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문득 폭풍처럼 휘몰아 치듯 일의 중심에서 몰입을 하다보면 그 옛날 현역에서 일하던 버릇들이 나오곤 한다. 그러면 스스로 놀라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한다. CF조감독 시절 현장을 휘저으며 다니던 때나 주말이면 완장 꾸려 인수봉을 오르는 락클라이머로서 활동할 때나 나에게는 남자도 여자도 없이 그저 ‘사람’ 과 ‘소주’만 있었던 듯하다. 예전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아직도 여성호르몬보다 남성호르몬이 더 많은 선머스마가 따로 없는 나였다. (이건 순전히 남편의 표현이다^^;)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선거캠프에서 일을 봐주었다. 봉사를 해달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워진 요즘, 사람 구하기가 어디 쉬우랴! 우정욱 (전)시흥시장후보 캠프에서 블로그 [우정욱의친구들] 을 맡아 취재를 하고 포스팅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고 애썼다. 뷰티플시흥 시민기자를 하면서, 시흥아카데미 교육을 받으면서 우정욱 시민소통담당관의 마인드, 생각, 시와 시민들을 생각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고, 3년간 서,너번밖에 대화를 나눠보지 않았지만 (그것도 여러명이 있는 가운데) 시흥시를 위한 원대한 꿈과 비전, 플랜을 들으면서 그것이 가슴에 와 닿아 굳이 따로 후보를 알기 위해 공부를 하지 않아도 글을 쓰는데 무리는 없었다.
'도와주려면 확실하게! 도움 받으려면 감사하게!' 함께 일하는 이들(협력업체) 은 파트너로!' 그렇게 나는 사업을 해왔고, 지금까지도 그런 마인드는 변함이 없다. 아! 달라진 거 있다. 결혼 전에는 '도와주려면 확실하게! 도움 받는것도 확실하게!' 였다. 사실 이것은 CF프로덕션 근무할 당시 모시던 감독님의 지론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나의 지론이 되어있었다.
몸에 벤 훈련은 잠재되는건가보다. 어쩌면 타고난 천성과 맞물려 시너지가 된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렇다보니 나는 한번 일에 빠지면 헤어나오질 못하는 기질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변함없이 반복되는 나의 일하는 자세의 본능인 것 같다.
어느날 부부동반 모임에서 남편이 말했다. “이 사람은 한번 일에 빠지면 앞 뒤 안돌아보고 깊이 파고 든다.” 고. 그런 성격이기에 본인이 즐겁게 일한다면 후회하지않게 최선을 다하라고 덧붙였다. 남편이 인정하는 내 일의 방식. 그래서 가끔 집안일에 소홀해도 일에 푹 빠져서 그러거니 하며 이해하고 집안일을 도와준다.
사실이다. 한번 일에 빠지면 그 일에만 매달린다. 하다보면 책임감이 생기고 더 깊이 하다보면 ‘허정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는 일’ 이 되어 자존심으로 변한다. 그래서 후회하지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그것은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단점이라면 두가지 일을 못한다는 것! 그리고 더더 깊이 하다보면 그땐 나의 하는 일이 나만의 작품이 된다.
나는 우정욱 (전) 시흥시장후보 캠프에서 내가 만든 포스팅을 작품으로 남겨놓았고, 장재철 (전) 도의원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었다. 6년 전, 벽화작업을 통해 알게 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장재철의원은 마을기록일을 하면서 더 깊이 알게 되었는데 그는 기회가 될때마다 내게 주입하는 것이 있었다. 바로 군자동의 역사이야기였다.
그러고보니 우정욱 (전)시민소통담당관을 처음 만난 날이 장재철의원과 장경창선생님이 동석한 때였다. 세사람의 공통점은 시흥의 역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러했으므로 우리 네사람은 만나면 시흥시의 역사와 군자동, 장곡동의 역사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기에 장경창, 장재철, 우정욱 세사람과의 인연이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정치인으로서의 마인드, 지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 지켜볼수록 늘 한결같고 겸손하며 의리가 있고 정치꾼과는 거리가 멀며,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등등은 당을 떠나 유일하게 지지하는 이유가 되었다. 군자이야기, 군자의 역사, 군자동에서의 업무, 의정활동 동안의 인터뷰등등으로 알게 된 장재철 (전)도의원 후보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깊이있는 글을 쓸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막상 선거캠프로 들어가 선거관련 일을 도와준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가장 힘든 부분은 과정에서 주어진 여러 상황과 사람들과의 관계였다. 그러나 그 힘든 부분을 굳이 극복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맞부딪혔다. 안하면 그만이지하는 생각에 짐을 싸기도 했지만, 끝까지 도와주라는 주변 지인들의 간곡한 부탁에 어쨌든 완주했다.
비록 시류에 의해 당선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지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일의 성공여부를 떠나 그 누구의 평가보다 더 냉정하게 나 자신의 평가를 두고 내 속에서 혼자만의 치열한 싸움을 해나가므로 이번 선거에서의 나는 90점을 주고 싶다. 10점의 감점은 욱 하는 성질에서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덩 마이너스 점수다.
내가 이렇듯 재미있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일을 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가족의 지원이 큰 힘을 주고 있다. “즐겁게 하되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당장 때려쳐라! 비굴하게 영업하지말고 당당하게 해라! 너가 정말 하고 싶은 일만 해라!" 이렇게 말해줄 수 있는 남편이 있다는거! 내게는 더없이 든든한 백그라운드다.
그래서 나의 1순위는 언제나 가족이며, 아무리 바빠도 아침밥은 꼭 가족과 함께 먹고 집안일을 소홀히 하지않으려 애쓴다. 가족과 함께 먹는 맛있는 음식은 행복이며, 여행을 가고 영화를 보고 유쾌한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내 인생의 활력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이고 껌딱지들과 온 몸으로 놀아준다.
사랑은 받아본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다. 베풀 줄 아는 사람만이 베풀 줄 알고, 마음 속에 분노가 없으며 모든 보이는 것들이 아름답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마음속에 분노가 가득하고 의심이 많은 이들은 사실 불쌍한 사람들이다. 살아온 세월이 박복했기에 나타나는 기형적인 인간형. 가엾은 인생이기에 동정심을 주어야 할까...?
아무튼 나는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내게 잠재되어있는 또 다른 면을 발굴하였으며 색다른 경험에 나름 괜찮은 시간이었다고 자평하고 있다. 운동과 내 일을 바꾼 보람은 분명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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