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했다.
을씨년스러운 기운...
안개는 여운을 남기며 서서히 걷혀간다.
열심히 달렸을 쿠팡 택배 차량들은 즐비하니
집단 휴식에 들어가고....
새벽 안개를 뚫고 나왔을 사람들은
분주히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고급스럽게 펼쳐졌던 바라지 시트는 모두 뜯겨지고
.........바뀌었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작업한 것이 얼마 지나지않아 바뀐.... 보기에 좋고 안좋고는 극히 개인적 취향이니 딱히 뭐라 따질 일은 아니나... 고급짐과 만화적인 차이에서 호불호는 갈릴 것 같다.
여전히 정왕역 주변에는 자전거가 많다. 신길온천역 주변에는 차가 많은데.
환경미화원의 좋은 미소가 사라지고 불법광고 과태료부과 스티커가 부착되었다. 쓰레기 무단 투기가 근절 된 거....? 아! 박스가 놓여있다.
지나다 편의점 안을 들여다보니... 아는 얼굴이다. 반가운 얼굴이다. 한동안 수다를, 아니... 일방적으로 듣는 시간이 되었다. 마음에 맺힌 것들이 많았었나보다. 눈물까지 그렁거리며 쏟아낸 수많은 말들... 순수한 열정으로 시작했던 마음에 상처가 생겼었구나.. 들어주어 고맙다는 말을 마무리삼아 문을 나섰다. 하늘은 아직도 흐려있었다. 마음도 흐려진다.
나이가 들어도 인간관계는 참 힘든거구나 하는 걸 새삼 느끼면서 걷는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 상황을 지혜롭게 처리할 수 있었을까? 이제라도 바로 잡는다면 상황이 바뀔까? 나만 모르고 지내고 있었다는 것이 미안하다.
무거운 마음에 화사한 꽃이 눈에 들어온다.
비록 조화지만,
차가운 회색빛 골목을 밝혀준다.
그리고 그 옆에 놓여있는 타버린 연탄재... 연탄의 소중함을 잃어버린 지금 우리는 도시가스라는 편리한 난방에 익숙한 삶을 살고 있다. 연탄구이가 인기있는 것은 향수때문이려나- 연탄은 눈이 와서 얼어버린 길에 미끄럼 방지용으로도 쓰여졌었다. 눈이 많이 오는날, 제설이 안되는 곳을 보면 어김없이 연탄재 생각이 난다.
한참 연탄을 보고 일어나니 쓰레기더미가 눈에 들어온다. 비록 사유지라 하지만,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자발적 환경정화의 모범을 보고 싶다. 쓰레기와 함께 사는 생활이 결코 좋지만은 않을텐데 말이다.
쇠막대기도 고단한 삶을 살고 있구나... 온 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무게가 인간사 무거운 짐 진 인간들의 삶에 겹쳐보인다.
오늘도 공영주차장은 텅 비어있다. 영화관 손님들이 있을 땐 그나마 들어차 있는데... 대신 골목은 빽빽하다.
정왕역 다리 아래 맞손동네관리소는
추워도 바삐 돌아간다.
'시흥을 기록하다 > 마을을 기록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코로나, 마을 포인트투어 (0) | 2021.10.05 |
---|---|
폭설, 우리동네 24시간 (0) | 2021.01.07 |
솔내문화예술GO에서 기록하는 호현로의 오랜 숨 (0) | 2020.12.08 |
[사진교실] 군자동 산들공원에서 (0) | 2020.12.05 |
120년 인간의 삶과 함께 해 온 무지내교회-제막식 현장에서 (0) | 2019.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