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눈이 왔지요.. 새벽부터 내리던 눈은 나무위로 도로위로 소복히 쌓여 폭신거렸습니다.
소박한 눈 송이들이 느릿하게 내려오는 모습이 참 탐스러웠는데요,
길 위가 위험한 것은 잠시 내려놓고 싶을만큼 눈의 낭만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ABC행복학습타운의 겨울눈이 참 아름답네요...
걷는 걸음걸음 마치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그렇게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겨버릴 정도였습니다.
아무도 밟지않은 눈 길..
그 길이 아까워 그저 바라만 봅니다.
먼 길 달려 이 곳까지 온 이유는 마을기록가들의 모임인 '걸뚝'이 학습매니저와 미팅을 갖기 위해서였는데요,
시흥에서 배운 학습으로 동아리를 만든 이들이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시흥시와 시흥시민들에게 환원하며, 또 동아리의 자생력은 물론 나아가서는 일자리창출까지 이어지는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미팅이었는데요,
두 번째 갖는 실사 자리로 '걸뚝' 팀들은 상당한 피로감을 가졌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까다로운 규제 때문인데요, 시흥이 좋아 기록을 하러 다니는 기록가들에게는 기분이 전혀 나지않는 옭아맴이었습니다.
미친듯이 시흥 구석구석 다니며 발품 팔아 시흥을 만나고 골목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사소한 하나라도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하는 걸뚝 동아리는 시흥의 역사를 귀하게 여기는 마을기록가들입니다.
사라질지도 모를 백여년 된 나무를 마지막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하고 잊혀진 흑연채굴 동굴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어하는 기록가들은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 의해 속상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모성 규제부터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탐방을 하고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기록가들은 차라리 자유를 택합니다.
역사를 알지 못하고 역사를 발판하지않는 이들에게는 미래제시를 할 수 없습니다.
이에 '낮은 기억을 기록하다'와 '참, 잘오셨습니다' 등등을 기획한 우정욱 전 시민소통담당관을 초대하여 역사와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와 걸뚝 활동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시흥의 역사와 마을의 기록을 중요시하는 이에게 듣는 이야기는 위안이 됩니다. 시흥아카데미를 개설하여 시흥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힌 것은 지적 수준의 높힘도 동반합니다. 꽃차, 물고기, 한옥, 양봉, 전통주, 와인, 마을기록등... 활발한 그들이 활동은 시흥아카데미의 최대의 성과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기록이라는 주제로 나눈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이어졌고, 학습동아리 지원 미팅의 주 모임은 목적을 상실했습니다.
그래서 걸뚝은 다시 생각합니다. 그냥 하던대로 하자! 지원도 받지말고 우리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 좋아하는 탐방과 기록을 자유로움 속에서 하되 걸뚝만이 해낼 수 있는 콘텐츠를 쌓아나가자!
규제는 때론 발목을 잡아 더 나아갈 수 있는 자유를 잡아버립니다. 그래서 걸뚝은 자유를 택했습니다. 오늘도 걸뚝은 카메라 달랑 메고 수첩과 볼펜을 허리춤에 꿰며 등산화 닳도록 걸어다닙니다. 뚜벅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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