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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을 기록하다/마을을 기록하다

[신천동투어] 신천동 길따라 가다 만난 풍경-2부

   


신천동마을 두번째 골목탐방이 9월 9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있었다. 경기도 시흥시 마을기록 동아리모임 '걸뚝'의 정기탐방시간에서 최진숙샘, 박영교샘과 함께 경계가 모호한 신천동과 대야동을 두번째로 다닌것이다



먼저 가본 곳은 바람골목길이다.  낙후된 골목을 주민들이 함께 다니고 고민하여 변화시켰다는 바람골목길은 마법의 신천골목길에서 바람골목길이라는 이름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바람골목길은 신천동네관리소 뒷편의 조용한 골목에 있었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잔잔하게 보여지는 그림들과 소소한 글귀들이 정겨움을 안겨주었다. 주민들과 전문가, 그리고 신천동주민센터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골목길이라는데 이미 10시에 개장식을 했다고하여 아쉬웠다.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그 순간의 기록도 담았을텐데... 도시재생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신천동 작은 골목의 변화는 모범적인 골목재생의 전형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쉼이 있는 바람골목길을 둘러보면서 느낀 것은 도시재생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사람사는 마을에 아주 소소하지만 공감되는 그림하나, 사진 한 점, 이야기 한 꼭지... 그것이면 충분히 주민들의 메마르고 지친 마음을 적셔줄 수 있는 것을....


 


그런 점에서 이 골목은 생각보다 깔끔하고 오래 된 골목이라 하더라도 골목마다 사는 주민들의 성향이 다름을 보여주고 있다. 내 집과 내 집앞을 지키면 이웃도 동화되어 함께 지켜나가는 공동체의식. 앞서나가는 해석일지라도 보여지는 시선에서 확실히 이 골목은 달라보였다.



좁지만 아기자기하게 놓여져있는 장독대와 화단들, 그리고 정돈되어있는 집기들은 사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을 짐작케했다.



오래된 마을임을 나태내주듯 주거의 형태는 다양했고, 어릴적 살던 동네를 추억하게 했다.



골목을 다니다 문득 주민이 제안하고 주민이 만들었다는 상아어린이놀이터가 떠올라 발길을 서둘러 돌렸다. 그러나 가는 길에 옆으로 잘도 빠지는 기록가들은 작은 것에 큰 호기심을 보여 발걸음을 멈추기 다반사였다. 그러다 횡단보도의 신호마저도 놓쳐버렸다.



놓친 횡단보도의 신호는 오직 이 조형물을 보기 위함이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두 샘들은 건너편에서 유쾌한 제스춰를 취한다.



한껏 멋부리며 해를 바라보던 해바라기의 초췌한 모습에서 화려했던 시절을 잠시 떠올려본다. 낯선 이들의 등장에 경계하는 개들의 거친 고함소리를 들어가며 해바라기 씨 하나씩 빼서 안을 들여다본다. 안은 비어있었다. 힘없이 부서져내리는 피우지 못한 씨... 다음 생의 씨내리는 생명력에서 소중한 내 아이들을 떠올린다. 내가 지금 기록하고 있는 소소한 이 모든 것들이 내 후대의 자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려나...

 


해바라기가 씨를 내리고 있을 때,  다음자리를  차지하는 밤송이는 굵게 잘 자라고 있다. 신기하게도 오래되어 낙후된 건물만큼 함께 세월을 보낸 나무들은 잘 자라 골목을 지키고 있고 은행나무와 더불어 감나무, 밤나무, 대추나무들이 많았다.


  


더운 여름을 견디고 자라난 과실들은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며  살짝씩 주민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길은 어디에나 있으며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그래서 때로는 목적없이 다니는데 의미를 두기도하고 가다 막히면 돌아가는 여유도 부려본다.



낮은 담장의 포차에 사연이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거렸다. 원래는 슈퍼였는데 바로  코 앞에 대형 마트가 들어서면서 타격을 입게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들어온 것이 치킨가게. 잘 되는지는 모르겠으나 언제나 대형에 눌리는 것은 소형이라... 그것이 생계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면 고려해야 할 것은 신중함일 것이다.



