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 주말인 3일, 마을기록가들의 모임인 '걸뚝'에서는 ABC행복학습타운 지혜관 2층에 있는 카페 '칸티에'에서 기록 심화교육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창 가, 따스한 햇살이 기분좋게 들어와 탁자와 화초를 비추며 기록가들을 맞이합니다.
칸티에에서 활발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꽃차는 은은하고 우아한 색으로 우려져 시선을 멈추게 합니다. 시흥아카데미 꽃차학교의 성과가 이렇게 수업과 판매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니 부지런함과 연구로 성장모범이 되고있는 칸티에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시흥아카데미 마을기록학교 '걸뚝'동아리 팀들도 요란하지않게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런치메뉴-원플레이트 스테이크 셋트+아메리카노=18,900원]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있었던 교육은 브런치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칸티에표 브런치를 먹으며 고급진 회의를 하고, 그동안 마을탐방을 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서로 전달하였습니다. 걸뚝은 2권 출간이후 현재 3호집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3호집의 주제는 시흥시 17개동 탐방입니다. 아! 걸뚝이 뭐냐구요?
걸뚝이란, 포동의 옛 자연마을 지명이며 마을과 마을사이에 '걸쳐있는 둑'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록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는 시민연구동아리 명칭이지요.
첫번째 강의는 기록사진의 중요성 및 기록 사진 찍는법을 주제로 한 김종환작가의 교육입니다. 김종환작가는 골목작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시흥 구석구석 안다니는 곳 없이 시흥의 모든 사계절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또 그것을 모으며 필요한 이들에게 주기도 한다는데요, 발품팔아 찍어대는 카메라는 손이 얼마나 갔는지 본체가 벗겨질 정도이며 셔텨 누르는 손가락 또한 관절염에 걸렸다며 보여줍니다.
USB 1테라짜리 13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말에 모두가 놀랍니다. 모두 시흥시의 과거 사진들입니다. 대단하지않나요? 우리 기록가들은 골목작가, 골목기록가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기록이란, 삶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사진 한장에는 육하원칙이 들어있고, 사진의 중심만 찍으면 작품이 되지만 중심 뒤의 배경을 담게 되면 기록사진이 된다고 합니다. 사진 한장으로 역사를 알게되고 연구적 가치의 중요함을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마구 눌러대는 스냅사진의 수준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심우일 선생님의 '지역사, 구술 그리고 출판'이라는 주제로 심화교육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기록을 왜 하는가?
교육을 통해서 기록의 중요성과 사실관계상의 기록의 혼재, 그에 따른 바른 역사의 기록, 그리고 기록에 접근하는 방법 및 사료에 대한 실증, 객관적 역사 인식,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의 필요성을 인식했습니다.
이야기를 통한 소통의 기록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구술 기록이며, 향토사가 가야 할 가시밭길을 스스로 자처하는 우리는 그래도 즐겁게 기록의 가시, 보호의 가시, 가르침의 가시 길을 걸어갑니다.
걸뚝 마을기록가들에게 물었습니다. 기록을 왜 하러 다니느냐고...
사명감과 함께 바른 역사와 과거가 될 지금의 모습을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라고 답합니다. 필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재미있고 즐거워서라고... 그리고 잘못 표기 된 것의 바른 기록을 하기 위해서라고.
우리는 가시밭길을 택한 외롭지만 강인한 마을기록가들입니다. 기록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삶의 무의미함을 뜻하지 않을까요... 과거의 삶, 현재의 삶, 미래의 삶이 아무것도 아닌...
오늘 마련된 심화과정은 마을기록학교 수료생들이 간절히 원하던 교육이었습니다. 마을기록가들은 발품 팔아 시흥의 구석구석을 다니며 보이지 않는 곳을 보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며 지역의 토박이 어르신들을 찾아 옛날이야기를 듣습니다. 물론 모두 자비로 다닙니다. 오늘 교육도 그러합니다. 귀한 시흥의 역사가 담겨있는 1테라 13개의 기록사진과 걸뚝이 기록한 시흥 골목의 이야기들은 시흥시 삶의 귀한 사료가 될 것입니다.
미쳐야한다고 하니 미치겠습니다. 아니 이미 미쳐있지요. 2002년 타계한 향토사학자 故이한기선생님처럼은 안되겠지만 자료수집에 희열과 그 순간의 성취감을 큰소리로 웃으며 자랑스럽게 언급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하며 오늘도 우리 걸뚝은 뚜벅이가 되어 미치도록 걸어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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