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속하게 흐르는 시간은 덧없는 세월의 흔적만 남길뿐...
전신주의 아우라는 창문 너머에서도 위압적으로 다가옵니다.
전철역이 들어서기 위한 작업은 잠시의 불편함을 참아내며
원활한 교통의 흐름을 위해완공의 시기를 기다려봅니다.
대야동의 오래 된 방음벽에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오픈갤러리가 있습니다. 오가는 차량들, 무표정하게 걷는 사람들. 그들의 메마른 감성에 잠시라도 그림으로 혹은 사진으로 감성의 힐링 된다면 오픈 갤러리의 존재이유가 분명하겠지요...
마을을 가꾸는 일은 주민 스스로의 의식이 변해야 가능합니다.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마을의 성향이 느껴기도 합니다.
약속을 잘 이행하는 마을이 단연 사랑스런 마을이 되겠죠^^
걸어다니자마자 쏟아붓는 뙤약볕에 지친 우리 '걸뚝' 마을기록팀은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땀을 식히려합니다.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네요. 금액이 저렴하여 부담없이 사먹거나 다량 구입하여 냉동고에 넣고 매일 하루에 두개씩 꺼내먹어도 좋은 아이스크림 가격입니다. 바로 옆에 천연담뱃잎 판매점이 있는데 금액이 2,500원! 담뱃값이 저렴한데다 천연담뱃잎이라 하여 들어가봅니다.
천연 담뱃잎이라 소개한 '우리동네 담뱃잎 가게'의 젊은 사장님이 설명을 해줍니다. 잘 건조된 잎을 손님들이 직접 돌돌 말아 한갑 만들어 사가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요즘 담뱃값 무지 비싸지요... 건강에도 좋지않을 담배를 비싼 값에 잘도 피시는 분들. 눈치보며 피시는 분들. 강요할 수는 없으나 주머니사정을 고려한다면 저렴한 담배로 갈아타시는 건 어떠신지.....
천연 잎이라 하나 사실 성분은 잘 모릅니다. 어쨌든 시중의 담배보다는 그래도 낫다라고 위안하며... 단, 미리 만들어놓은것은 위법이기에 손님이 직접 매장에 방문하여 요령을 익혀 말아 한 갑 만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이지요. 마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않습니다. 담뱃값도 선물용 용기도 고급 져 남편에게 지인에게 선물하기에 괜찮아보였습니다.
담배 권하는 글? 아닙니다. 어차피 태우는 담배. 기왕이면 천연이라고 하니 조금이라도 독하지않고 저렴한 우리동네 담뱃잎가게가 어떠냐는거지요...
모퉁이를 돌아서니 로또점이 있습니다. 걸뚝 동아리팀에 처음 합류하여 동행한 진숙샘, 신났습니다. 처음 써보는 거라며 로또하나 사볼까? 합니다. 구미가 당긴것은 사실 대야지역에서만 1등이 4번이나 나왔다고 하니까요.... 망설일 이유가 없었지요
시흥아카데미 마을기록학교 동아리모임 '걸뚝' 은 시흥의 사람들과 마을을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발품 팔고 우리 비용 들여서 말이지요. 그리고 책을 냅니다. 걸뚝3호집을 준비하고 있는데 걸뚝1호와 걸뚝2호는 정왕동에 있는 기억창고에 있습니다. 누구든 가셔서 보실 수 있습니다^^
최진숙샘은 현재 오이도포구 바라지i에서 오이도와 시흥시를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오이도에 대한 관심이 마을기록의 관심으로 이어져 이번 시흥시 17개동 투어하는데 합류를 희망하였습니다.
시흥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또 그 열정이 대단하여 함께 하게 되었는데, 참 유쾌 상쾌 발랄한 캐릭터에 기억창고 문화해설사 박혜숙샘과 쌍벽을 이룰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가 구입한 로또는 죄다 꽝!! 이었습니다 ㅎㅎㅎ 당첨되면 짜장면&스테이크 산다고 하니 욕심이 과하다 여겨졌나봅니다. 역시 사람은 아주 작은것이라도 바라는 마음을 먹으면 안되는건가 봅니다
대야오거리에는 시흥시 특산물인 포도상징물이 있습니다. 시흥포도는 대부도포도보다 맛있다고 칭찬이 자자하지요.
걸뚝 인증샷도 찍어보고요~
다시 걸어봅니다.
