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자리를 다 알고 있는 사람, 남들보다 꽃이름을 더 잘 알고 있는 사람, 아이들을 좋아하고, 남을 도와주는 것에 인색하지 않으며 대화를 나눌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사람을 꿈꾸며 보낸 시간이 어느새 50년이 되었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 아직도 어릴적 바라던 이상형은 소녀적 감성 그대로 지금도 진행형이다.
안산에서 활동하다 시흥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지역의 컨설팅과 관련하여 사회복지 관련자들과 실무자, 기관장등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시흥시에 대한 것들을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눈에 들어 온 1%복지재단은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을 이어가게 했다.
2005년 12월에 설립 된 시흥시 1%복지재단은, 시흥시민의 나눔을 바탕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지원하는 지역복지재단이다. 동주민센터나 사회복지시설에서 사례 발굴 한 것을 토대로 필요한 곳에 배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재단치고는 상당히 많은 모금액이 모인다.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이들이나 정부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는 이들이나 실제로 생활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이들에게 긴급생계비나 긴급의료비, 체납난방비나 월세미납분등 기초생계비를 지원해준다. 시흥의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에 의해서다.
이웃과 나누는 마음이 많은 것은 31개 시.군에서 모범이 되며 적지 않은 모금액으로 상위권에 들어간다. 그러한 결과로 시흥의 더 많은 수혜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니 좋다. 감사 포함한 35명의 이사진들도 먼저 선행을 한다. 그리고 후원을 받아오며 운영이 잘되게끔 의사결정을 한다. 감사한 분들이다.
한 해 동안 활동했던 후원자들을 위한 행사가 펼쳐지는 연말에는 사랑의 온도가 높아진다. 추운 겨울 따스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이웃사랑 때문일 것이다.
시흥시1%복지재단에서는 정왕본동에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
천숙향사무국장은 정왕본동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다문화와 어려운 분들이 밀집되어 있으며,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 사람을 조직하기가 어려운 동. 행정에서도 그 곳에 가면 뭔가 협조가 안 되고 힘든 동. 또 다른 지역보다 수급세대가 많고 빌라촌에서 혼자 사는 주민이 많으며 하루 벌어 하루 사는 근로자들이 많은 곳. 이웃과의 접촉이 어려운 지역. 그래서 정왕본동은 다양한 서비스가 들어가야 하는 지역... 시흥이 17개동이 있지만 수급세대가 몇 세대냐에 따라 비율을 맞추기에 긴급사항의 건수로 보면 정왕본동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재단은 다른 동보다 본동에 자원이 많으면 그만큼 많이 투입 하려고 한다.
본동에는 5년간 방치되었던 3층짜리 건물이 있다. 건물주가 지역주민들을 위해 사용하라며 10년간 무상임대를 해준 건물이다. 이는 지역 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건물의 활용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지역의 활동가들도 의견을 냈다. 청소년수련관 하나 없어 오갈데 없는 아동, 청소년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것이었다. 그것은 꿈이 되었고 꿈은 실현되었다.
어려운 형편으로 인해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게 하고, 아이들에게 공간을 주어 집과 학교 밖에서 배회하지 않게 하며, 그 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꿈을 키워나가면 좋겠다는 취지다. 활동가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함께. 활동가들은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꿈을 꾼다. 3층 건물, ‘꿈의 학교’와 연계한 3개의 이야기가 그 안에서 맘껏 펼쳐지게 되기를 기대한다.
그 꿈은 교육지원청에 있는 장학사와 연계가 되어 추진하게 되면서 현실이 되었다. 건물의 사용과 리모델링에 관한 주민간담회에서 건물의 리모델링을 재단에 요구해왔다. 취지가 좋았기에 받아들여 방법을 모색했다. 재단으로 들어 온 기금 중 한전에서 지역복지에 쓰라며 준 후원금으로 우선 리모델링 사업비를 지원했다. 그러나 워낙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던 건물이라 공사는 쉽지 않았고 공사비는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다. 12월 개소를 앞두고 있는데 정작 아이들이 사용할 책상이나 지하공간은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었다. 손을 놓기에는 아이들의 꿈이 눈에 밟혔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청소년을 위한 공간 마련에 뜻을 갖는 후원자들에게 십시일반 도움을 청하는 것이다. 마음을 연결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후원자에게 뜻을 잘 전달하고 소중한 후원금이 더 소중하게 쓰여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다. ‘더불어함께’ 정경대표와의 대화에서 달리 필요한 예산의 모금방안에 책상 하나, 의자 하나씩 도움을 요청하여 채워나가는 방법도 고려해보자 하였다.
그 채워주는 이들이 후원자들이다. 수많은 사연, 다양한 계층의 후원자들이 1%복지재단을 찾아주고 그들의 넘치는 이웃사랑으로 인해 시흥시의 어려운 이웃들은 도움을 받게 되는 것이니 참 고마운 일이다.
재단에서는 자랑스러워하는 이가 있다. 재단 초기부터 익명으로 10년간 후원해온 후원자이다. 이름도 얼굴도 없는 후원자. 매월 20일이 되면 쌀 100포를 보내온다. 시가 450만원어치다. 명절에는 따로 100셋트의 선물을 보내왔다. 재단이 힘들어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얼굴 없는 후원자다. 그런 그가 작년에 재단에 왔다. 재단은 전날부터 들떠있었다. 사업이 어려워져서 후원을 못할 수도 있다, 미안하다는 손편지에 어떤 분인가 궁금했다.
그의 첫인상은 연예인 같았다. 투박하지만 마음이 착했다. 밥 굶던 어린시절, 밥 먹고 살 정도만 되면 어려운 이들을 돕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실천이 되었다. 익명으로 도움을 주고 있던 어느 날, 딸의 권유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탄탄해진 재단이 좋다며 그동안 지속해오던 후원을 끊는 만큼 지원을 받지 못하는 이웃 생각에 완전히 끊지 못하는 결심을 해버리고 말았다. 양은 줄었어도 후원은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그는 능곡동에 살고 있으며 지난 연말행사에 인사를 하고 소개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박철호이며, 그가 그동안 후원한 쌀은 20kg짜리 11,100포다. 그리고 선물셋트가 1,500개다. 가액 510.840,000원이다.
반면, 가끔 도움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요구하는 이들이 있어 속상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요구하는 건 쌀이 아니라 ‘관심’이었다. 손잡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가 필요했던 것이다.
최근 정왕3동에서 주민등록이 말소 된 행려자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다. 상황은 매우 안 좋았으며, 생활에 필요한 모든 긴급 생계지원을 해주었다. 도움을 요청한 목사님의 관리하에 그는 행려자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렇듯 1%복지재단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혀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들에게 밝은 빛을 주는 따뜻한 후원자, 시흥시민과 함께.
재단은 시민의 뒤에서 작지만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재단은 도움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있는 통로다.
'정왕마을이야기 > 정왕본동-YOU'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들은 내 삶의 원천_사고력독서상담사 조은옥 (0) | 2017.12.25 |
---|---|
국제시장으로 만들고 싶은 정왕시장, ‘이광재’상인회장의 포부 (0) | 2017.12.25 |
다문화 축구를 통한 이웃과의 화합, 우리는 모두 시흥시민!-강석홍 (0) | 2017.12.11 |
커다란 눈에 비친 마을풍경_이혜경 맞손마을관리소 간사 (0) | 2017.12.09 |
정왕본동의 핵심적 가치_주민이 만드는 아이덴티티_“우정욱” (0) | 2017.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