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순(평생교육사, 49세)씨가 바라보는 정왕본동은 ‘선함’이었다. 은행동 주민이 정왕본동행정복지센터에서 정왕본동의 가치를 심어주고 있었다. 신은순씨는 2017년 평생교육활성화 지원사업으로 정왕본동 행정복지센터를 거점센터로 두면서 평생교육사로 배치되었다.
본 사업은 민간 수행기관인 (사)더불어함께가 사업전반활동을 신은순씨에게 맡겨 정왕본동행정복지센터로 배치시킨 것이다. 2017년 8월에 시작한 사업은 12월을 끝으로 하는 짧은 기간이지만 그가 이루어낸 성과는 매우 알찼다.
“이 좋은 사업이 정책이 바뀌어 사라진다는 얘기가 있다. 다른 형태로 사업을 운영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내년도 사업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6개월간의 짧은 사업. 올해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가시적 효과를 내기 위해 바짝 움직이고 있다.
신은순씨가 맡은 역할은 평생교육사로, 사업의 전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다. 정왕본동 3개의 마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습매니저들이 프로그램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업 추진단들은 전체적인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회의를 진행하고 협력한다.
사업 안에는 거점센터인 정왕본동행정복지센터에서 하는 역할이 있는데 그 중하나가 마을활동가를 양성하는 일이다. 그리고 지역공동체 사업이다. 마을활동가양성과정에는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리더양성과정과 학습매니저양성과정이 있다. 마을강사양성과정에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서 독서심리상담사 과정을 하고 있고 놀이문화지도사 과정은 수료를 마쳤다.
공동체와 관련된 지원활동이라고 한다면 유관단체 즉, 주민자치위원회나 통장협의체, 그리고 청소년지도협의회등에 시민의식교육지원을 하는 것인데 마을에서 공동체가 왜 필요하고 마을에서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시민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마을리더양성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은 지역의 핵심 인력들이다. 통장들이나 주민자치위원들은 마을의 활동가임에도 불구하고 인식을 못하고 있다. 교육을 통해서 활동가로의 인식을 부여하고, 같은 통장이라 하더라도 마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토대로 주민들에게 연대를 할 수 있는 활동가로서의 역량을 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
마을주민과 연대하고 정왕본동의 실재하는 현황을 함께 고민하며 문제점과 필요한 점을 실현해나가는 공동체를 함께 모색한다. 그것에 대한 교육을 핵심 주체인 마을활동가, 유관단체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과정은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며, 만족도가 높다. 사실 그들의 마을에 대한 고민은 없다. 자기필요에 의해서 교육을 받는 것뿐이다. 짧은 기간 동안 마을활동가로서의 기대를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조하는 부분은 있다. 비싼 외부 강사를 모셔 와서 지역의 특성을 모른 채 받는 교육보다는 마을을 잘 아는 이들의 교육을 통해서 마을을 알고 지역의 특성을 알고 경험해 나간다면 그들이 곧 마을의 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자기 성장이고 지역에서는 인력의 활용이며 이 사업의 최대 결과물인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마을강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 바람직하다는 각성이 필요하다. 이런 발굴과 전문성을 갖춘 마을활동가들을 지역으로 유도해내는 것이 신은순씨 같은 사람들의 역할이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교육으로 힘들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자기 성장을 느꼈고 동력을 받았다. 거기에는 조력자가 있었다. 이석현정왕행정복지센터 이석현동장의 관심이다. 마을리더를 양성해서 지속적으로 위원들이 마을에 관심을 갖고 참여를 하여 그 인력들이 마을활동을 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싶은 것이다. 이석현동장도 교육에 참여했다. 이유는 동장도 교육을 받고 뭐라도 알아야 인력에 대한 모색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학습여행을 통해 실질적으로 공동체가 운영되고 있는 마을을 탐방하여 직접 보고, 과정에서 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까지도 공부했다.
정왕본동에는 문화가 없다. 시흥시에서도 경제나 복지, 교육의 격차가 있는 지역이다. 다문화가 밀집되어있고, 3개월에 한 번씩 인구의 유입이 빈번한 곳이다. ‘문화를 만들자!’ 입을 모았다. 정왕본동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정왕역과 맞손동네관리소 세 곳에서 손뜨개 ‘나무옷입히기’행사를 기획했다. 1회성이긴 하나 사람들을 마을 안으로 나오게 하는 문화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마을문화 조성관련해서는 버스킹 공연을 진행했다. 정왕역이 만들어진지 20년이 되었다지만 그동안 무언가를 한 적이 없다고 한다. 정왕역은 정왕동의 관문이다. 그 관문에서 정왕동만의 마을 공연을 해보자하는 기획으로 총 3번에 걸쳐 버스킹 공연을 했다.
