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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마을교육자치회

[정왕교육자치] '책먹는여우들' 강사 이영희

 

경기마을교육연구소 소속 강사로 배곧 아이누리센터 친구들과 책으로 만나는 책 먹는 여우들강사 이영희씨의 마을활동은 학교 사서에서 출발했다. 아이를 위한 학부모활동에서 마을강사로 나온 전형적인 케이스이며 소중한 지역자원의 일원으로 꾸준히 성장 중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영희씨와 같은 활동가를 지역의 보물이라고 부른다.

 

누군가의 눈에 들어 하게 된 책먹는여우들 강사는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연꽃이 되고 싶다는 그의 바람대로 고고하고 아름다운 지역의 마을활동가로 활짝 필 것 같다.

 

첫 째가 학교에 입학하고 매일, 수업이 시작 될 때까지 불안한 마음에 복도에 서 있었다. 어떤 불안감 때문이었을까...? 학부모회 활동과 어머니 사서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러던 중, 학교의 아이들에게 외부강사가 아닌 엄마들이 놀이를 가르쳐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학부모회장의 제의가 있었다. 놀이는 흥겨웠고 재미를 갖게 해주었다. ‘엄마라는 이름과 다른 이름을 갖게 되는 순간에 정왕본동사무소에서 진행하는 놀이 수업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놀이동아리 활동은 잘 해내지 못했지만 그때 인연이 닿았던 책먹는여우들 조은옥대표의 제안으로 마을강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영희 마을강사로 이름이 올려지는 순간이었다.

 

다른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라 놀이터에서도 늘 내 아이만 보았던 아이엄마 이영희. 다른 엄마들과 친해질 기회도 없었다. 그러다 학교에서 놀이수업을 하며 다른 아이들을 보게 되고 책먹는 여우들 활동을 하며 처음 다양한 아이들이 존재하고 있음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1년 동안은 기존에 만나오던 아이들과 너무 다른 아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지금껏 느끼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를 느끼기도 했다. 마을에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너무 많구나.. 내 아이에게도 마을의 친구들, 어른들이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지난해에는 거의 일을 쉬다 보니 아직도 마을활동 햇병아리다.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지만 언젠가 우리의 아이들이 마을에 아는 형이나 누나, 언니, 오빠가 생기기를 바라고, 나의 아이들도 누군가에게 멘토가 되어 마을의 이곳 저곳을 누벼보는 날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린 시절 우리는 언니, 오빠들과의 놀이 속에서 배려를 배웠다. 지금의 아이들은 그것을 모르고 자라는 것 같아 아쉽다.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놀이활동을 못할 바에는 책을 통해 놀이를 알고 경험을 쌓고 얻어갈 것이 있으면 좋은데, 싫어하는 책을 읽어주다보면 지루해하는 아이들이 있어 고민이 되기도 한다.

 

책을 통해 아이들과 그림 하나, 주인공의 표정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는 즐겁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시간이 부족할 때는 붙잡아둘 수 없는 시간이 야속하기도 하다.

 

마을 활동을 하면서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활동에도 쉽게 지치지 않은 체력과 잘 웃는 성격에 아이같은 마음이 스스로 장점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는 것이 어렵다. 가끔 아이들의 마음이 어려울 때 다른 강사들에게 도움을 받곤 한다. 아직까지 좌충우돌 새내기 강사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들여놓은 마을강사의 길이 스스로도 제법이다 싶다.

 

언제인가 마을강사 수다 활동 중 연꽃 생각카드를 고른 적이 있다. 마을 강사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돈 버네, 자유롭네하지만 그동안 책먹는 여우들 강사들을 보면 늘 우아한 백조의 바쁜 두 다리처럼, 아름다운 연꽃의 아래에 더러운 물 속에서 버티고 있는 연근처럼 많이 노력하는 그들을 본다. 열정적인 강사들 덕분에 많이 배우고 부족하지만 늘 지지해 주는 마음에 감사할 뿐이다.

 

또한 지역의 어른들에게 배우고 동네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또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것이 많다. 그리고 마을강사단들과 함께 마을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소박하지만 주고받는 이야기 속에 마을의 발전과 미래가 있음을 안다.

 

하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만 열린 모습, 아는 사람만 아는 마을의 활동이 매우 아쉽기도 하다. 마을의 활동을 학교에서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