놀이터를 가로지르다 경로당의 문패가 재미있어 멀리 흐릿하게 보이는 글귀따라 다가서니 '열었소'의 뜻이 '열린 어울림 소통'의 열린 경로당이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무더위쉼터의 기능을 하고 있었는데 살짝 안을 들여다보니 화이트 주방시설이 깔끔했다. 주민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이 되면 좋겠으나 눈치가 보여 못들어간다는 일부 어르신의 말씀에 속이 상하기도 한다.



언덕을 올라 또 다른 골목으로 들어갔다. 골목의 오래됨은 사실 중요하지는 않은것같다. 오래되어 좋은것은 빠른 변화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겨움이 있고 또 변화되기 전의 시대상을 읽을 수 있으며 사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서의  마음 교감이 있기 때문이다. 때묻은 벽체의 모습은 그대로도 괜찮다 여겨지며 다만, 쓰레기없는 깨끗한 골목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골목의 정취는 세월이 주는 안락함을 안고 있다.


[이렇게 스티커를 붙이면 광고효과가 있나?]



장애아동들을 위한 교육시설이라고 한다. 전면 벽체에 바람길처럼 그림을 그려넣으면 어떨까하는 제안이 들어온다.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과 활기있고 생동감있는 그림을 통해 마음치료를 위한 목적이라면 전혀 터무니없는 생각은 아닌듯하다.



밤만 되면 어두워 걸어다니기 무섭다는 이 골목이 환해질수 있다면...

그래서 바람길처럼 골목마다의 특징을 살려 이어지는 골목 탐방길이 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이한 색깔의 건물구조를 하고 있어 찍었는데 일반 빌라인지 사택인지.. 궁금하면 물어봐야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일행이 앞서 나가버렸으므로.... ㅠㅠ



몇개월전부터 궁금해하던 상아어린이놀이터를 드디어 마주했다. 아직도 공사는 마무리 되지않았다.

주민사랑방 역할을 하게 될 공간이 기대가 크다.


주변에 주택은 많으나 맞벌이 가정이 많고 초등학생들도 놀이터 시설 이용을 많이 하지 않는 현실이라고 한다. 인접해있는 두개의 어린이집은 이용을 잘 하게 될 것이나 들어간 비용과 노력만큼 실효성이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주민의 말을 듣고보면, 그래도 기존의 낙후된 시설에서 보기에 좋지않은 우범지대가 되는 것보다 개선하여 건전한 놀이시설로 활용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격동의 세월을 보내면서 배움의 기회를 잃었던 이들이 찾는 교육기관. 곱게 깍은 연필, 혓바닥에 심 촉축히 묻혀 꾹꾹 눌러 쓴 삐뚤한 글씨... 써가며, 읽어가며 그렇게 늦게 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은 이곳에서 만학의 꿈을 이룬다.


  


은행나무 높게 솟은 빌라 골목에서 만난 동강난 나무에는 끈질긴 생명력으로 잎이 나고 있다. 깨진 담벼락 위에 놓여있는 화초가 위태로워보인다.



빌라 입구에 걸려있는 거울이 눈에 띈다. 누가 걸어놓았을까.. 삼삼오오 모여있는 어르신들께 여쭈어보았는데 아무도 모른단다.


오며가며 들여다보며 머릿칼 정돈하고 옷매무새 가다듬는 주민들 생각하면 이 또한 마을의 소소한 풍경이 되리라.



신천천이 시작되는 곳의 골목길을 마주하여 발을 들여놓으니 시흥시 희망손수레가 눈에 띈다.

유모차대신 사용하는건가 싶다. 그렇다면 매우 편하겠다. 네바퀴의 안정성에 물건도 많이 실을 수 있으니...



우리의 정서는 사실 아름답고 착함에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 할지라도 대개의 사람들은 꽃을 가꾸고 강아지를 키운다. 꽃을 보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애완동물을 키우며 정서적 교감을 얻는다. 사실은 사람은 참 좋다. 다만 급변하는 시대 속에 적응하며 사는 것이 때로 버거울 뿐.



박혀있는 벽돌을 안고있는 네모의 용도는 모르겠으나 처음 보는 모습에 일단 사진부터 찍고 본다.

 


시멘트벽에 던져져 굳어진 오돌토돌한 벽체는 어릴적 활개치는 손등, 긁혀 살갗이 패이고 피가 났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진숙샘의 맨드라미다! 라는 외마디 비명 소리에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오랜만에 보는 초인종이다.

