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왕마을이야기/정왕마을교육자치회

[정왕교육자치] 아이품은마을, 청소년 5인방을 만나다!

 

정왕교육자치 학생수다방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굳이 인터뷰라는 형식을 취할 필요가 없었다. 중학교 3학년 3, 고등학교 1학년 2, 그들이 뭉쳐 활동한지는 최고 5.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 속에서 울고 웃고 다투고 달래고 했을까.. 마을에서 다져진 다섯 명의 청소년들이 했던 활동들을 들어본다. 어쩌면 제2탄 수다방이 될지도 모르겠다.

 

점심식사 후 더위를 달래기 위해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나타난 5명의 청소년들. 마스크가 야속하긴 하지만 나름 마스크 쓰고 먹는 노하우가 생겼는지 자연스럽다.

 

[아이품은마을] 이 뭘까?

회장 유진이 말한다. 말 그대로 마을이 같이 아이를 품어서 키워보자는 뜻이다.

 

현정이가 이어 설명한다. 맞벌이 부모 있는 애들은 방과후에 학원 아니면 공원에 간다. 공원에 나오는 아이들은 같이 놀 사람이 없다. 학원가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친구가 되어주는거다.

 

아이품은마을은, 단지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아이품은마을이 생기게 된 이유는 저출산이 원인인 것 같다. 아이를 낳으면 맞벌이 때문에 육아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아이들이 놀이터에 가서 놀면 위험하기도 하니 이런저런 문제들을 해결하기위해 마을 전체가 같이 아이를 키워준다그런 의미로 친구가 되어주는 활동이라 보면 된다.

 

아이품은마을에는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도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청소년 6, 성인 7명이다. 초등학교때부터 중3, 1이 된 지금까지 쭉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 때문에 전처럼 활발한 활동을 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한 달에 두 번은 만난다. 한번은 회의를 하고 한번은 활동을 한다. 코로나 때문에 못하는 행사 대신 영상을 제작 중이다. 코로나 캠페인인데 잠깐 소개하자면, 마스크를 함부로 버려서 환경이 오염되고 동물들 몸에 마스크가 감긴다는 걸 보고 올바르게 버리는 법을 뮤비 느낌으로 제작하고 있다. 현재 촬영은 모두 끝났다. 이제 편집이 남았다. 완성되면 초등학교에 뿌릴 예정이다. 랩도 들어가고 재미있게 만들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잘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다시 아이품은마을로 돌아가서 품는 대상은 어린이집 다니는 유아들이나 초등 저학년이다. 홍보물을 통해 품을 아이들을 찾는다. 또는 지정된 공원에 가서 놀고 있는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넨다. 그리고 놀아준다.

 

또는 행사를 열어 부스체험을 통해 아이들과 친해진다. 체험활동을 하다보면 심심한 아이들이 찾아온다. 몇 년 하다 보니 자주 오는 친구들이 있다. 돌봄이 필요한 친구들은 눈에 익게 된다. 특정 장소가 익숙한 친구들과 놀아주는 것이 좋다. 지금은  5명 정도가 품 안에 들어와 있다.

 

첫 만남은 어땠을까?

우리 모두 완전 모르는 남이었다. 초등 5,6학년으로 기억한다. 그네였나? 철로 막혀있는 곳을 뛰어넘으려는데 넘어졌다.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다. 그런데 처음 보는 애가 옆에서 으하하하! 하고 웃는거다. 웃었다던 친구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뭔가 허세가 좀 몸에 베어있었던 것 같다. 언니가 갑자기 쾅 뛰었다. 진짜 웃으면 안된다고 이를 악물었다. 언니가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뒤를 바라보았다. 눈이 마주쳤다. 이건 도저히 못참겠다 싶어서 엄청 크게 웃어버렸다. 이후 아이품은마을에서 만나게 되었다. 만나자마자 우리 인사 기억나? 하나,,! 점프!’ 그 다음부터 인사를 점프로 한다.

 

친구의 손을 잡고 온 친구도 있다. 엄마의 손에 끌려 온 친구도 있다. 엄마가 하라는 건 아직까진 나쁜게 없어서 따르고 있다. 아이품은마을 역시 엄마가 옳았다고 한다. 반면에 반대하던 엄마도 있었다. 친구따라 행사가 있던 공원에 갔는데 좋아보였던 것과 달리 엄마의 걱정은 컸다. 담당선생님과의 통화 후 하게 되었는데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이 이렇게 좋은 지 몰랐다.

 

초등 5학년 방학식때다.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있었는데 잘생긴 사회복지사선생님이 오셔서 홍보를 했다. 친구 먼저 들여보내고 나중에 들어갔다. 모두 친절하고 재미있었다.

 

봉사시간 때문에 시작했지만 지금은 좋아서 하고 있다. 다섯친구의 공통된 말은 보람있고 재미있고 좋다는 것이었다. 표정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참으로 해맑다.

 

아이품은마을 에피소드?