인도와 맞닿아있는 창문에 작은 마루가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살짝 앉아보는데 아마 동네 어르신들의 작은 쉼터인듯 합니다.
동네 마트앞 파라솔에 앉아 있던 할머니가 잠시 마을을 돌아나와보니 골목에 앉아계시네요.. 다리가 아파 잠시 쉬는거라 하시더니 이제사 집에 오신건가 봅니다.
창문 앞 정체불명의 돌들이 작업한지 그리 오래되지않은듯 시멘트가 잔뜩 발라져있는 것이 발견되었는데요, 뭘까? 하다가... 주차를 하지못하게 박아놓은것 같다고 하네요. 안까지 밀고 들어오는 차로 인해 창문이 가로막혀버리면 불편할 만도 하겠네요..오죽하면 저런 장치를 해놓았을까요..
다니다보니 허기가 집니다. 전날 마신 알콜의 분해를 돕기위해 손칼국수 가게를 들어갑니다. 과일가게와 동시에 손칼국수가게를 운영 하는곳입니다.
작고 복잡해보였지만 질서가 있네요 정리정돈이나 청결이 보기 좋은 가게입니다.
통통한 조갯살과 깊게 우려 진 육수 그리고 쫄깃한 면발.
손칼국수 맞고요..
김치가 맛있는 집이었습니다.
배불리 먹고 난 후 '찢어진청바지길'을 지나는데 보기에도 오래 된 문구점으로 들어갔습니다.
자녀가 초등학교 6학년때 이사와서 그 자녀는 지금 소래고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지나버린 세월만큼 쇠락해버린 문방구는 이제 힘이 듭니다. 유동열(대야동 73세)씨는 한 곳에서 오랫동안 있으니 그때의 초등학생이 지금은 초등학생이 된 아이를 둔 학부모가 되어 손을 잡고 온다고합니다. 좋은 직장 다니게 됐다고 원비디 사들고 오는 아이도 있고, 음료를 들고 오는 아이도 있습니다. 한곳에 오랫동안 있으니 늙어가는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이렇게 잊지않고 코흘리개였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찾아와주니 말입니다.
보기에 우스워보여도 힘이 드는게 문방구인데 자기건물이 아니면 생계유지가 힘들다 하네요. 가게를 접고 다니고싶은 여행을 실컷 다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그러나 학교 앞 하나만 있는 문구점이라 아이들을 보면 쉽게 저버리지도 못합니다.
여행이야기가 나오니 아저씨의 말문이 확 트였습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국일주를 할 수 있는 방법에 이어 시정이야기까지 하는데 이야기가 길어져 다음을 기약하고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컵짜장이 1000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겠습니다.
컵에 담아 걸어다니면서 먹을 수 있는 짜장면이라니.
날로 진화하는 판매전략입니다.
걸어다니며 눈길을 끄는건 화려한 무엇보다는 소담스런 무엇이 더 정감이 갑니다.
오래된 가게의 투박함도
마당이 없어진 주거형태에서의 베란다에 걸려진 고추도...
굳이 의미를 두지않아도 빗자루의 변천사를 보듯
목욕탕의 정겨운 이름이 좋습니다,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보충하고 욱신거리는 다리를 쉴 겸 들거간 카페, 문을 연 순간.... "아~ 커피향 좋다~"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카페여주인도 예쁘시고... 내오는 커피는 커피의 맛뿐이 아닌 마시면서 기분 좋으라고 작은 소품까지 디테일하게 배려합니다.
귀엽죠?
이 사진을 왜 찍었을까요? 봤을때는 특별한것이 없어보이는데 말이지요... 나무를 보세요.. 화분에 뿌리내린 나무인데, 화분 바닥을 뚫고 땅 속으로 뿌리를 내린것이 보입니다. 대단한 힘이 느껴지는 생명력이지않나요?
우리 삶이 그러한것 같습니다. 사람이기에 끈질긴 생명력으로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우리네 삶입니다. 그 삶이 저 작은 화분에 뿌리내린 나무처럼 곧게 꿋꿋이, 그리면서 타인에게 아무런 댓가없이 내어주는 그늘처럼 그런 삶을 살다 가면 좋겠습니다.
대야동에는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몆번마에 대야동이 이야기를 담아낼 수는 없습니다. 대야동 탐방은 다른 시선과 다른 이야기로 꾸준히 이어갈 것입니다. 조금 나중의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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