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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자마을이야기

도일문화마당- 그 마지막 이야기

  


2015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어느 겨울날.

군자동주민센터의 터줏대감(?)이 되어있는 총무에게 제안을 받았다.


"내년부터 군자동에서 문화관련 사업을 할건데 와서 해줄 수 있겠어?"


얽매이는것이 체질에 맞지않던 나로서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도일시장을 전통시장으로 만들고 싶다는 평소의 생각도 있던터였는지라 결심했다.


해보기로...



그렇게 시작 된 '도일문화마당'은 정대화동장님의 지휘아래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2016년, 지역주민들과 함께 한 벼룩시장에 공연을 입혀 도일시장을 알리는 작업에 들어갔다.


도일시장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주민들도 많았기에 그래서 도일시장의 변화는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도시재생의 변화에 힘입어 시장에 '맛집'을 찾아 입점시키고 꾸준한 홍보에  따른 방송출연으로 도일시장은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또한 공정여행의 대상지로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 2017년, 도일시장은 빠른 변화를 보였다.


슬럼화되었던 수 십년 세월의 먼지를 털어내고 도일시장은 '재래시장의 부활'이라는 소제목처럼  일어나게 된것이다.

여타 재래시장과는 다른 열악한 조건과 환경의 도일시장은 '문화'가 있는 시장으로 기획되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2018년은 '도일시장 정착의 해'  가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전통시장으로 등록이 되어야 지난 2년간의 수고가 헛되지않을 것이다. 잊혀지는것은 순식간이다. 지속가능이란것은 어려운 과제에서 누군가의 관심과 노력과 희생이 필요함을 우리는 이미 안다. 그러므로 이젠 더디가서도 안되고 더디 갈 필요도 없는것이다. 사람은, 시간은, 우릴 위해 기다려주지않으니... 지금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시기일지도 모르겠다.


도일문화마당이 끝난 지금. 이제 남아있는 겨울동안 잊혀지는 도일시장이 되느냐 기억하고 찾는 도일시장이 되느냐는 매우 혼란스러운 현실이 될 것이다.


그 짐은 앞으로 만들어지게 될 상인회의 몫이 될것이고, 추운 겨울, 도일시장 안으로 사람들을 오게 하는 무언가를 만들어내야한다. 하지만, 이미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는 알고 있다. 다만 의지의 문제일뿐.



지난 9월 8일, 이름도 찬란한 '불금' 오후 6시부터 도일시장 첫번째골목에서는 도일문화마당의 마지막 기획장터, '문화가 있는 도일시장' 시장상인 및 주민, 그리고 관계자들과 함께 성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군자동행정복지센터가 주관하고 비채나협동조합(마을카페50)에서 통돼지바비큐를, 시흥시 문화예술과에서 화들짝콘서트를 지원해주었지요.. 


  


바비큐와 잘 어울리는 레드와인 '까베르네 쇼비뇽'이

 음악과 함께 하여 더욱 풍미 가득한 와인으로 도일시장의 밤을 더욱 빛내주었습니다.



이 날 바비큐는 도일시장 상인들과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었는데요, 무섭게 팔려나가(?) 100kg짜리 바비큐가 1시간만에 동이 나버렸습니다. 소래산통돼지바비큐(장곡동소재) 대표님이 순대를 서비스로 주어 다행이었습니다^^;

 

  


군자동 행정복지센터 복지팀이 모두 나와 음식을 담아 주민들에게 나누어주는 수고를 해주었네요...



이날 행사에는 의미를 담은 셀러들이 참여했습니다.


  


시흥아카데미 최고의 인기 강좌였'꽃차학교'(낮에는 꽃차카페를 운영하고 밤에는 수제맥주를 파는 가게를 오픈했다고 하는데 자세한 정보는 다음에 알려드릴게염~^^*)



우리 전통술 제조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전통주학교'에서 결성한 '시흥텃술' 동아리에서는 전통주와 부추전을 준비하였습니다. 이거 은~근 셉니다~


  


직접 농사지은 농부장터의 아로니아도 함께 하였습니다.



주민들은 가족과 함께 도일시장을 찾아 '문화가 있는 도일시장' 즐겼고



와인과 전통주로 기분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2년동안 도일문화마당과 함께 했던 셀러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도일문화마당과 함께 했던만큼 생겨났을 애정으로 내년을 조심스럽게 또 부탁드려봅니다.



서울예대 학생들이 지난번 벽화그리는 경비할아버지에 이어 이번에는 도일시장을 찾아 시장풍경을 영상에 담습니다.



그리고 주말마다 오이도포구에서 만날  수 있는 최광근작가의 자리도 한켠에 마련했지요... 팔랑거리던 수염을 말끔히 밀고 와 전혀 다른 사람인듯 몰라보았습니다. 이 핸섬한 얼굴을 덥수룩한 수염으로 가리고 다녔다니...;;;;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면종과장님, 장재철의원님, 이해규국장님 그리고



권숙팀장님.... 도일문화마당 마지막 행사를 기분좋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어 감동 받았지요. 꼭 와주었으면 했던 이가 오지않아 살짝 실망하여 아쉬웠지만....;;;;



시장골목의 생기있는 변화는 상인들로부터 시작되어야합니다. 그래야 시장다운 모습이 보여집니다. 시장을 지키는 이는 상인이고 상인을 지키는 이는 주민이며 상인과 주민을 지키기위해 행정이 뒷받침해준다면 더없이 좋은 모습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화들짝콘서트처럼 말이지요...



경기도 시흥시 문화예술과에서는 화들짝콘서트라는 것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시민이 원하는 의미있는 곳에 찾아가서 그야말로 갑자기 짠~ 하고 나타나 멋진 공연을 해주는 것입니다.


7인의 팝페라가수들은 어둑해진 도일시장 골목에서 멋진 하모니로 멋진 밤을 선사해주었습니다.



팝페라와 와인이 있는 시장골목의 밤.

출연진들은 공연이 끝나도 자리를 뜨지않고 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함께 하였습니다.



"이런 장소에서의 공연은 처음인데요, 도일시장이 이렇게 멋질줄 몰랐습니다.

너무 좋고 군자동 주민들의 수준이 높은데서 또 놀랐습니다."



군자동의 문화는 이렇게 스며들어 정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일시장. 무수히 많이 입에서 나왔던 이름. 최선을 다하고 열정을 쏟았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다만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만 안고 있을뿐.



우리가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것은 도일시장보다 과거 도일시장에서 함께 추억하고 시대를 살았던 그때그시절, 도일시장안에서 성장한 그들의 삶일것입니다. 그 기억들이 사라지기 전 우리는 화려했던 도일시장을 기록하고 이어나가야 합니다. 역사를 기록하고 보존하여 후대에 알리는 것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중요한 작업입니다. '역사를 잊은 그대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대금으로 표현 된 '장녹수'와 '초혼'의 깊은 울림과



적당한 취기에 기분 좋아진 주민들을 위해 흥겨운 트로트로 행사를 마무리합니다.



2년간 행복했습니다.

어려운 조건의 도일시장이지만 우리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누가 들어오겠어?' 하던 우려는 사라졌습니다.


'뭐라도 하면 뭐라도 된다'


이제는 어떤 시도를 하든 도일시장을 찾아오는 이들은 많아질것입니다.

   


주민이 행복한것은 어쩌면 아주 작은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남은 두개의 시장 골목만 변하면 됩니다. 상인이 변해야 시장이 변한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아무것도 하지않고 바라기만 해서는 바뀌어지지않습니다.


도일시장은 지켜야 할 경기도 시흥시, 소시민들의 삶이자 역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