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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별이라 불리우는 청소년들의 방-‘별多방’


별다방? 스타벅스? 아니다. ‘별들이 많이 모이는 방이. 방에 모인 별들은 누구일까? 본동의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이 모이는 방이다. 그래서 이다. 정왕동에는 청소년들이 모이는 공간이 없다보니 청소년을 위해 별다방이 생긴 것이다. 중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의 청소년들이 대상이다. 작년에 고3이었던 아이들이 졸업해서 지금 20살이 되었는데도 오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공간을 마련해주고 그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들을 별다방에 넣었다.


삼성꿈장학재단에서 네트워크사업으로 후원받아 공간을 만들었으니 청소년들을 만나러 가볼까? 별다방 명함을 들고 패트롤이 무작정 거리로 나갔다. 그러나 낯선 이들에게 선뜻 귀를 기울여주는 아이들이 없었다. 한 번 왔던 친구들이 친구를 데리고 오거나 소개를 하는 방식으로 방법을 바꿨다. 학교 앞에서도 만나고 저녁시간에 아이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곳 위주로 나가기도 했다.



맞손마을관리소 앞에 주차되어있는 별다방 차는 차 안에서 청소년 상담을 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용이 용이하지 않았다. 노란차를 도색한건데 노후되서 전시용으로 두었다. 별다방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목공예와 네일아트다. 진로상담과 또래상담도 이루어진다.

 

청소년들은 매주 화요일마다 7시부터 11시까지 별다방을 찾는다. 모인 친구들끼리 이야기도 하고 가벼운 보드게임을 하며 편한 시간을 갖는다. 아이들을 케어하는 청년들은 대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다. 맡은 분야는 따로 없다. 통합적 관리를 하고 있다. ‘동네바보가 멘토링위주라면 별다방은 친한 누나, 형과 같이 노는 공간과 시간이다. 꾸준히 6,7명 정도는 온다. 그들에게 물었다. 오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밥을 먹으러 온단다. 또 다른 친구는 별다방에 오면 터치를 안하니까.. 라고 한다. 한쪽에 누워 핸드폰 충전하며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래도 아무도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쉬는 시간이다.

    


별다방은 그렇다. 강압적으로 뭘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 없다. 그저 청소년들과 놀아주는 것 뿐이다. 목공프로그램의 경우 결과물로 목걸이, 나무피리, 집게, 열쇠고리 같은 것들을 만들었는데 늘 오던 애들만 오니 식상하여 편하게 놀고 쉬고 이야기 나누고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간 것이다.

 

자원봉사로 청소년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은 청년들은 공휴일도 없이 함께 한다. 눈이 올 때나 비가 올 때, 아이들이 1,2명 정도 올 때는 고민에 빠지기도 하지만 약속을 저버릴 수는 없다. 20173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진행하고 2월에는 재정비 기간을 두어 청년멤버들을 다시 모집하려고 한다.



별다방에 오는 친구들은 학교 밖 아이들이라기보다는, 공교육을 받고는 있지만 공부에는 관심 없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공고에 재학중이다보니 진로에는 관심 없고 놀기 좋아하는 고3 학생들이 주로 많이 온다. 진로를 바로 취직으로 생각하니 면접 알아보고 있어요, 어디 직업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에요라고 한다.


처음에는 낯선 공간에서 또래들끼리 6.7명 무리로 와서 자기들만의 세상에서 놀았다. 말을 걸어도 건성으로 대답하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게임을 했다.



그런데 달라졌다. 배드민턴을 치기도하고, 야구에 관심이 많은 아이들에게 야구에 대해 물으면 그것도 모르냐며 가르쳐주기도 한다. 많은 대화는 아니지만 조금씩 변하는게 보인다.

 

그래도 별다방까지 올 정도면 적극적인 성향의 아이들이다. 그래서 더 잘 오는 것 같다. 어떤 친구는 먼저 와서 밥을 먹고 있다가 친구가 오면 또 먹기도 한다.



