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만족감이 높고 빛이 난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끊임없이 계발하는 삶은, 지역에서 가정에서 인정되어 더없이 열정적인 인생을 살게 된다.
그에 걸 맞는 사람이 있다. 푸른지역아동센터에서 생활복지사로 일하고 있는 임옥순(정왕4동, 42세)씨다. 거모동에 살다 정왕동으로 이사와 살며 지역의 아이들과 또 연계되는 기관, 단체등을 만나며 공부와 열정을 확장시켰다.
임옥순씨는 결혼 전 위생사로 근무하며 거래처였던 지금의 남편과 만났다. 결혼을 전제하지 않은 교제를 이어가다 친정부모님의 교통사고를 계기로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딸을 만나기 위해 상경한 부모님이 무면허 음주 운전자에 의해 당한 사고는 컸다. 긴급한 수술을 요하는 상황이었으나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서울까지 두 대의 앰블런스를 이용하여 달렸다. 다행히 다리 절단 위기까지 갔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비록 장애판정을 받았지만 건강하게 사신다. 친정엄마도 아이를 봐 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다. 매일 안산에서 미아리까지 왕복하며 병간호를 했던 남편은 친정부모님의 마음에 쏙 들었다. 교제하는 사이기는 했으나 애정이라고 느낄 만한 긴장감은 없었는데, 시어머니가 죽기 전에 아들 장가보내야 한다고 채근한 때이기도 했다.
임옥순씨 부부는 양가 부모님이 맺어준 커플이다. 당사자들의 의견은 아랑곳 않고 양가에서 결혼식 날짜를 잡고 결혼식장까지 예약을 했다. 그때 나이 23살. 현재 대학생, 고교생, 초등생 셋을 둔 엄마가 되었다. 아이 셋을 케어하던 어느 날, 새 삶의 전환이 되는 순간이 찾아왔다.
큰애가 도일초등학교 3학년 다니던 무렵, 담임선생님이 면담을 요청해왔다. 학교 방과 후 지도를 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주저함은 없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하며 선뜻 받아들였다.
선생님이 추천한 아이를 가르치다보니 더 많은 것을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렇게 하나, 둘씩 만나게 된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만족을 느꼈다. 사회복지 공부를 하게 된 동기도 되었다. 방과후지도사 자격시험을 치르며 당시 실습처가 고운지역아동센터였는데, 초등, 중등 아이들을 보며 하루에 많게는 8시간까지 자원봉사를 했다. 1년 반 정도 지났을까... 누군가 물었다. “왜 이렇게 사세요? 왜 봉사만 하고 사세요?”라는 질문이었다. 봉사가 좋고 돈 벌 생각이 없었을 때니 그 질문이 황당하게만 느껴졌다. 그 뒤로 아동복지교사로 전향하고, 생활복지사로 현재 푸른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게 되었다. 사회복지사가 꿈이었는데, 이런저런 상황으로 이루지 못해 속상해하던 차에 기회는 찾아왔고 그 기회를 잡았고 꿈은 이루어졌다. 그래서 지금 임옥순씨는 너무 행복하다.
세 아이는 엄마가 일하는 것에 호의적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한 달 후부터 다시 시작한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항상 일하는 사람이었다. 엄마의 부재는 있었으나 대화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처음에 반대가 심했던 남편도 이제는 기본 틀 안에서 허용해준다. 자주 여는 가족회의에서의 소통은 아이들의 명쾌한 의견으로 마무리된다.
아빠도 가정 일에 적극적이어야 하고, 일에 집중해야하는 엄마의 평일은 존중하며 일이 없는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한다는 합의. 아이들은 엄마를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아내의 부재를 남편은 좋아하는 등산과 운동으로 채운다. 일과 가정 두 가지를 완벽하게 해내는 일하는 여성, 임옥순씨는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자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열정가이며 가정을 지켜내는 엄마다.
“집에서 살림만 하다 사회에 나오게 되면 누구나 두려워하죠. 당연해요. 그렇지만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닥치면 하게 되요.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자기계발을 하면 경력이 되거든요. 저도 큰아이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의 한마디에 덥썩 문거잖아요. 안그랬으면 지금의 이 자리에 저는 없었겠죠”
선뜻 사회에 다시 발을 내딛기를 주저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임옥순씨의 메시지다.
고민할 필요는 없다. 좀 더 당당해지고 자신을 내세웠으면 좋겠다. 자부심을 갖고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드는 그 중심에 '나'가 있다면 멋진 일 아닌가! 지역에서 활동을 하고 싶은데 주저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과감하게 뛰어 나오라고 외치고 싶다. 손잡아주고 도와줄 이들이 많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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