신은순씨가 기획한 교육과 활동에는 연대가 있다. 짧은 기간 동안의 사업이다 보니 마을 안에 들어가 사람을 만나서 나오게 하는 데는 시간적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마을의 핵심주체인 유관단체들을 우선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정왕본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정왕본동 중심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을 좀 더 확대해야했다. 정왕동 전체지역으로 넓히니 학습자모집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교육의 취지 설명을 잘 해야 할 필요성은 있었다. 정왕권 안에 속한 각동은 지역에서 같이 어울려야 상생하고 공생한다. 교육받은 것을 다른 동에 가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정왕본동이 안정화 될 때까지는 정왕본동에서 봉사도 하고 사회 환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을 전제했다.
학습자들은 동아리를 만들었다.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사업이란 것이 성과와 목적을 갖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전 사업 설명은 중요하게 전달해야 했다. 동아리의 중요성을 설명하니 3개의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2개의 동아리는 현재 구성 중이다. 구성된 동아리는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싶어 했다. 그 중 ‘하노아’(하루 동안 노는 아이)동아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하노아’는 놀이문화지도사들이 만든 동아리다. 지난 정왕마을 축제에 참여했던 ‘하노이’는 행사장에서 주어진 공간을 활용하여 놀이 시연을 벌였다. 마땅한 놀이가 없는 요즘의 아이들에게 제기차기, 고무줄놀이등 전래놀이를 체험하게 해주고 전래놀이의 기본 틀에 창작을 넣어 새로운 놀이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렇듯 학습을 통해서 본인의 성장과 지역사회 환원 재교육을 통해서 자아를 실현해가고 있다. 뿌듯한 모습이다. 자기성장과 자기실현이 가능한 봉사, 퀄리티있는 봉사의 개념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정왕본동에는 3개의 마을이 있다. 마을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 5명의 요구가 있으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장소는 그 지역의 어떤 공간이든 가능하다. 유휴공간을 이용해서 운영하는데 단지 가르치고 배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동아리 구축을 유도한다. 그들이 곧 마을활동가들이 되어 마을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정왕본동의 특성과 특색은 결국은 양성된 자들의 일자리와도 연결이 된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것은 역량을 더 강화하고 교육 과정에서 동기부여를 하기에 수료를 하고 난 후 “우리를 어떻게 쓰이게 해달라”라는 주문을 해오고 있다. 그의 일환으로 내년도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시행하는 축제매니저 양성과정을 연대해 달라하여 6차시로 기획, 운영할 계획에 있다.
그들은 축제매니저양성과정 교육을 통해 현 시흥의 마을축제를 모니터링하고 좀 더 특화된 본동만의 축제를 만들고 싶어 한다. 우리 마을의 축제를 주민이 직접 테마를 만들어 기획하고 즐기며 뿔뿔이 흩어져있는 축제를 하나로 만들어보자 하는 것이 기획의 취지다.
교육을 통해 그들은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행동이 변화되고 마을 안에서 실천 할 준비가 끝났다. 사실 실천은 하고 있었다. 다만 의식을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바라보는 관점이 어디를 향해야하는지 몰랐을 뿐이다. 그것을 이번 교육을 통해 만져준 것이다. 없는 사람을 발굴하려 뛰어다니는 것보다 있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와 역할을 주어 안정화 시키는 것이 더 낫다라고 생각했다.
정왕본동에 사는 주민들은 선하다. 어떤 의견이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나무랄 일은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마을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그만큼 내 생활이 1순위이기 때문이다. 마을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 부분까지도 가치롭게 봐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오히려 고맙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활동가들이 중간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신은순씨는 정왕본동을 기회의 마을이라고 표현한다.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와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활동가들에게도 강조하지만 활동가들 중에 마을을 변화시키고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다.
‘어렵다, 힘들다’라고만 하면 자신을 성장시킬 수 없다. 그것은 발목을 잡는 족쇄다. 나 자신이 성장을 하고 학습자들이 성장을 하는 것을 보면서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꾸준히 가기를 바란다.
마을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마을에 사는 ‘주인’은 ‘주민’이다. 신은순씨는 정왕본동을 잔잔하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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