아이들은 바쁘다. 학교로 학원으로 그래서 시간이 없는 아이들을 모집하는게 항상 고민이다.

 

아직 2년차밖에 되지 않아 고민은 늘 진행형이다. 진로를 찾아주는 것도 고려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진로가 있다면 상담을 통해 연계를 해줄 수도 있는 부분인데 아직까지 진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아이들이 없다. ‘꿈의 학교아이들 같은 경우는 행사를 통해서도 많이 만나 속내를 얘기하기도 하는데, 별다방 친구들은 아직 쉬러 온다는 개념이 더 커서 깊이있게 대화를 나누는 것까지 가지는 못했다.

 

별다방 공간에서 함께 어울렸던 고3 남학생이 있다. 그 친구는 다문화가정이다. 한국에 중3때 와서 친구들에게 놀림 받았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별다방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찾아와 내 얘기를 들어주는 형, 누나들이 생겨 좋아했던 친구다. 그 친구는 올해 스무살이 돼서 일과 공부 때문에 두 달에 1, 2번 정도 찾아온다. 매주 화요일마다 왔던 시간이었으니 화요일 그 시간만 되면 습관적으로 시계를 보게 되고 오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별다방의 시작은 야외천막에서였다. 그러나 겨울이 되어 추워지면서 안으로 들어오게 된 곳이 맞손마을관리소다. 별다방은 군서중 옆, 군서희망공원 내에 있었다. 희망공원이 워낙 작다보니 차를 대로변에 주차해놓고 천막을 쳐서 밥을 먹고 게임을 하거나 미니당구대를 밖에 설치해서 놀게 하곤 했다. 그러나 겨울에는 추워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래서 장소를 옮겨 실내로 들어온 것이다.



이제 2018년부터는 별다방이 아시아스쿨, 꿈의 학교로 옮겨가 자리를 잡는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공간을 건물주가 10년 동안 무상으로 시에 임대해준 곳이다. 그 중 한 부분을 청소년문화공간으로 사용하게 된 것이다. 패트롤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안정적인 공간이 있으면 프로그램을 하기에도 편할 것이고 지원받기도 쉬울테니 참 좋다. 꿈의학교는 ()더불어함께에서 사업지원을 받고, 별다방은 ()더불어함께에서 삼성꿈장학재단을 통해 후원받아 진행하는 사업이다.



사실 우리 모두는 낯선 관계들이다. 길가다 만난 사이들이다. 그래서 더욱 낯선 공간에 오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자기 집 안방처럼 지낸다는 것은 편한 공간이라는 것이고 청년들이 거리감을 갖고 있지않다는 증거다. 그것이 별다방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청소년에 관심이 많아 참여하게 된 청년들.


   


그들은 별다방에 참여하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윤혜숙(정왕동, 23) 청소년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평소 해왔었는데, 별다방에서 활동가로 참여하게 되어 좋다.

 

정하영(안산, 22) 친구의 권유로 같이 한번 해볼래?’해서 시작했는데 할수록 재미있고 좋은 일이구나, 뭔가 배울 수 있겠구나...해서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지영민(배곧신도시, 22) 더불어함께와 뿌리가 같은 지역아동센터의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천막 설치의 인연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함께 하고 있다. 센터에서 초등학생들만 만나다 고등학생 정도 되는 아이들을 만나면 대화가 잘 될 것 같다 했는데 오히려 고등학생들이 더 대화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생각을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편한 대화를 나누게 될까...나이는 몇 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조언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성희(정왕동, 25) 새로운 프로그램과 더 많은 아이들을 이 공간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임무다. 많이 참여하지 않아서 속상하기도 하지만 더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 청년이 되어 온 신우는, 매주 화요일 7시만 되면 습관적으로 별다방을 떠올리게 된다고 한다.


같이 놀던 애들만 모여서 놀기는 괜찮았어요. 보드게임이 그리워서..오랜만에 왔어요.”

  

청소년과 청년이 서로의 친밀감으로 마음을 나누는 곳. 이 곳은 별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