아직도 소리가 우렁찬지 시험해 보고 싶었으나 혼날까봐 참았다.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는 놀이도 많이 했었는데...^^;;;



반지하에 입주하게 된 주인 부부는 인테리어 업자라고 소개하며 심각할 정도로 허름했던 집을 리모델링 하니 이렇게 바뀌었다며 소개한다.



화려하고 찬란한 빛을 뿜어내는 금빛 타일과 인테리어 감각 돋게 하는 벽지 그리고 실용성 있는 신발장과 세련되고 깔끔한 욕실까지... 모두 주인 아저씨의 작품이다. 디자인 전공자인지 알았더니 인테리어 사업자다.



모종과 화초를 심고 인형을 놓으니 작은 화단이 완성되었다. 빌라마당의 재생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이다.



칙칙했던 집은 외관부터 화사하게 바꾸며 그림을 그려넣고 페인트를 섞어 칠을 하는데 신천동 탐방 마지막 3부에 가서 어떻게 변했는지 보러 오겠다는 약속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얌전히 서있는 손수레와 거울, 지나다니는 이들 모두 한번씩 들여다볼 수 있게 벽에다 걸어놓으면 어떨까...싶다.



신천천 바로 앞에 있는 골목길. 한길로 나있는 이 골목을 '나그네길'이라 이름하고 골목재생사업에 도입한다면 나름 재미난 스토리가 이어질 것같다.



골목을 벗어날 무렵 눈에 들어온 고무 뚜껑은 어릴적 기억을 또 떠올리게 하였다. 아마도 심어놓은 장독대일듯 싶다. 김치냉장고의 사용으로 땅에 묻은 장독대를 볼 수 없는 요즘은 이 모습이 생소할 수도 신기할 수도 있으리라.



앞서 있던 큰 벽돌문(?)과 달리 이것은 작은것이다. 무얼까.... 한창 생각하다.. 화장실 창문일것이다! 라는 나름의 추측으로 결론내고 지나간다. 정확하게 아시는 분 계시면 설명해주시길,,,^^




앞서 보인 골목의 연장으로 깔끔함이 돋보이는 이 골목은, 주민의 성향으로 내가 사는 집은 내가 먼저 깨끗이 잘 가꾸자!를 몸소 실천하는 듯한 모습이 보여진다.



이웃을 배려하는 골목의 단면이 고스란히 베여나왔다.




골목에서 만난 인테리어 사장님이 꼭 한번 가보라 하여 온 북적북적 이야기카페다. 화사하게 이쁘게 잘 꾸며놓았다며 본인의 작품이라 하는데... 정작 주인은 본인이 다 한거라고 한다... 진실은..? 무엇일까^^



커피만 마시는 카페가 아니라 책과 함께 수업이 이루어지는 카페다. 깨알 홍보 잠시^^*~


주2회, 월요일과 토요일, 오후 3:30~4:30/ 5;00~6:00까지 초등학생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책을 읽고 쓰기를 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문의] 315-9233



아이들은 수업을 하고 엄마들은 한 쪽에서 책을 읽거나 커피를 마시면 되니 교육환경으로는 괜찮은것 같다. 방문수업의 부담감이 없으니...

인근 아이들은 이미 알고 많이들 찾아와 공부 한다.

청소년들이 갈만한 곳이 없는 마을에 이런 취지의 카페가 많이 생긴다면 좋을것 같다.



이제 골목을 벗어났다.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신천천. 산책로로 어르신들이 쉼터 공간에서 도란도란 이야기중이다. 신천천에서는 달빛음악회가 연중 행사로 진행된다. 신천천의 문화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진행하면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개구장이 아이들은 높은 담벼락 위를 낑낑거리고 오르내리며 무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평화로운 이 풍경이 참 좋다.



그리고 시끌벅적한 어르신들을 만났다.



