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폭우!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어야했던 청주시.
도로는 잠기고 상가와 주택은 침수됐습니다.
80% 복구가 진행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현장은 생각보다 훨씬 처참했습니다.
무슨일 있었냐는듯이 평화로워보이는 골목이
불과 며칠 전까지만해도 물바다로 골목에 가득했습니다.
정화조가 역류해 집과 도로는 불쾌한 냄새가 지금도 가시지않고 있습니다.
골목과 집마당에는 버려진 폐자재와 젖은 가구를 말리기 위해 세워놓은
가재도구로 그날의 참사를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최악의 물난리를 겪은 청주시민들에게 작은 힘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시흥시민들이 움직였습니다.
이미 전날 4명의 장정은 1박2일 일정으로 도움을 주고 올라갔고, 22일(토)에는 8명이 이른 아침 서둘러 2시간 30분 거리를 달려갔습니다.
청주시청 청소행정팀장의 안내에 따라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저지대의 주택가. 낯선 곳이지만 사람 사는 세상 매한가지인 우리네 삶 속에서 이웃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시흥의 봉사단체에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시흥시자원봉사센터의 지원으로 조끼와 밀짚모자, 수건등을 받아들고
수해 현장을 찾은 '시.소'팀은 배정 된 상가와 주택을 돌며 무수히 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첫 배정받은 집을 찾아가기 위해 걸어가던 중 어느 상가의 주인 할머니가 불러세웁니다.
안에 있는 물건들을 밖으로 내어 달라는 것입니다.
"여기 이만큼 찬거야, 물이..."
김치냉장고에 그날의 흔적이 가로줄로 나 있는 것을 가리키며 말합니다.
식당의 모든 집기류는 밖으로, 안으로 나뉘어 겹쳐 쌓여있습니다.
장사를 해야하기에 하루라도 빠른 복구를 해야하는데 할머니 혼자서는 벅차보였습니다.
"무서워 무서워~ 물이 막 들어오는데 물이 그렇게 무서운 줄 몰랐어".....
골목 가득 물바다를 이루었다는 곳.
그 첫 번째 집으로 들어갔습니다다.
바닥을 깨야한다고 합니다. 안방 바닥은 밟으면 꿀렁거렸고, 주방바닥은 굴곡이 져 있습니다.
손주들은 모두 다른 집으로 보내고 부부는 난리통에 얼이 빠져 있습니다. 대문앞에 세워두었던 3년 된 트럭은 둥둥 떠 폐차 시켰습니다. 그나마 건넌방에서 쪽잠이라도 잘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합니다.
'시.소' 남자 4명은 해머로 안방의 콘크리트 바닥을 깨고 있는 사이
여자 4명은 화분이며 살림살이들을 밖으로 또 옥상으로 나릅니다.
남자들이 해머작업을 하는 동안 모퉁이를 돌아 옆집으로 가니 집 전체가 뼈대만 남아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어느 하나 남아난 것이 없이 모두 내버려야 했던 아까운 살림살이들.
비에 젖어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집을 말리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경황이 없어 미처 다 뜯어내지못한 벽지를 여자들이 모두 뜯어주었습니다.
거실의 반을 차지한 빗물, 역류해 들어 온 야속한 물은 순식간에 모든 평화를 앗아갔습니다.
그리고 사랑 받으며 함께 살던 애견도 폭우에 실종되어 애타게 찾는 전단지도 붙여져있습니다.
맨손으로 해머 작업하는 것은 무리가 따라 오후 지원팀과 교대하기로 하고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내덕1동 주민센터에서 지정 해준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준비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시.소'팀은 한 집이라도 더 도움을 주기 위해 부랴부랴 세 번째 집으로 갑니다.
수해가 나고 집주인으로부터 내쫓길 위기에 처해있다는 한부모 가정입니다.
그러나 또다시 들려오는 비소식에 이미 내놓았던 가구를 군인들에게 부탁하여
안으로 들여다놓았다고 합니다.
수해를 입어 상심이 큰 집인데 나가라고 하는 건 무슨 경우인지...
어머니는 그날의 참상이 담긴 사진을 문자로 여러 장 보내왔습니다.
26년만에 처음이라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끝이 보이지않는 복구는 암담하기만 합니다.
"어떻게요.... 힘내세요"라는 말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미안할 정도입니다.
갑자기 대문을 타고 넘어 들어오는 빗물에 가재도구 챙길 사이도 없이 2층으로 피신해야만 했다는 한 주민은 모든 아끼던 것들... 화분이며 살림살이들이 흙탕물에 잠기는 것을 그저 위에서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5년 정성들여 키운 다육이들도 모두 떠내려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간 집은 이삿짐 나르기였습니다.
