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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을 기록하다/마을을 기록하다

오이도바다 위에서 가을스케치-네모기행 ‘뷰’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오이도의 바다는 몹시도 출렁였다. 비도 세차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을 적시기에는 충분했다. 그래도 어선은 띄어졌고 바다를 알기 위해 사람들은 승선을 마다하지않았다.

 

(사)더불어함께가 주관하고 시흥시가 주최한 2018시흥정왕권 평생학습네트워크 소권역 사업으로 진행되는 네모기행 가을스케치가 지난 105오이도문화체험-어부의 삶을 엿보다의 주제로 열렸다.



이번에는 바다 위에서였다. 오이도 바다에서 평생을 살아온 어부의 배를 타고 오이도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송도, 팔미도앞을 경유하며 제철을 맞이한 쭈꾸미 낚시와 더불어 오이도 바다의 가을을 스케치하였다. 



그런데 태풍이 불었다. 배를 띄울 정도의 바람이지만 세찬 출렁거림은 멀미가 날 정도이기는도했다. 그래도 늠름하게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설봉호는 박영흥선장의 노련한 조타 솜씨로 막힘없이 나아갔다.

 

바다와 함께 한 세월만큼 덥수룩한 수염 너머 보이는 수줍은 듯 한 미소와 순진무구한 눈빛은 바다를 대할때면 냉정한 눈빛으로 돌변한다. 평생 물길을 갈라도 함부로 대하지않는 바다에 대한 자세이려니.


  


찌에 물려 올라오는 쭈꾸미 하나에 소주 한 잔의 낭만은 배 위에서가 아니면 만끽할 수 없을텐데.. 안전상의 이유이긴 하겠으나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서투른 솜씨에 입질의 기운은 늦게 터져 10명이 잡은 쭈꾸미는 40마리. 그마저도 좋다고 박수 쳐대는 모습들이 참 사랑스럽다.



오이도에서 나고 자란 박영흥선장은 오이도마을 탐방에 나선 이들에게 흔쾌히 배를 내주었고 그와 함께 배를 타며 오이도 바다를 둘러주었다. 그리고 살아 온 이야기를 들려준다.



갯벌의 발달은 상당량의 조개를 캐게 하였는데 주로 동죽이 많이 잡혔다. 동죽은 마을 사람들의 주소득원이었다. 그러나 시화호와 반월공단이 들어서기 시작했던 1970년대 부터 오이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당연히 갯벌은 서서히 좁아지고 조개수도 사라졌다.



마을 사람들은 이주단지로 몰려갔고, 덕분에 고향을 등지고 떠나는 사람들이 생겼으며 남아있는 자들은 떠밀려 고향이 있으나 고향을 잃어버리는 참담함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살아야했다.



오이도가 해양관광단지로서 이름이 나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지만, 옛것과 지금의 것을 지키고 보존하며 발전을 모색해야하는 동시과제는 오이도마을에 사는 사람들 모두에게 안겨있다.




옛 고향의 추억이 넘실대는 오이도바다. 이 가을, 나름의 멋진 스케치를 하고 왔노라 자랑할 수 있다면 선장의 힘찬 뱃길은, 더불어서 함께 한 즐거운 생의 스케치 길이었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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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저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