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지나치는 곳이지만 차를 타고 가면 보이지않는 것들이 걸어다니면 보이는 곳곳의 볼거리들.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나?'
몰랐다는 것은 관심을 두지않았거나 차 안의 휙 지나는 빠름때문일 것이다.
대야동 탐방 두번째 시간...
'아무것도, 아무생각도 하지 않을 자유'에 대하여,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잠시 아무생각없는 자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그냥 발길 닿는대로 걷다 눈에 보이는 것들만 보며 다녀보는 재미. 그것을 위하여...
그렇게 잠시 쉬다 우리가 꾸던 꿈을 향해 다시 걸어가면 된다.
우리는 늘 아름다운 모습으로 세상에 빛이 되고 있으니까.
시골 외길 느낌나는 대야동 도로가에는 40년 넘은 '시보당'이 있다.
수도 없이 지나치던 곳이었지만 처음 본다.
'시보당'의 주인, 소래 토박이 전영준선생님의 안내로 대야동 2부 탐방이 시작된다.
아직 오픈 전인 ABC행복학습타운내의 웨딩포토존을 둘러보았다.
경기협업마을에서 '청년 서바이벌 동거동락'공모전을 통해 지역재생을 위한 아이디어로 '셀프 웨딩 포토존'을 조성하는 당선작이다. 많은 인증샷이 SNS를 통해 올려질것으로 예상된다.
골목으로 들어가본다.
[버리지않으면 기념이 되는것들]
신천리, 옥길2리, 옥길1리, 매화리, 안현리, 과림1리 표지석들이
본래의 의미가 사라진채로 농업창고 앞에 나란히 하고 있다.
(이 사연은 '걸뚝'3호에서....)
신천연합병원 옆 골목에 있는 상가들이 신천연합농수산물 거리라는 것도 오늘에서야 알았다.
무심코 지나다니던 길은 이렇듯 새로운 눈으로 보면 제대로 보이게 되는가 보다.
연합어린이공원 잔디에는 그늘막이 쳐져있다.
잔디위에 돗자리 깔고 앉아 쉬라고 설치한 것인가.
그렇다면 참 착한 배려다.
얼마 걷지않았는데 점심시간이란다, 배꼽이.
대야동의 맛집이라 소개 받고 들어간 서울 한방삼계탕.
많은 메뉴가 있었지만 삼계탕이 전문이라고 소개하는데
김치가 맛있는 집이었다.
'사람좋은' 강호정(대야동, 55세)씨와 정인용(대야동, 58세)씨가 이곳에서 장사한지는 13년. 식사를 하면서 나눈 대화는 요즘의 핫이슈! '수해'였다. 다행히 가게 안으로 비가 들어차지는 않았으나 마루 언저리까지 찰랑거려 가슴 졸였다고 한다. 수해를 입은 어느 집의 리얼한 상황 이야기를 나누다 '하느님의교회'쪽으로 주제가 넘어갔다.
'하느님의교회' 어느 목사부부 이야기를 하다 옆 테이블의 손님으로부터 날카로운 시선을 받게되었다. 역시 종교이야기는 정치이야기와 맞수 놓는 민감한 주제인 것만큼은 사실인 듯 하다. 그러나 어느 종교를 갖든 개인의 자유일텐데 내 종교가 옳고 네 종교는 그르다는 생각만큼은 잘못된거라 말하고 싶다.
아파트의 이름과 글씨체가 세련되게 붙어있어 한 컷!
그리고 수해복구가 완료 된 한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지난 7월 23일, 기습적인 폭우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신천동에 이어 대야동에서도 주택 및 상가들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관련하여 시흥시자원봉사센터와 각 봉사단체 및 기관등에서 대대적인 자원봉사를 벌인바 있다.
위의 집은 보상이든 지원이든 당장 잠을 자고 일을 하는 것이 우선이기에 마냥 기다릴 수 없어 장판을 깔고 도배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상에 대해서는 별로 크게 기대하지 않는듯했다. 그 표정과 말의 색깔 속에서 '포기'의 그림자를 보았다. '기다림'이란 것은 때론 포기하게 만들때가 있다. 적어도 현실의 생활에서는. .
날씨의 야속함으로 습한 기운은 아직도 방 안 가득 남아있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서민들의 삶은 이처럼 팍팍하기만 하다...
신천천의 상류지역인 '대야천'은 이번 비로 인해 힘차게 질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맑기까지 했다. 비의 효과련가...
대야천 아래로 내려가려는데 주민 두명이 꽃을 가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어떤 할머니들이 화단에 꽃을 심은 것 같은데 너무 잘 자라서
지지대를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꽃 하나를 그냥 지나치지않고 소중히 하는 사람들. 아름답다.
대야천 다리 밑 곳곳에는 벽화가 그려져있다.
멋진 그림들이 많이 있는데 누군가 볼성사나운 낙서를 해놓은 곳도 있었다.
그림을 훼손시키는 사람들 혼내주고 싶다!!!
신천연합병원을 마주보고 오른쪽에 있는 '대야천'은 신천천인가 대야천인가...
