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직장 따라 온 시흥 정왕본동의 2005년도는 쓰레기로 넘쳐있었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고향 강원도와 달리 공기는 물론이고 공단에서 넘어오는 냄새, 물에서 나는 흙냄새등등은 심한 입덧을 유발하고 적응하는데 힘이 들었다. 자연환경에 살짝 예민한 부분이 있는 탓이기도 했다. 빽빽한 바둑판 모양의 골목에서는 길을 잃기 일쑤였고, 한국 가게들이 많았던 본동은 점차 중국 가게들로 덮였다. 시장의 떡집도 닭갈비집도 사라지고 없다. 이렇게 저렇게 살다보니 그래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넘쳐나던 쓰레기도, 공단에서 넘어오던 악취도, 사람들도 모두 줄어들거나 사라지고 북적거리며 살고 있다. 마을의 적응은 엄마 정경미를 마을활동가 정경미로 작은 변화를 주고 있었다.
‘아이 품은 마을’을 함께 시작한 정경미씨는 군서고 학부모회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학부모다. 딸은 고등학생이고 아들은 정왕중에 다니고 있다.
첫 아이라 궁금했던 학교 선생님을 보러 간 것이 학교에서 봉사활동하게 된 첫 단추가 되었다. 큰 아이 학교 위주로 학교 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 품은 마을’은 정왕복지관에서 마을에서 아이들과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단체를 만들고싶어해서 참여하게 되었다. 초대회장이 오경순씨다. 활동하고 있는 아이들은 5명으로 초등 5. 6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고1, 고2 청소년이 되었다. 학부모수다방 참여도 김현숙 군서고 학부모회장과의 인연으로 하게 되었다. 나서서 하기보다 부탁을 하면 들어주는 편이라 수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학부모 수다방은 돌아다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참여한 다른 학부모들에게서 얻는 학교 소식이나 정보들이 유용하긴 하다. “마을 일에 그렇게 관심이 있지는 않아요. 주위에서 자꾸 끌어들이니까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건데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는 자유직업이어서 봉사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가지고 있는 역량이 크지 않아서 잘하고 있는건지 앞으로도 잘 할지 의문이예요.” 정경미씨의 마을활동 서사는 이렇게 소심하게 시작했지만, 점차 그의 능력을 눈여겨 본 이들의 맞손으로 큰 역할을 하게 될 것 같다. 지역에서 바뀌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고 제안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절반 이상이 다문화 아이들이었다. 특별활동 지원 예산을 보면 다문화 아이들 위주다. 다문화 아이들 위주로 예산이 떨어지니 그 예산으로 덩달아 내국인 아이들이 혜택을 받는 느낌이다. 차지하는 숫자 때문에 그렇다고는 하지만 과연 이 현상이 옳은 것인가 하는 자문을 하곤 한다.
그렇다면 학교 활동에서 학부모 역할을 할 당사자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언어의 장벽이 있어 한계가 있다고는 하지만 언어가 가능하고 아이의 학교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가 점차 많아지고 있으니 그들을 교류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일에 적극적이어야 할 것 같다.
자발적으로 뭔가를 하기 위해 활동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하겠다거나 하고 싶은 건 없지만 하자고 하면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 그냥 상황과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며...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사)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YOU'는‘사람’을 지역의‘자원’으로 발굴,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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