애들이란 입을 안 열면 너무 예쁘다. 이젠 몇 년하다보니까 노하우가 생겨서 괜찮다. 애들이 몇 살이냐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지는데... 연령별로 대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예를들어 4,5,6살이면 말로 한다. 딱지치기를 했었는데 뒤집으면 노래를 불러준다. 애들은 무조건 이긴다! 이러면서 기를 쓰고 덤빈다. ‘애송이~ 밥이나 더 먹고와라~’ 라고 한다. 1,2학년은 말을 무지 안듣는다. 그럼 나도 안듣는다. ‘너 하고 싶은거 해! 나도 나 하고 싶은대로 할게라고 한다. 어린이집 다니는 애기들 경우에는 그나마 부모들이 통제해주면 상냥하게만 하면 된다. 간혹 애기가 예뻐보이는게 있으면 다 집어가려고 하기도 하는데, 그땐 어머니 이거 내꺼내꺼!’ 하면서 행사용품을 지킨다. 그런게 아이들을 다루는 나만의 노하우라고나 할까?

 

달고나를 담당했다. 요리를 진짜 못한다. 행사 시작 전 이 친구들과 같이 해보는데 잘 안됐다. 이해할 수 없는 실수만 연발했다. 저 친구도 그랬다. 둘 다 쫒겨났다. 그래도 결국 내가 그냥 했다.

 

체험부스에서는 아이들과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효과도 좋다. 그러나 아이들 통제하는건 역시 힘들다. 힘든 부분에서 마음을 비우면 즐거워진다고 한다.

 

어느 날 행사가 끝나고 정리 중이었는데 초등 여자애가 오더니 언니 고생했어요라고 하는데 그 말이 그렇게 고맙고 뿌듯하고 보람찰 수가 없었다. 그 뒤로 애들이 더 좋아졌다.

 

다시 보니 마을을 더 사랑하게 되는, 그냥 사는데가 아니라

좋게 살려면 개선해야하는...”

 

아이품은마을을 하면서 달라진 점은?

아이품은마을을 하기 전에는 지나다니는 마을에 신호등이 없다거나 애들이 어떻게 놀든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저 남이라고만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아이품은마을을 하고 나서는 시야가 달라졌다. 길가에 벽돌이 살짝 삐져만 나와도 고쳤으면 좋겠다, 애들이 욕하고 있으면 하지마라 그런 반응이 왔다.

 

그동안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다시 보니까 문제가 되고 마을을 더 사랑하게 되는, 그냥 사는데가 아니라 좋게 살려면 우리가 개선해야한다는, 그런 생각이 더 들었다.

 

우리 마을이 짱! 우리 이길 사람 없어!”

 

아이품은마을이 좋은 이유는?

어른활동가들과 회의를 같이 한 적이 있는데,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잘 들어주고 또 열정 넘치는 모습들을 보니 좋았다. 마음은, ‘우리 마을이 짱!’ 이런 느낌? ‘우리 이길 사람 없어!’ 라는 자부심이 다들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어릴 때보다 많은 것이 달라진 지금... 어릴 때 녹였던 추억이 점점 사라지고 동네에 대한 이미지도 안좋아졌지만 사람 사는 동네다보니 이런저런 일들과 모습들이 있는거라 생각한다는 청소년활동가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처럼 재미있게 활동하고 또 좋은 사람들이 있으니 계속 유지되는 것 같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그냥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아요. 언니가 말하면 맞장구 쳐주고 반대라는 말은 안해요. 그냥 그것도 좋지만 이건 어떠냐.. 이렇게 말을 하니까 의견충돌로 인한 싸움은 없어요

 

너의 생각, 나의 생각, 너와 나의 섞인 생각들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건전한 회의문화까지 만들어낸다.

 

아이품은마을, 청소년5인방의 미래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뒤를 잇는 청소년 활동가가 생겨나 있을 것이다. 만나고 싶어질 것 같다고 한다. 선배청소년활동가로서 후배활동가들에게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기도 하다. 라떼는 말야~ 라고 할 수도 있을테니 말이다.

 

20명이 6명으로 줄어든건 아쉽지만 그래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대견하단다.

승희랑 얘기해요. 여기 있는 친구들이 다 나가지 않는 이상 계속 활동할 거라고요.”

 

바쁜 일상이 되거나 유학 가지 않는 이상 계속 하게 될 일, 집순이라서 아이품은마을이 사회로 나가는 첫 발자국이라는 민지. 직장 다니면서 몰입할 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계속할 거라는 현정이.

 

여학생 5명이 다툼없이 모임을 유지한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생각마저도 건전하니 더욱 대견하다. 마을에 이런 학생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마을은 젊은 활력으로 빛이 난다. 어른활동가가 이끌어주고 청소년활동가들이 그 위치에서 마을을 위해 하는 일. 멋진 아이들이다. 그리고 어른들이다.

 

우리 얘기를 할 수 있게 해주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아이품은마을 청소년 5인은 지난 학생수다방에서의 소감을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외쳤다. 그리고 그들은 못다 먹은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으며 영상 편집하러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