오래되어 낡은 집은 이번 수해로 세입자는 복구의 의지보다는 이사를 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그날의 수해는 너무나 끔찍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그날의 참담함은 더이상 살 던곳에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을 가시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나마 높은 곳으로 이사하니 수해 입을 염려 없어 안심을 하시려나...
슬픈 이사인 것 같습니다.
신동호행정팀장은 "현재 청주시의 수해 피해는 80%정도 복구 된 상태이며, 피해 침수지역에 대해서 매일 군 병력과 자원봉사자 인력을 하루에 200여명 정도 투입해서 개인 주택에 대한 침수 피해 물품등을 정리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또한 "피해복구 비용 또한 시장님의 특별지시로 피해 신고서를 토대로 지원 예정 되어있으니 주민 여러분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들과 같이 피해복구에 힘써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합니다.
신동호팀장은 주말이라 오기로 했던 봉사자들이 많이 오지않아 한군데만 더 가주면 안되겠느냐는 요청을 해옵니다. 지하 상가인데 전체가 다 침수되어 안에 있는 물건들을 빼내달라는 일이었습니다.
지하상가는 다방으로 꽤 넓었습니다.
그래도 담근 술은 건졌다고 다행이라고 합니다.
고향이 목포라고 소개하는 다방주인아주머니는 구수한 사투리속에 한편 깊은 시름을 내뱉습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나..."
목포에서 청주로 이사온지 30년 되었다는 아주머니는
살다살다 이런 물난리는 처음 겪어본다고 말합니다.
물건만 빼면 되었는데 온김에 물 먹은 벽지 좀 뜯어달라고 요구합니다.
시.소 회원들은 꼼꼼하게 천정까지 뜯어주었는데 맞은편 공간까지 다 뜯어달라고 또 요구합니다.
물이 닿지않아 말라있는 곳은 초배지만 남겨놓고 뜯었더니 다 뜯어달라고 합니다.
하루 중 가장 오랫동안 가장 많은 일을 했는데 투덜거리는 아주머니...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제일 상심이 큰 피해당사자니까.
그 마음까지 어루만져주어야 하는 것이 봉사자들의 의무이니까 말입니다.
혼자 어두운 지하에서 가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고 벽을 더듬어 비상구로 가야했던 그 공포심.
3개의 문에서 쏟아지는 물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었으니 기가 찬 심경...
이해하고 격려하고 다독여야지않겠습니까...
물먹은 신문지며 박스를 맨손으로 접어 정리하는 할아버지가 보였습니다.
할아버지 집은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보는 것조차 힘겨운 대답을 강요하는 것같아
옆에 가만이 앉아 할아버지 하는 양을 하염없이 보기만 합니다.
일이 끝이 보였습니다. 이제 시흥팀들도 철수를 할 때입니다.
일을 할 때 몸을 사리지않는 모습을 보면서 겁이 덜컥 나기도 했습니다. 저러다 탈 나는것은 아닐까... 오히려 살살하라고 만류할 정도니 어떤 일을 맡길 때 믿을 수 있겠구나 하는 신뢰는 쌓였습니다.
김보경(시흥의 빛과 소금 총무, 49세)씨는 시흥에서 청주까지 내려가 봉사를 하는 이유에서 대해서 "갑작스런 폭우로 아픔을 겪은 청주의 수해 피해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나누고자 휴일을 반납하고 내려온 것"이라며 "내 시간을 할애해서 하는 봉사니만큼 즐겁게 한결같은 모습으로 봉사를 하자는 마음을 갖고있다"고 말했습니다.
살아가면서 사회에 꼭 필요한 요소가 되고자 발대하게 된 '시흥의 빛과 소금'은 짧은 활동경력에 비해 매우 활발한 봉사활등을 하고 있는 팀입니다.
기관은 물론이고 별도의 후원없이 임원 및 회원들의 회비로 한 달에 두,세번 정도 짜장봉사를 합니다. 봉사 대상자는 독거어르신, 새터민, 이주민, 장애인 시설의 어린이, 어르신이며, 현재 회원은 55명입니다.
한편 '시.소.'팀은 지난 소래포구 화재당시 짜장차를 가지고 가 이재민들과 봉사자들에게 약 800여명분의 짜장을 제공해주기도 했습니다.
계곡물이 불어 계곡 위의 민박집과 마트, 평상, 도로들에서 모두 침수 된 상흔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습니다.
26년만의 침수, 취급하는 약초들을 건지기는 했으나 판매까지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복구기간은 한달정도 걸리고 그로인해 여름장사는 포기상태라고 하니 나무에 걸쳐진 찢어진 비닐들이 그날의 참담함을 고스란히 흔적으로 남겨놓았습니다.
다각도로 피해 당사자들에게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으니 모두들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여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어려울때 하나됨의 저력을 보이는 우리나라 대한민국! 당신들이 있어 기운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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