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바보’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본동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젊은 시흥을 주도하고 있는 조은주 청년정책단 주무관을 만났다. 청년들을 전면으로 내세워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동네바보’는 정왕본동을 위해 청년들이 만든 이름이다. 정왕본동을 잘 살펴보면 아기자기한게 많다. 정왕본동의 청소년, 청년들이 같이 교감할 수 있게 재미를 넣어 동네에서 놀아보자, 또래 관계망을 만들어주자,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 했다. 정왕본동에서 내어준 행정복지센터 2층 공간을 감각 있게 꾸며보았다. 주민자치에서 운영하는 헬스장 앞에 아버님, 어머님들이 차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공간이 예쁘지 않았다. 그래서 바꿔보는 작업을 했다.
주민들과 축제도 같이 하고, 이마트 근처에서 정왕본동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할로윈 파티도 열었다. ‘동네에서 놀아보자’ 하는 컨셉과 공감대형성이 주된 목적이었다.
‘동네바보’친구들은 20명 정도로 구성되었다. 청소년과 청년 비율은 반반이다.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한 할로윈 파티는 이마트 로데오거리에서 진행했다. 부스와 천막을 설치하여 할로윈 공포체험을 했다. 오가는 사람들을 참여시켜 재미를 주었다.
여기에 역발상이 있었다. 지역아동센터 친구들이나 아동들은 ‘배워락(樂)’팀에서 공부하는 수혜자다. 공부만 하는 수혜자로만 있지 말고 그들도 나눠주는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워락’팀에는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반, 군서초 아이들 반이 있다. 20여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대학생들에게 학습지도 및 정서지도를 받는데 ‘동네바보’팀이 ‘배워락’팀에게 ‘주는 입장’을 제안했다. 어른이 아이에게가 아닌 아이들이 동네어른에게 드리는 역발상. 반응은 좋았다. ‘배워락’팀은 동네 수퍼마켓, 상인회에 가서 어른들에게 사탕을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동네바보’팀은 정왕본동에서 이벤트를 펼쳤다. 아이들도 좋아했고 참여하는 시민들도 즐거워했다. 아이들이 워낙 재미있게 하니 어른들이 기특해했다. 어느 수퍼마켓에서는 사탕하나 받고 소시지를 주었다. 추운데 돌아다니며 사탕을 나누어주니 ‘귀여워서’라고 한다.
처음 동네바보가 만들어질 때의 고민은 청년정책업무에서 청소년과의 연결점을 찾는거였다. 너무 정책적으로 가면 참여하는데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활동은 즐거워야 한다. 그래야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 고민을 정왕본동에 입혔다. 정왕본동의 열악함을 부정적 요소보다 재미있는 요소를 넣어 활력을 넣고 그 안에서 포인트 지점으로 청소년과 청년의 교류를 넣었다.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부모세대와 다른 통함이 있다. 언니, 오빠들에게 받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은 엄마, 아빠와 같은 그들의 지지망이 된다.
‘동네바보’나 ‘배워락’을 통해 연결된 청년들도 있다. 시단위보다 동네 커뮤니티가 관계망이 좋고 프로젝트를 더 재미있게 하는 것을 보았다. 지역의 힘인 것이다.
정왕본동에서의 주문은 청년이었다. “청년활력공간을 제공 할테니 바꿔볼래?”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은 구도심인 신천,대야쪽이었다. 은계지구가 생기면 쇄락할테니 대상지로 삼으려다 먼저 공간얘기가 나와 옮긴 것이다. 본동에 청년활력공간이 구성되면서 기획했던 것들을 정왕본동에 쏟아 부었다.
정왕본동의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은 지역 단체들의 적극적인 지지덕분에 쉽게 진행 할 수 있었다. SNS의 효과보다는 버스정거장에 붙어있는 포스터로 모집이 된 것은 흥미로운 현상이다. 38명 신청에서 면접을 본 후 최종적으로 20명이 선발되었다. 청년 11명, 청소년 9명이 모집되었다.
‘배워락(樂)’은 멘토링만 담당하는 교육공동체팀이다. 청년 10명에 매니저 2명, 팀장 1명, 그리고 아동은 20명이다. 정왕본동행정복지센터와 지역아동센터에서 화요일과 목요일에 학습지도를 하고 토요일은 정서지도를 지원했다.
공익적으로 멘토링사업을 하는 사회적 재단의 노하우와 자문으로 협약을 맺고 우선 사전 조사를 했다. 조사결과, 청소년들이 학습보다는 정서적 결핍이 크게 나왔다. 재단에는 정서지원프로그램이 없었다. 청년들이 한번 만들어서 기획 해보자했다. 이를 통해 자존감도 높이고 뭔가 할 수 있는 것들, 또래 관계계망등을 만들어주어 같은 학교가 아니더라도 친해질 수 있는 설계를 주3회씩 실행했다.
