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한복판은 매우 따가왔습니다.
그 따가움은 아늑한 산들공원에서 가을감성으로 녹아내렸습니다.
감성 가득했던 십대시절, 작은 엽서에 사연을 적어 좋아하는 라디오 DJ에게 보내면 스피커를 통해 읽혀지던 두근거림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대신하지요.
비록 손글씨로 꾸며진 엽서는 아니지만 모니터를 통해 올려진 글들은 그때의 감성을 담아내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백영규의 가고싶은마을'(이하 백가마) 라디오 방송으로 보내진 청취자들의 마음글들이 산들공원 일원에 전시되었습니다.
가을바람에 산들거리는 글들은 산들공원을 찾은 이들에게 가을감성을 안겨주었고,
이날의 공개방송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자리를 차지한 주민들은 소풍 나온듯 맛있는 먹거리를 들고 와 시간을 즐깁니다.
지난 7일, 토요일 오후7시, 경기도 시흥시 군자동 산들공원 야외무대에서는 시흥시, 시흥시의회가 주최하고 경인방송이 주관하는 '백영규의 가고싶은 마을' 라디오 공개방송이 진행되었는데요, 좀 더 색다른 공연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었던 백영규촌장은(청취자들이 부르는 애칭)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청취자들이 보내온 사연들을 전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팬클럽문화를 바꾸고자 공개방송을 찾은 청취자들에게 커피 및 음료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수익금을 해당 지역의 소외계층에 후원하는 것입니다.
[정대화동장과 백영규촌장]
이날의 후원금은 군자동행정복지센터 복지팀의 임수지주무관이 추천한 소녀가장 고등학교2학년 서모양에게 전달될 예정인데요, 좋은 일에 써달라며 인천의 모기업체 대표와 시흥시여성단체협의회가 금일봉을 전해오기도 하였습니다.
[군자동행정복지센터(동장, 정대화)의 임수지주사는 모금된 금액을 1%복지재단을 통해 해당 여학생에게 전달했습니다.]
전정수 월곶동주민자치위원장도 일일 판매원(?)이 되어 탁월한 장사수완을 벌이며 웃음과 함께 많은 모금액을 모아주었습니다.
'백영규 콘서트' 기획이 라디오 공개방송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분들이 수고를 해주었는데요, 늘 뒤에서 교통통제에 애써주는 군자동 자율방범대와 어머니방범대원들, 이른 아침부터 필요한 장비들을 챙기며 궂은 일 도맡아 해 준 군자동행정복지센터의 반장님들
, 휴일을 반납한 채 출근하여 준비를 도운 직원들. 그리고 백가마 팬클럽. 주민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의 마음이 합해져 군자동 산들공원에 또 하나의 문화역사 흔적을 남겼습니다.
산들공원이 어두워졌습니다.
Kansas의 Dust In The Wind를 팝아티스트 윤준의 서정적 음색이 잠시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모든 것은 바람속의 먼지일뿐인데 우리는 무엇에 그리도 분노하며 살아가는지...
기타줄의 튕김 하나하나가 가슴을 후려치며 시간 속에 나를 들여보내는듯 합니다.
............
군자동에는 문화를 아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정대화동장과 장재철의원, 그리고 든든한 뒷힘이 되어주는 이도수회장이지요.
[군자동의 주요 인물들...좌측부터 김흥철자방대장, 장재철의원, 김설희총무, 이도수회장, 정대화동장, 윤혜열적십자위원, 장석일바르게살기위원장]
정대화동장은 도일시장과 산들공원에서의 문화활성화를 위해 문화기획 전담 기간제근로자를 영입했는데요,
도일시장활성화를 위해 기획장터를 벌이며 시장 상인의 '인간극장' 출연을 통해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하였고 산들공원에서의 공연등은 차별화 된 문화 콘텐츠로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에게 문화의 깊이를 더해주었습니다. 산들공원에서의 마지막 행사가 되는 경인방송 '백영규의 가고싶은마을'로 필자의 역할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재미있게 즐기며 일했던 지난 2년여였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또한 해야 할 일도 다 마쳐놓았기에 아쉬움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날의 라디오 공개방송 행사는 꽤 큰 의미로 2년을 정리하듯 다가옵니다.
