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 칠순을 맞아 외가쪽 식구들과 조촐하게 한가한 한 끼를 위해 이곳 오투팬션을 찾았다. 요란하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가족들, 먹는걸 좋아하는 가족들, 바깥바람 쐬는걸 좋아하는 가족들, 더불어 바다가 보이면 좋겠다는 엄마의 주문에 오투팬션이 적격이다 싶어 답사도 하고 예약을 했다. 1박이 아니어서 팬션을 예약하는 것은 아니고 데크에서 고기만 구워먹고 싶다는 주문을 휴가철을 맞이해서는 예약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예약이 없었다는 이유로 흔쾌히 잡아주신 사장님께 참 감사하다.
전날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걱정은 됐지만 비를 피해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공간도(막혀있는 공간이라 답답하긴 하지만) 있고, 천막을 친 상태에서 지냈어도 나름의 운치는 있었으리라. 바다가 바로 코 앞에서 펼쳐져있어 비가 후두둑 내려준다면 차라리 덥지않고 좋았으련가?
서울에서 일산에서 김포에서 모인 가족들은 약속한 시간 안에 속속 도착했다.
물때는 '조금'때로 뻘 중간까지는 물이 차 있었고, 꼬맹이조카가 이모할머니 손 잡고 멀리까지 나가 게 한바가지 잡아왔다. 전날 투숙했던 이들은 저 멀리 보이는 검은 섬까지 가서 조개 한 대야 캐왔다고 하니 다음번엔 하룻밤 묵어 조개 가득 잡아 조개탕 끓여먹어야겠다.
주인부부가 직접 키운다는 상추,쑥갓,깻잎,호박,옥수수등... 유기농 야채들이 식탁위에 올라왔다.
20명이 먹고도 남을 정도로 손도 크신 주인아주머니는 큰 소쿠리에 가지런히 쌈을 준비해주셨다.
엄마 칠순기념 차 가족들이 모이는거라하니 주인아주머니께서 떡을 준비해줄까요 아님 잡채를 해 줄까요 하신다. 데크를 빌리는 비용은 숯 두개 포함해서 50,000원씩 두개였는데, 1인당 20,000원씩 하면 밥, 국, 목삼겹, 반찬등은 다 준비해주신다고 한다. 20명 분 음식 준비하려면 밥, 국, 고기, 반찬들, 1회용품등을 준비하면 비용도 비슷하고 또 준비하느라 모두 힘드니 1인당 20,000원으로 예약을 했었다. 이모가 떡케잌을 준비하니 잡채를 해달라고했다. 물론 잡채는 메뉴에 들어가있지않은 주인아주머니 속깊은 배려였다. 칠순모임이라고 하니^^
다들 너무 맛있다고 고기보다 먼저 잡채를 먹었다.
배춧국인데 고기와 해물과 잡채로 인해 밥이 많이 팔리진않았다.ㅎㅎ 그런데 집된장으로 만들었다는 배춧국, 진짜 맛있었다. 된장이 맛있는 된장국이었다. 우리 어머니가 만들어주시는 된장외에는 인정한 적 없었는데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주인아주머니의 음식솜씨는 엄마의 솜씨처럼 맛깔스러웠다.
반찬도 여러가지가 나오고 직접 만드신 쌈장은 일품이었다.
우리가 별도로 준비해간것은 약간병의 술과 음료, 수박,꼬맹이들을 위한 수제소시지, 건포, 해물이 전부였다.
사장님이 준비해주신 목삼을 숯에 지글지글 굽고있다. 역시 고기는 철망에 구우면서 먹어야 제맛^^
해물을 보면 소주한잔 생각나는 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깡마른 내 동생, 정말 많이 먹는다. 그래도 살 찌지않는 얄미운 가시내다. 울 이쁜 막내여동생~
건장한 청년이 된 동생들과 술 한잔 하니 세월이 참 신기롭다. 나 결혼전까진 이 식구들이 주마다 우리집에 와서 놀았었는데 어린시절 함께 큰 우리들 이제 삼십을 넘기고 사십을 넘기고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사회생활 건강히 하고. 착하고 건실한 청년들이다. 오른쪽은 하나뿐인 우리 오빠~
오늘의 주인공 엄마와 할머니 돌아가시고나서 더 애틋하게 뭉쳐다니는 이모들. 꼭 돌상처럼 차려진 케잌과 함께 한 후식시간에 7개의 초도 함께 끄고 케잌커팅도 하면서 달디 단 과일을 모두 함께 먹었다.
원래는 이 거실방 사용하면 안되는데 날이 몹시 더우니 특별히 쉬었다가라고 제공해주셨다. 푸짐한 상차림과 거실까지 내어주시고 너무 감사해서 약속한 금액외에 뭐라도 해 드리고 싶을 정도였다.
엄마. 칠순추카추카!~~~ 울 엄마 젊었을 때 진짜 이뻤는데....^^; 아프지만마셔요~~ 쓰러지지만 마셔요~~
동생들 중 제일 막내 잘생기고 키크고 멋있는 우리 훈이~ 2년전에 일하던 곳에서 정규직 됐다고 무척 좋아했었다.
오투팬션은 1층의 거실이 매우 넓고, 넓은 창 밖으로 바로 앞의 바다를 볼 수 있으며, 칸칸이 온돌방이 정겨운 내 집처럼 나뉘어져있다. 주차시설은 앞에 보이는곳과 건물 뒷편에 더 넓은 공간이 있다.
2층은 투룸과 원룸이 있는데 방마다 취사시설과 방, 화장실등이 완벽히 구비되어있고, 전망은 매우 좋았다. 금액은 주인과 직접 통화해서 조정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주인아주머니의 음식솜씨가 일품이었고, 야채며 된장등이 직접 농사 지은 유기농에 집된장이어서 맛있고 쌈장 또한 기가막힌 맛이었다. 꽃게장은 아이들이 더 잘 먹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이모들은 추석연휴를 여기서 보내고 싶어한다.
위치는 영흥대교 건너기 바로 전 좌측에 있고 주소는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선재리 636-1
[문의: 010. 6219. 6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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