국가자격증은 모두 자비로 땄다.

시흥시민정원사 인증서는 시흥시장이 시 조례에 의해 인증한 것이기에 권위가 있다.


우리가 배운 것은 식물의 이해도, 나무의 이해도, 그리고 조경을 할 수 있는 설계와 디자인 조성까지 광범위한 것이다.

 식물의 종류, 나무의 종류, 나무의 어디를 잘라야하는지 심을 때의 방법등을 모두 습득한 것이다.

꾸준한 작업에 현장경험도 풍부해졌다.


동시에 협동조합도 만들었다. 정식명칭은 시흥시민정원사협동조합

자본금 2,397만원으로 시작했는데 수익은 그 이상 났다. 봉사와 더불어 정말 많은 활동을 한 덕이다.

곧 총회가 있을 예정인데 일정금액의 배당금도 지급된다.


배곧숲학교에 들어와서 좋아하는 일을 함은 물론이고 일자리창출까지 되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배곧숲학교는 조경전문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봉사자들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모두 한마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동안 배곧숲학교가 해 왔던 봉사들은 금액으로 따져봤을 때 30여개의 횟수에 약 15천만원 정도의 재능기부를 했다.

또한 20154월 수료 이후 시흥시 관내에 있는 학교를 모두 다니면서 봉사를 하고 있다.


여러 열악한 요인으로 인해 예산이 책정되어있지 않은 학교를 봉사의 주 타켓으로 삼은 것이 수목관리를 해주는 이유이다.

기본적으로 한 달에 두 번 봉사계획을 잡는다. 14시간씩, 한 달에 8시간은 하자고 마음을 모았다. 체계를 잡은 것이다.

이미 소문이 나서 정왕권에 있는 초등학교는 거의 다 했다.

지금도 꾸준히 의뢰가 들어오고있다.

학교는, 아이들의 무상급식으로 인해 수목관리를 할 예산이 없다.

학급 수가 줄어 인구감소에 따른 예산편성이  배정되기 때문에 실제로 수목관리에 쓰지 못하는 형편인 것이다.


그런 가운데 배곧숲학교가 가서 조경관리를 해주니 학교 측에서 매우 감사해한다. 

오늘 작업하는 월곶초등학교의 경우도 금액상으로 보면 400만원 가량 된다.

그러나 아무리 무료봉사라 하더라도 스카이 같은 장비까지 사서 할 수 없으니 그런경우는 학교에서 부담을 한다.


또 다른 활동으로는 유치원은 물론이고, 공원관리과에서 할 수없는 손이 닿지 않은 곳,

시 예산으로 할 수 없는 사각지대를 맡아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월곶역사 앞의 조경이 그것이다.


   얼마전에 했던 산들공원의 갈대 정리 같은 경우도 일부 용역으로 실행한 부분이다.

물론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금액으로 4명이 돌아가면서 작업을 했다. 봉사개념이기에 쓰레기도 줍고,

수목이 지저분한 곳은 모두 손을 봤다.

갈대의 경우 시기를 맞춰 베어야 5월이 되면 새순이 돋는다.

그래야 여름이면 갈대가 올라오고 가을이 되면 멋진 갈대의 모습이 생겨나는 것이다.


산들공원(군자동)은 설계한 사람이 의도를 매우 좋게 하고 만든 예쁜 공원이다.


오전 8시부터 작업하던 손길은 11시에 이르러서야 잠시 쉬어지고 학교측에서 준비해준 커피로 꿀맛같은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10명의 조경사들이 한 잔씩 달콤한 다방커피(?)로 차가운 기운을 달랬지요...

여름의 작업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내려 힘들지만 겨울은 따스한 커피 한잔으로도 추위를 이겨낼 수 있으니

여름보다는 조금 낫습니다.


                

전정수월곶주민자치위원장의 격려방문에 현장의 분위기가 급 밝아지네요^^


               

무엇이든 노동이 들어가는 것은 힘이 들기 마련이지요... 그러나 좋아서 하는일, 보람 있는일, 즐기는 일은 웃음을 띠게 됩니다.


진지함 담은 가위질의 사각거리는 소리는 디자인을 그려내는 소리인 듯 느껴집니다.


그들의 미소에서, 또 눌러쓴 모자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한줄기 땀은 조경전문가로서의 자부심과

봉사라는 의미의 보람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평균연령 50세... 아름다운 인생의 시작입니다.

배곧숲학교가 그러합니다.


추억의 크림빵을 한 입 베어물며


서로를 챙겨주고


단아한 미소, 겨울의 초록들 속에 녹아냅니다.


달콤한 휴식이 끝나고 다시 털고 일어나 작업을 연장합니다.


평일에는 직장인들이 있기에 주로 주말을 이용하게 되는데, 우리의 평균연령이 50대중반이다.

여행을 가거나 개인적인 일이 있는 경우는 제외하고 18명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보통 행사가 주어지면 10~ 15명이 나와서 한다. 여자들이라고해서 몸을 사리지 않는다.

스카이에 올라가 똑같이 일을 한다.

그냥 자르는 것 같지만 디자인을 하면서 자른다.

우리의 손길이 닿는 곳은 모두 이쁘다고 다들 만족해하고 고마워한다. 정말 큰 보람이다.


배곧숲학교 1기가 지금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같은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시민조경학교'가 그것이다.

시민조경학교도, 시민을 위해서, 시를 위해서, 진정성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시간을 들여서 배우는 것이니

개인 습득이나 자산이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사회에 환원해서 재능기부로 함께 참여했으면 좋겠다.

배운 것을 사장시키지 않았으면 좋겠고, 배곧숲학교와 함께 하는 것도 생각했으면 한다.


얼마나 보기 좋겠는가.

배곧숲학교와 시민조경학교가 함께 아름다운 초록의 수목을 단장하는 모습이...


배곧숲학교는 장기적으로 시흥시에 기여하면서 대한민국에 모범사례로 발전해가길 희망한다.

더 큰 자부심을 갖는 것은 결집력의 발휘다. 경기도, 아니 전국단위의 모범적인 사례로 

시흥시민정원사협동조합이 남게 되리라 자부한다.


전년도에는 수익금의 일부를  1% 복지재단에 기부도 했다.


배곧숲학교가 추구하는 가치는진정성'이다.


그러기에 자생력 있는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결심을 해야 했다.

그것은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이고 배곧숲학교에서 만든 시흥시민정원협동조합이 절대 망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음과 생각을 하나의 밴드로 묶어놓으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자신하는 것은 배곧숲학교만의 신뢰.

그리고 신뢰에 기반한 즐기는 것이다.


우리는 실력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시야를 멀리보고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행복하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자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을 갖고 또 어떤 언어로 말을 할까 늘 궁금했었습니다.

인간군상의 아우성 속에서 맑은 영혼을 담아내는 초록의 생명들은 흔들리는 가지의 떨림들마저 경이롭게 만듭니다.

마음이 통하는 진정성을 강조하는 박균선배곧숲학교회장의 다짐처럼 나무와 한 마음이 된 그들의 미소, 배곧숲학교를 기억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