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야동 투어는 마을기록가 샘들과 함께 했다.
대야동! 놀라운 동네다.
있어야(?) 할 것이 없었다!
골목마다 집앞마다 상가 앞마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가 없다!
마을을 아끼는 주민들의 놀라운 힘이다.
쓰레기가 없으니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내놓지 못할 것 같다.
박수!
부슬거리는 비를 맞으며 대야동 투어를 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소전미술관.
아직도 외로운 소전박물관은 세월의 흔적을 조용히 묻어내고 있었다.
듬성듬성 원형탈모 증세 보이는 조각잔디공원은 비에 젖어 짙은 녹색 뿜고 있다.
주인 없는 소전박물관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보며 안타까운 탄식을 한다.
좋은 자원이 세월에 묶여 시간의 녹칠을 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 쓰리게 만든다.
삶의 무게를 그대로 얹고 사는듯.
역사에 기록 될 소전미술관은 어떤 변천사로 미래에 나타날것인가.
[마을기록가 '걸뚝' 동아리 회원들]
굳게 닫힌 빗장이 열리는 날,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는 만큼 원시림이 되어가고 있는 주변 숲의 울창한 기운이
소전미술관을 보호하고 있는것인가 아니면 시크릿가든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가려진 돌 길이 반짝이게 되면 우리는 소전미술관을 아끼는 발길,
걸음하게 될 것이다.
걷어질 것과 보존해야 할 것들은 사람의 '생각'이 아닌
'마음 하나'의 차이에서 결정되어 지는 것인가.
신주단지 모시듯 우리가 보존해야 할 것들의 신중한 애정이
마을의 주요한 자원을 빛나게 하리란 것을 믿는다.
오늘 차량 이동은 윤석찬 지역센터장님이 수고해주셨다.
마을의 이야기도 함께...
'찢어진청바지길' 가기 전 '토리향'에 들렀다.
대야동의 맛집, 멋집이라고 소개한다.
켈리그라피체로 좋은 말을 적어 인테리어로 사용하고
문학과 예술과 음식이 한 공간에 있는 참한 연 음식 전문점....
2부 투어 때 먹어 볼 예정이다.
가게에 들어와서는 제 집인양 나가지않고 산다는
간 큰 강아지는 손님에게도 참 당당하다.
흡사 전시장과 같은 분위기에서 단체룸까지 있는 편안한 식사 분위기의 실내는
2층의 발코니까지 멋집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나무가 베어진다. 가슴이 도려진다]
그리고 곧 사라질 마을.
수형 건장한 느티나무며 웅장함까지 느껴지는 곳곳의
은행나무들도 모두 사라지려 한다.
수많은 사연 속에 눈물과 웃음이 가득찼을 골목길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
사납게 짖는 개들이 아직도 살고있는 기와집은 보존이 아닌 사라짐을 선택했다.
오랜된 것의 손때묻은 그리움은 이제 사진에서나 추억하게 될 것이다....
['찢어진 청바지길' 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찍고 있다.]
'찢어진청바지길'의 탄생비화와 앞으로 10개년 계획으로 추진하게 될 사업계획, 그리고 대야동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그 해결책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대책등을 김용인사무국장에게 들으며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힘들고 눈물겨울지 상상이 갔다. 자세한 이야기는 '걸뚝' 에 수록될 예정이므로 넘기기로 한다.
'찢어진청바지길'에서 죽은 상권과 살아있는 상권이 아이러니하게도 길게 나 있는 골목에서 반으로 잘려있었다. 상공에서 보면 바지처럼 갈라져 있는 형상을 한, 그래서 청바지길... 젊은이들의 구상에서 젊은이의 상징이 되는 찢어진 청바지,... 특별한 길의 네이밍등 다양한 의미가 부여된 '찢어진청바지길'은 지역 인구분포의 특성상 어둠의 치안에 우선 순위를 두어 셉테드 사업을 먼저 시행한다고 한다. (이 또한 더 자세한 과정을 마을기록집 '걸뚝'에 싣기로 한다.)
대야동은 재미있는 간판명이 많다.