김설희 총무가 사온 기네스를 마시며 공연을 즐기고
주민들과 또 백영규촌장의 팬클럽, 출연진들의 팬들과 산들공원의 아늑한 공간에서 함께 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많은 주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박강수. 그녀의 팬들도 많이 오셨지요. '가을은 참 예쁘다'를 들을때는 예쁜 가을 속 어딘가에 내가 떠있는듯 하는 기분도 들었는데요,
녹화가 진행되면서 깜짝 이벤트가 잠시 있었습니다.
생일을 맞은 이에게 편지 낭송을 하는 겁니다.
생일자는
백영규촌장을 늘 옆에서 도움 주고 있는 정길용기자입니다.
54번째 생일이라고 하는데요,
출연진들도 모두 형님이라고 호칭하는군요^^
여전히 애절한 음색 보이는 채은옥의 '빗물'은 가슴을 후벼내었습니다. 함께 나이들어가는 이들의 마음속에 간직되어있던 채은옥의 주옥같은 노래는 그시절, 그때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매일 들어도 좋은 백영규씨의 '슬픈계절에 만나요'는 가슴을 아리게 만들고 삶의 애환을 표현한 '술한잔'은 이 시대 가장의 등을 바라보게 합니다.
이날의 최고 인기그룹, 5인조 팝페라 '엘루체'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팝페라계의 아이돌처럼 준수한 외모에 풍부한 성량이 산들공원 전체를 에워쌌습니다. 청중은 환호했고 필자 또한 넋놓고 보았습니다^^*~
이 어찌 넋놓고 보지않을 수 있겠습니까... ㅎㅎㅎㅎㅎ
마지막 순서로 나비드밴드의 열정적인 락이 이어졌는데요,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소리와 비트 강한 드러머의 멋진 콜라보가 단연 돋보였습니다.
지치거나 갈라지지않는 목소리. 역시 가수는 가수네요.. 라는 말이 방청객사이에서 나온것은 안비밀입니다^^
꾸미지않은 진솔한 입담을 자랑하는 백영규촌장의 음성은 프로그램의 특성과 어우러져 소소한 감성으로 청취자에게 다가갑니다. 또한 '백가마'에는 청바지와 통키타로 대변되는 7080 포크시대의 향수가 잔잔하게 깔리는 편안함이 있습니다.
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에서 그의 진정성은 존경과 본받을 마음이 절로 들게 합니다.
군자동은 그동안 시흥 문화의 선두주자로 활발한 문화행사를 주도해왔습니다. 과하지않은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기도했고 극히 평범한 행사도 치러냈습니다.
문화는 한번에 정착이 될 수 없으니 일회성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문화는 서서히 젖어들면서 흠뻑 취해야 비로소 문화생활을 즐긴다 할 수 있을것입니다.
지속적인 문화향유, 이를 위해 분투하는 문화예술계 사람들. 그 고독한 치열함을 알기에 더욱 그들을 존중합니다. 문화는 다양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문화를 진정 즐길 줄 아는 이들은 일상에서도 업무능력에 탁월함을 보입니다. 우리는 매일 반복되는 쇳빛 쳇바퀴 속에 무표정한 얼굴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감성이 있기에 더욱 아름답게 돋보이게됨을 우리는... 압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어느새 비집고 들어온 가을, 그리고 가을이 내어주는 감성.... 문화는 나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나만의 '감성'입니다.
그동안 군자동에서 행복했습니다. 군자동과 함께 커나갈 수 있게 믿음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지난 2년 여를 정리하고 새로운 2년 후를 준비합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다시 만나요...*^^*
*녹화방송은 오는 10월 15일 일요일 경인방송 90.7mhz 오후 4시~6시까지 방송됩니다. 많은 청취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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