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암해수욕장이기보다는 추암촛대바위로 더 많이 알려진 동해의 관광명소 중 하나인 추암촛대바위.
사람이 몰리면 여지없이 들어서는 숙박업소와 음식점의 난립으로 주위경관은 자연의 넓이를
막음과 동시에 줄여버린다.
그저 눈을 장대한 바다와 기암을 이루는 바위에만 머물르게 해야 하는 것인가...
바위에 오르기 전 겨울연가 촬영지인 연리지에 들러본다. 추억을 삼기에는 너무나 손길 안 댄 무관심이 차 한잔 마시고 싶다는 생각을 들지 않게끔 만드는 카페다.
분재하나 화초하나에 작은 사랑 하나 들여다보아 준다면 작은 카페의 운치는 바다와 어우러진 소소한
그림이 될터인데 아쉽다.
촛대바위를 보고자 오르려는 초입에 오래 된 목조건물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다.
해암정! 호기심에 홀로 다가가 해암정의 정체에 대해 알아본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3호로 지정된 해암정은 고려 공민왕때 삼척 심씨의 시조인 심동로가 벼슬을 버리고 이곳 추암에 살면서 지은 정자로 후학양성과 풍월로 여생을 보낸 곳이라고 쓰여있다.
왼쪽의 해암정 글씨는 심지황의 글씨이고, 가운데 해암정은 송시열의 글씨이며
오른쪽의 석종함은 정철의 글씨라고 한다.
온전한 건물 그대로는 아니고 재건의 아픔을 겪었으니 그러하여도 빼어난 주변의 경관에 파묻혀 공부와 풍월로 세월을 보내니 이 곳에서 살았을 그 시대의 마음가짐이 알고도 남음이다.
우암 송시열은 이곳의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풀은 구름과 어우르고 좁은 길은 비스듬히 돌아든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한다.
또한 한명회는 추암 일대의 절경에 '미인의 걸음걸이'를 뜻하는 '능파대'라 이름 지었다고도 전해진다.
촛대바위 아래를 세게 후려치는 강한 포말은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참으로 기암이다. 밤새 배 타고 떠난 정인을 기다리다 어둠이 무서워 촛대로 변한 것인가...
그저 바라만보아도 기암괴석과 어울리는 바다의 소리는 서로를 의지하고 사는 듯하다.
장엄하기까지 한 바다를 보니 문득 세월호 안에 갇힌 아이들이 떠올려진다.
바다 밑... 수면 위는 아름답지만 바다 밑은 공포였으리라....
그리고 잠시 감정을 억제한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여유가 누군가에게는 사치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으므로.
조금은 무거운 마음이 되어 모두가 말없이 바닷길을 끼고 삼척으로 간다.
해안가도로 드라이브의 맛은 뒤로 하고....
이제는 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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