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아이들은 내 삶의 원천_사고력독서상담사 조은옥


조은옥(하중동, 46)씨가 시흥에 거주한지는 17년 정도가 되었다. 유년기에 시골에서 자라서인지 당시의 농촌 환경이 낯설지 않았다. 아이가 9살 무렵 시작한 독서상담사 일은 내 아이를 위해서 시작했다. 하다 보니 동아리를 만들게 되었고 활동을 통해 시야가 넓어졌다. 동아리 이름은 사고뭉치. 벌써 10년째 활동하고 있다. 전업주부로 살다 사회에 나오니 가정생활에도 변화가 왔다. 아이들은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절대 지지자가 되었고 함께 사는 시부모님도 배려를 해주며 남편은 기본에 충실하는 한, 외조를 아끼지 않게 되었다. 어느 날, 아이가 물었다. “엄마.. 힘든 수업 왜 해? 그 일 안했으면 좋겠어.”라고.. 엄마를 소유하고 싶은 시간이 적기 때문이었으리라. “좋아서!”라고 답했다. “그럼 해..”라고 지지하면서부터는 수업 준비하다 쪽잠 자면 불을 꺼주기도 하고 엄마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며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기도 한다.

    


사회활동의 시작

처음 참이슬마을학교에서 기반을 다져주었다. 수업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것이다. 처음 40여명 정도로 시작한 독서상담사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떠나고 일부는 공정여행 멤버로 빠지면서 현재 활동하는 메인 사고력 독서상담사는 서,너명 정도다. 그래서 할 일이 많다. 양성과정을 끊임없이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마을에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하기 시작한건 ()더불어함께 정경대표와 만나면서부터다. 정기적인 프로그램에서는 일반아동이 오지만, 소외된 지역에는 배움터의 아이들이 들어온다.

 

전업주부이다보니 늘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서 독서심리상담사는 물론이고 청소년에 대한 공부 그리고 독서에 필요한 기본적인 모든 공부를 확장해서 하였다. 여러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마음을 읽어주는게 가장 중요함을 느꼈다. 단지 글쓰기, 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책을 통해 지식적, 사고력, 창의력등을 심어주지만 아이와 교감하는 것이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내 아이를 통해서 지역의 아이를 고민하게 되었고 무엇을 채워주면 좋을까 늘 연구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내 아이를 위한 것을 배워 써먹어야지, 사교육비 아껴야지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하면 할수록 뭔가 잘못됐다라는걸 알게 되었다. 내 아이는 엄마로서 개입하게 된다. 욕심이 많아진다는 말이다. 내 아이의 교육은 품앗이로 다른 선생님들이 돌봐준다.

 

아이들은 대화를 통해 공감해주고 불안해할 때그 마음을 읽어주면 마음을 연다. 조은옥씨는 아이들과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 힘은 동아리로 살아가는 이유가 되었다. 삶의 돌파구가 되었으며 삶의 원천이 되었다. 이제는 5세 아이들과는 그 수준으로 논다. 행복한 시간이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저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재미있고 즐겁고 뿌듯하다. “성취감이 있어요. 내 말 한마디에 아이들의 눈빛이 변할 때 내가 아직까지 아이들한테 뭔가를 해줄 수 있구나 라는 마음에 더 공부하게 되요.”라고 말하는 조은옥씨는 필요로 하면 언제 어디든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프로그램 커리큘럼은 자신 있다. 10년 세월의 노하우가 들어있으니.


활동가들이 배울 때와는 달리 지역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이유를 물었다.