마을기록가라 소개하니 한 어르신이 부탁을 해온다. 사진에 보여지는 자리는 경로당이 없어 갈수없는 노인들이 경로당 삼아 앉아있는 곳으로 여름은 괜찮으나 겨을이 되면 추우니 뚫려있는 공간을 메꾸어달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화장실이 없어 신천천 주변 풀숲 아무데서나 용변을 보는 이들때문에 냄새도 나고 보기에도 민망한 장면이 자주 목격된단다. 칸막이야 마을관리소에서 하는 뽁뽁이를 두르면 될것같은데 화장실은 음.... 개방화장실이 없나... ?? 암튼 고민을 해봐야할 문제인것만은 사실인듯. 어르신들에게 명확한 약속을 해드릴수 없음에 송구스러워 하며 인사를 하고 삼미시장으로 갔다. 삼미시장의 명물 밀떡볶이를 먹기위해서다.



삼미시장은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전통시장으로의 조건이 충족되고 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시흥시에서는 가장 먼저 전통시장으로 등록된 곳이다. 물론 과정은 쉽지않았다. 그러나 삼미시장은 자리를 잡았고 점점 더 변화하고 있다. 시장의 주요시점이 되는 주전부리 코너도 들어와있고 사람들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문화프로그램의 다양화와 브랜드의 정립이 이루어진다면 더욱 명성을 떨치는 시장이 될것이라 본다.



열심히 김을 굽고 있는 어르신 부부도 있고



굵고 쫀득한 옥수수가 삶아내기 무섭게 팔려나가며



치즈와 떡이 들어간 떡갈비도 맛과 함께 든든한 속을 채워준다.




어두운 입구에서 단절된 바깥 세상인듯 활용의 원활함이 두드러지지않는 시장옆의 놀이터는 정리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놀이터의 기능을 하지못한다면 청년재래시장의 활용은 어떨까.



바삭거리는 소리가 효과음 전혀 넣지않은 생생한 소리 내가며 자부심으로 만들어내는 바사삭 수제 도너츠.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주전부리인듯싶다.



삼미시장에 가면 반드시 들러야하는 곳. 밀떡볶이. 이곳의 어묵은 다른곳보다 싸고 맛있다. 배가 너무 불러 많이 먹지못했지만 삼미시장에서의 떡볶이는 처음이라는 진숙샘은 하나씩 맛보는 것만으로도 몹시 들떠있었다. 먹으러 다니는건지 탐방을 하는건지 모르는 모호한 탐방의 정체성.



더이상 허락치않는 뱃 속 공간은 들어가는 음식물을 거부하며 급기야 이 맛있는 밀떡볶이 1인분을 셋이서 다 먹지 못하고 남기는 참사를 불러일으켰다.


  


여러모양의 만두가 맛깔스런 색은 내며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빼앗는다.


 


3부 탐방때는 이곳에서 소비하며 먹어보지못했던 것들을 맛보리라 다짐하며... 일단 눈에만 담아가는걸로.



활기찬 시장. 점잖게 다니는 마트에서는 볼수없는 재래시장만이 보여주는  생기발랄함은 사람사는 정이 듬뿍 담겨있다.



삼미시장을 벗어나며 오늘의 탐방을 마무리하기 위해 처음 만났던 장소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와중에 만난 재미있는 할머니를 보았다.  잡다한 물건을 늘어놓고 파는 노점 할아버지가 틀어놓은 뽕짝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다. 나도 덩달아 흔들며 순간을 즐기고 횡단보도를 건너니 문화의거리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다.



품앗이시흥음악단 가요콘서트. 사회자의 포스가 장난 아닌 가운데 흥겨운 우리가락이 신명나게 펼쳐지고 있었다.



리고 프리마켓 행사가 5월 13일부터 10월 말까지 오후1시부터 8시까지 열린다고 하니 주말 프리마켓 이용할 시민들은 신천동 삼미시장 문화의거리에 가보시길...




연 모양으로 만든 도자를 본 진숙샘은 오이도포구의 바라지i에 놓고 관광객들에게 자랑할 물건을 전시할 의향을 묻는다. 직업의식은 여지없이 드러나고 긍정적 반응을 받아냈다. 골목의 작은 이야기와 걸어가다 만나는 모든 것들이 그냥 지나칠수없는 관심과 호기심으로 마을탐방은 하루에 모두 다니기란 애초에 불가능한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두번에 걸친 신천동 투어는 아직도 가야 할곳이 많고 더 다양한 이야깃거리에 목말라있다. 다음마지막 3부에서는 명진마을을 돌아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