대야동 주민들은 대야동에 있으니 대야천이라 불리우길 원하고 신천천과 연결되어있으니 신천천이라고도 해야하는데 '뭐라고 해야 돼?' 라며 멋적은 웃음 띄운다.
오수관위에 '미꾸라지 살려내'라고 쓴 이유가 있을것이라 여겨지며...
콘크리트에 박힌 구멍에서 자라는 풀잎의 생명력이 대단하다.
대야천 벽에 걸쳐있는 거적데기에서 피어난 버섯들도 신기하다.
하천에 홀로 우뚝 선 작은 섬!
보아서 좋은 물이란, 가까이 하면 할 수록 마음에 평화를 준다.
대야천변에 옛날 간판이 있는 옛날 가게가 있다.
삼정고물상, 삼정슈퍼다.
처음 가게를 열고 한 번도 바꾸지 않은 간판,
70,80년대 생활박물관에 가서야 볼 수 있는 간판이 그대로 있다.
고물상은 정리정돈이 잘 되어있었다.
가게 앞에 놓여있는 녹슨 드럼통들이 얼핏 예술작품이듯 보이는건 나뿐인가.
"쓰레기라고 보는 사람은 쓰레기인거고, 예술로 보는 사람은 작품이 되는거야"
전영준선생님의 멋진 표현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주변에 건물이 없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32년을 살아 온 주인아주머니에게
박카스 두 병을 주문하여 함께 마셨다.
파는 것이라고는 음료밖에 없지만 가게 안의 모습은 Gold Star에 머물러 있어
함께 시대를 살아온 이들의 정으로 유지되고 있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시흥21세기병원 옆에 있는 노란코끼리 카페에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와플을 시켜먹으며 땀을 식힌다.
다시 발길을 옮겨 신천감리교회로 갔다. 85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라고 한다.
85년의 역사. 그 세월동안 대야동의 변화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겪었을 소래사람들의 삶.
그 사연은 '걸뚝'3호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는 곧 헐린다.
그리고 새로운 모델의 문화센터가 자리한다.
날로 변화해가는 대야동. 그 변화를 환영한다.
지난번 신천동 탐방때와는 달리 오늘 문화의거리는 깨끗했다.
누군가의 수고가 스쳐간 결과겠지...
시흥은 참 매력적이다.
한발 걸치면 시골이고 한발 빼면 도시다.
이런 저런 다양한 모습에 지루할 틈 없는 시흥시.
그래서 걸어다니는 재미가 있다.
시골집 앞을 지나면 많은 꽃들이 가게를 에워싸고 있는데
꽃을 좋아하는 가게주인이 가꾸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집에 물이 들어찼다.
지난번 비로 피해를 입은 곳인데, 쓰레기가 가득한 맨홀 안에서 분수처럼 물이 튀어올라 골목 가득 물을 담았고, 역류한 하수는 가게 안으로 밀어닥쳤다. 장판을 걷어내고 집기들을 내야하는데 일주일이 다 되도록 엄두가 안나 아직도 손을 못대고 있다.
이 골목이 물바다였다는데...
사진을 보니 폭우 피해로 재난지역 선포된 청주시와 다를바 없었다.
근처 공사현장에서 버려졌거나 쓸려내려 온 폐자재들도 침수와 무관하지 않을 터.
갑자기 내린 비는 안일함에 젖어있던 이들이 보태어 된서리를 때려버렸다.
천재지변과 인재. 그 기준의 모호함.
(지난 23일 내린 폭우량은 당일 19시 기준, 대야동 129mm, 신천동 129mm, 포동 129mm, 목감동 123mm, 매화동 123mm, 시청 114mm이며, 23일~26일 3일간 침수세대 228가구 복구지원, 34개 기관 및 단체, 일반 자원봉사자 1,340명이 참여했다.)
^^ 이 분은 나처럼 4인분 이상은 못만드는건가?
역사의 한 켠으로 사라지게 될 상가건물은 곧 철거 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아파트가 생긴다.
2년 후 그 모습이 드러날 예정이다.
마냥 걷기에는 도로가 길어 차를 타고 하우고개로 넘어갔다.
좁은 길을 터덜터덜 들어가니 나온 곳.
정원의 소품이 재미있는 카페 블리스다.
길 따라 내려가니 여우고개가 나온다.
61번 버스를 타고 무수히 많이 들나들던 곳이다.
그리고 공장 사이에 있는 플루토라는 시흥시의 고퀄 카페를 만났다.
[카페 플루토]
신선하고 흥분된 만남이었다.
압구정이나 홍대, 강릉 카페거리에서나 봄직한 카페.
대야동을 가게 되면 참새방앗간처럼 들르게 될것 같은^^
대야동.
이번 탐방에서는 수해를 입은 두 가구를 들렀다.
지난 23일. 시흥시도 폭우의 피해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날이다.
그리고 잔인하고 처참한 상황 속에서 시흥시 자원봉사자들의 결집 또한 확인 된 날이기도 하다.
지금도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도움을 주고 있다.
이웃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이들.
그것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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