마을과 함께 그 안에서 나누고 교감하면 성장할 수 있는데 결핍된 정서가 있거나 공동체 의식을 갖지 않으면 힘들어진다고 한다. 약간의 손해는 인정해야하는데 계산이 들어가면 어느 순간 속상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일한 만큼의 보상이 채워지지 않으면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마을에서 아이들을 만나면 많은 것을 느끼고 체감하게 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수업은 3년차에서 갈린다. 그럴 때 함께 하는 이들이 응원을 해주거나 뭔가 할 수 있게 역할을 해 주면 극복하게 된다. 대부분이 아이를 키운지 10년 정도 되어 다시 필요한 것을 배워 사회로 나온다. 모든 것은 변해있으며 생소하고 낯설다. 아이들의 정서도 다르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잠 설쳐가며 활동지를 만들고 워크북을 만드는 것은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혼자도 좋지만 외롭고 힘들다. 동아리로 성장한다는 것은 공동체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똑같은 목표의식이 있지만 회사가 아니기에 때로는 내 것을 내어주거나 교환하기도 하는 공동체마인드가 없으면 버텨내기 힘들다. 지역아동센터 배움터 네트워크는 학교돌보미 사업으로 내년도에 15개로 확장된다. 기회는 많고 혼자보다 같이 하는 것이 응원이 된다.



엄마들의 반응은 어떨까?

지역아동센터와 마을학교의 반응은 다르다. 지역아동센터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그곳에서 교육을 받고 밥을 주고 나쁜 요소들로부터 차단을 해주니 그것으로 만족해한다. 맞벌이를 하는 탓이다. 그러나 마을학교 엄마들은 더 많은 지식을 심어주어 더 똑똑한 아이가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대상마다 접근도를 달리 해야 한다. 욕구가 다르기 때문이다.

 

언제 보람을 느끼나?

일반적인 사교육 받는 아이들보다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에게 더 보람이 크다. 초등학교 5학년 장애가 있는 아이는 글씨를 모른다. 그래도 그냥 들어준다. 자기의 마음을 읽어주니 수업이 끝나면 바로 달려온다. 아이의 눈빛을 통해서 뭔가를 시도하려는 눈치가 보여 뿌듯하다. 정상적인 아이가 장애인인 친구를 좋아하는 모습도 보기에 좋다.

 

그 아이처럼 조은옥씨도 오염되지 않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한다. 아이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많다는 뜻이다.

 

힘들었던 점은?

아이들을 만나서 힘든 적은 없었다. 오히려 집에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주말부부이기에 힘들었던 적은 있다. “밖의 아이들 말고 네 아이 챙겨라고 했던 시부모님이 일이 있으니까 행복해하는구나라는 것을 알아주고, 주말에 스케줄이 잡히면 전화해서 배려해주는 남편이 와이프가 열심히 사는구나하는 것을 아는 것 같아요." 남편이 지지자로 변한 건 3년 전이다. “그런데 신랑이 중요한 말을 했어요.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한 개를 잃어야한다. 어머니가 원하는 것을 감수했으면 좋겠다는 건데, 그것이 어머님, 아버님 점심 차려드리는 거였지요.” 그것만 책임지면 일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남편의 말은 지금까지 실천되고 있다.

 

조은옥씨에게 독서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이란 매개체로 다양한 것을 그 아이가 경험하고 배울 수 있으며 무한한 힘이 되는 동력이다. 교훈적 보다는 사고력이나 정서적으로 다가간다. 아이들의 심리까지 들여다보는 것이다.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고 연구하여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자존감이나 자신감을 향상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집안에 있는 주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각자 분명 잘하는게 있을거다. 자기 성장을 위해 그리고 나의 아이를 위해 나온다면 분명 밖의 세상이 보일 것이다. 안되더라도 도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 첫도전이 결코 쉽진 않겠지만 한번 나온다면 성큼성큼 갈 수 있으니 조금 시야를 넓혀서 그 문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견고한 자기의 틀을 깨고.

 

쉽지 않은 세상에서 좌절하는 분들에게

함께 하는 사람들이 지지해줄거다. 위로하면서 같이 눈물도 흘려주고 온전히 그 사람의 이름을 불러줄 때 우리는 힘이 된다. 우리는 함께 할 때 더 큰 힘을 얻는다. ‘가 아닌 우리가 있기 때문이다.

 

사고뭉치독서동아리에 한마디

우선 고맙다. ‘사고뭉치는 바르게 살 수 있었던 삶의 원천이다. 회원 수는 적지만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므로 지금처럼 앞으로도 승승장구하면서 끝까지 잘 갔으면 좋겠다. 시흥의 소외된 아이들과 더 만나고 지역아이들을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조은옥씨의 미래모습은?

동화구연선생님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