청년모집도 마찬가지로 포스터를 붙이고 그 전부터 청년활동을 해왔던 사람들 중에 성실성과 아동에 관심이 많은 친구들을 우선 접촉 했다. 진정성 있는 청년이면 더욱 좋은 조건의 장학샘이 된다. 교육은 필수다. 1박 2일 워크샵과 교육, 한달에 한번 집단상담을 통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동인권교육은 물론이고 성교육, 말하는 방법등... 아이들한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사전 교육을 통해 훈련을 받게 했다.
관련해서 아동 상담 전문가들로 하여금 아동들이 처음 학습지도와 정서지도 들어가기 전에 놀이로 사전 진단을 받게 했다. 중간에 아동심리변화를 체크했는데 상당히 정서적으로 안정된 느낌을 받았다. 3개월 후의 조사 결과는 아이들의 지지망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집에 누가 없어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과 도움을 요청할 누군가가 생겼다는 것에 안심을 하고 있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안정감을 찾은 것이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아이가 한 명 있다. 다문화가정 아이인데, 한글을 모른다. 국어국문학과 청년과 매칭했다. 한국어와 다문화언어의 주고받기는 서로 배우고 배우는 관계로 좋았던 케이스다. 아동들도 그렇지만, 장학샘들도 큰 변화를 갖게 되었다. 누군가를 책임져본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다.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등의 교육을 받고 적용하며, 장학샘들끼리도 친해져서 따로 모임도하고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등의 변화를 보였다. 지역의 일원으로 자리 한 것이다.
도움을 받았던 전문기관에서 모든 노하우를 주었다. 청년들을 키우기 위해서다. 2018년도에는 그들이 직접 할 수 있게끔 하려고 한다. 시흥은 시흥의 청년들이 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거다. 라인도 모두 공유해주었다. 사단법인 점프다.
이 사업이 비단 청년들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체계가 잡힐 때까지 청년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면서 지원하겠지만, 어른들 중에서도 공부를 가르쳐줄 수 있는 자원이 있고 향후 동 단위 내에서 자체적으로 흡수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동 주민자치에서도 청소년에 대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으니 틀을 만들어 놓으면 충분히 운영이나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의 공유는 그 때문이다. 주민참여예산으로 청소년프로그램을 지역회의에 올려 채택되었다. 평생학습 쪽에서 마을학교로 지정해놓은 곳이 있으니 다행이다.
동네바보1기는 운영진이 되어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이 지역에서 계속 활동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로만 선발했기에 노하우를 전수하고 정왕본동을 본거지로 하여 활동하게 된다.
아동의 매칭은 학교의 비협조로 힘들었다. 벌어질지 모를 만약의 사고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그래서 접근방법을 달리하려고 한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아파트공동체의 접근이다. 올해는 시범사업이다. 올해의 과정으로 내년을 기약한다. 아이를 능숙하게 케어할 수 있도록 훈련하여 수준을 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1대1 매칭이 필요한 아이들의 경우는 융통성을 발휘할 것이다. 그러나 청년만이 아닌 경력단절여성들이나 아이 낳고 얼마 안 된 주부들도 함께 섞여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해본다. 전문적인 교수방법은 모르겠지만, 삶으로 체득했을테니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잘 알거란 생각이다. 지역에서 그들을 찾아내는 것도 청년정책단에서 할 몫이다.
청년성장프로젝트에서 일자리가 가장 좋은 곳으로 시흥시청이 선두를 나타냈었다. 청년들이 알바 할 곳이 그만큼 없다는 반증이다. 청년들은 부천, 안양, 안산등지로 차비를 써가며 다닌다. 청소년들도 알바를 하기에 청년들이 설 곳이 줄어드는 것이다. 시흥에는 청년들을 고용하는 곳이 많지 않다. 현실이 그러하니 시에서 하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프로젝트에 몰리는 것이다.
전문가와 연계하여 지역에 대한 감수성을 키우고 문제해결의 주체로 설 수 있게 설계를 바꾼 것은 한시적이지만 제대로 된 일감을 만들어주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 청년성장 인턴쉽 프로그램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전문가와 청년들이 짧게는 한달, 길게는 석달 고용이 되서 함께 연구를 하고 제시된 프로젝트를 수행해나가는 것이다.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이 경험치가 되어 지역에 쓰임이 되는 청년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 그것이 정책기획단이나 본동이 추구하는 그림이다. 다행히 정왕본동에서 자체적으로 주민들이 사업계획을 세웠으니 청년들은 청년들대로 본동과 손을 잡고 함께 해나가면 좋겠다. 2018년도에는 두 개 정도 동에서 체계를 잡을 계획이다. 청년정책팀은 설계를 하고 자리를 잡게 도와주며 지역이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면 손을 뗀다. 이 프로세스도 동 단위로 안착시키기 위한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일상에서의 청년의 참여는 쉽지 않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동네에 참여하여 경험을 갖고 있는 청년들은 연계성이 높다. 청년정책단은 그것을 보고 세포분열 하듯이 게릴라형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청년학교나 청년성장프로젝트가 잘 되면 민간이 주체가 되어 활성화해 나가면 좋겠다.
지금은 시작단계다. 활동 할 수 있는 청년들의 생태계가 커져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목표다. 일단 판을 만들어주는 작업, 스텝 원의 단계다. 정왕본동이 거점지역이 되어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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