점심시간이 되어 대야동의 착한 맛집으로 이동했다.
착한포차!
점심때면 앉을 자리가 없다고 하는데.. 들어가볼까...?
닭볶음탕 만원. 한그릇에 5천원하는 콩국수와
2인분 같은 김치찌개 1인분이 7천원.
오징어볶음 썩썩 비벼 맛깔나게 먹는 아저씨의 배도 든든하고 주머니도 든든하다.
대야동에서는 유명한 집이라고 하는데 계산은현금이다!^^
그리고 주변 환경과는 다른 카페 테이크아웃점에서 커피와 함께 작은 나눔가게에서 구경을 했다.
부른 배 쓱쓱 부비며 뱀내장터길 가는 동안
잠에 흠뻑 빠져 세게 건드려도 모르는 귀여운 아이와 할머니를 만났다.
마실 가는 길 다행히 비가 오지않아
서둘러 유모차를 끄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종종인다.
골목 안에 어느 할머니가 앉아있다.
집 앞에 놓여져있는 나무의자도 생소하지만
할머니는 왜 혼자 앉아계시는 걸까?
얻어 온 물건이라고 한다.
'이야기' 조금 듣고 얻어 온 살림살이 ㅎㅎㅎ
잠시 다리를 쉬며 무거움도 쉬고 있다.
웬지 뿌듯해하시는 것 같다^^*~~
뱀내장터길의 낮은 담벼락은 모두 타일벽화로 되어있다.
시간이 지나 유지보수에 곤란을 겪기도 하지만 꾸준한 관리 덕에 보기 좋지 않은
미관상의 문제점은 드러나지않았다.
1일, 6일 뱀내장이 열리면 전국의 소장수들이 몰려들던 곳. 1980년대 말 폐시되기 전 뱀내장은 시흥에서 가장 큰 우시장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설렁탕집, 술집에서의 북적거림은 장돌뱅이나 주민들의 희로애락이 듬뿍 담겨있었다. 사라진다는 것은 때론 몹시 슬픈 일이다. 뱀내장이 있던 이 자리. 상상이 가는가.
앞의 커다랗게 올라서 있는 빌딩에 의해 바람이 막혀버린 곳,
일명 바람길.
뱀내장터길에서는 없었던 강한 바람이 이 거리에 불어제끼고 있었다.
마을기록가들이 밟고 있는 중앙선을 기준으로 이쪽은 대야동, 저쪽은 신천동이다.
골목을 들어가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허름한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 지하가 예전에 극장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지하에 있었다는 영화관 입구다.
지금도 그 시설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하는데 문이 잠겨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그리고 나온 한마디!
미스시흥선발대회가 있었다는데...
대야동 명가 한우소머리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경애씨가 그 주인공이다.
인증사진 투척!
1989년 시흥 시승격기념 미스시흥 선발대회 기념사진이다.
가게 앞의 접시꽃이 윤경애씨의 여전히 아름다운 미모를 더 빛나게 해주고 있다.
골목에 숨어있는 부흥다방이 보인다.
카페에 밀려 서러움(?)을 받고 있으나
다방만이 주는 편한 분위기는
다방커피와 쌍화차 한 잔에 인생을 녹여낸다.
매달 한번씩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연이 열리는 대야어린이공원에는
노인정의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어울려 재미 난 추억을 쌓고 있다고 한다.
한참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다시 처음 만났던 ABC행복학습센터에 도착하니 비가 퍼부었다.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못한 마을기록가들은 비를 맞다가
박혜숙샘의 파라솔에 의지한 채 칸티에로 들어갔다.
비 오는 칸티에... 아니 비오는 ABC행복학습센터가 이렇게 운치있을줄이야...
'걸뚝'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하며 좀 더 깊은 골목길 투어를 위해
이런저런 의견을 내놓았다.
골목을 다니며 만난 모든 것들의 솔직담백한 기록.
진정성이 담긴 글 한줄의 중요함을 머릿속에 새기며
오늘도 우리는 설레이는 발걸음 떼려한다.
다음 22일(토) 탐방은 대야동 2탄 골목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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