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고이(すごい-굉장해!)”
일본 초.중.고 교원들이 디지털 원더랜드에 들어오자마자 외친 한마디다.
2018한.일 학술문화 및 청소년교류 방한 교원 초청연수가 8월 28일부터 9월 6일까지 이어진 가운데 일정 중의 하나로 지난 8월 31일 오전 10시부터 2시까지 군자동 소재 군자초등학교에서 소프트웨어 수업 관련한 내용과 시설견학이 있었다.
일본 초,중,고 교원 20여명은 스마트교실에 들어선 순간부터 “스고이!”를 연신 외쳐대며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EV3 라인트레이싱이 그들을 환영하기위해 대기중이었던 것이다. 환영의 의미로 1차 로봇춤을 선보이며 사회를 맡은 손영우 교무부장이 양국간의 환영인사와 함께 일정 소개를 하였다.
우선 일본 교원단 대표의 인사말에 이어 장석영교장의 환영사가 있었다. 장석영교장은 “지난 6월 문화교류체험을 통해 본 일본의 친절과 성숙한 시민의식, 일본 초등학생들의 학교를 소중히 하는 마음등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군자초(1923년 설립)도 오래된 학교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표정만큼은 매우 밝다. 긴 연수 일정동안 양국간의 교육이 이해되고 발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자초에서의 일정은 SW교구활용, 홀로그램 활용, 디지털교과서 활용 수업등 총 3가지 주제로 진행되어 직접 체험 및 견학을 할 수 있게 하였고, 수업 시간에 맞춰 전교실 자유 참관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급식시간에는 마중 나온 학생들과 지정된 교실로 가서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이들은 “곤니찌와”를 외치며 특유의 해맑은 친화력으로 일본인 선생님들 주변에 몰려들어 사진을 찍기도 하였다.
교원들은 스마트교실, 체험학습장, SW자료실, 컴퓨터실, 교실을 다니며 관심분야에서 필요한 것을 사진으로 남기고 아이들과의 눈빛교환으로 교감을 나누기도 하였다.
학생들은 평상시와 같이 적극적이고 즐거운 수업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방문단의 등장에 거부감보다는 호기심을 보이며 한마디라도 더 말을 걸고 싶어 다가오는 친근감을 보여주어 일본교원단들로 하여금 미소짓게하였다.
급식을 마치고 잠시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스마트교실에 모인 그들은 김형태선생의 학교소개에 이어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김형태선생은,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가?의 고민을 교장선생님이하 학교선생님들이 늘 하고 있다고 서두에 꺼내며 말을 이어나갔다.
군자초등학교는 100여년 된, 시흥에서 두 번째로 오래 된 학교다. 그래서 시설은 매우 노후하다. 학교이기에 재정이 여의치않아 선생님들은 외부 공모사업을 통해 학교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가장 두드러진 교육환경으로 소프트웨어교육이 있다. 기술을 인간에게 잘 적용할 수 있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SW교육이 이루어지는 스마트교실은 3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체험학습 교실은 2017년에, 디지털교과서 수업은 올해 2018년에 만들었다. 모두 선생님들의 노력으로 만든 교실이다. 학생들은 이 교실에서 다양하게 수업을 한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가득한 곳이다.
이 교실에서는 주로 코딩수업을 한다. 옆 체험학습 교실에서는 언플러그드 수업을 한다. 디지털교과교실에서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
두 개의 컴퓨터교실에서는 추가적으로 두 개의 소프트웨어 수업을 할 수 있다. 군자초는 소프트웨어 수업을 시흥시의 많은 학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편승하여 운영하고 코딩주간 또한 운영하며, ‘코딩으로 상상하라’라는 주제를 가지고 학교현장에서 할 수 있는 학년별, 다양한 활동들을 선생님들 주도하에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아이들의 만족도를 파악하고 매번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있다. 군자초만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하면서 교육과정에서 17차시를 의무적으로 교육하고 있는데,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생들의 수준에 맞게 교육활동을 정하고 선생님들이 직접 연구회 활동을 통해서 그 내용을 체득하고 있다.
또 코딩주간에는 학년별로 원하는 주제를 가지고 ‘디지털 원더랜드’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고 전한다. 계속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게을리하지않으며, 학생들이 원하는,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교육활동들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서 그치지않고 학교 뿐아니라 인근의 다른 기관들과도 협업을 하고 있다. 유치원, 초, 중, 고, 대학교까지 마을 안에 형성되어있는데, 이들이 디지털 기간 동안 같은 교육활동을 한다.
확장하여 지역사회가 원하면 학교에 한해서 교구들과 교육과정을 대여해준다. 물론 무료다. 인근에 다양한 학교들이 군자초와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등 학교와 지역사회와 함께 하고자하는 노력은 계속 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일본에 고유한 마을의 축제가 있다는 것을 보고 생각하게 된 축제... 인근 마을에 5개의 마을축제가 있다. 그 중에 하나를 군자지역에서 하고 있다.
첫 축제를 2016년에 열었다. 당시 30개 부스를 운영했는데 학교에서 진행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마을축제인데 학교에서 하다 보니 외부인들이 방문하는데 불편함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학교밖으로 나갔다.
바로 2017산들축제&소프트축제다. 마을과 함께 하는 대규모 축제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오는 10월 13일, 세 번째 소프트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장소는 시흥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들공원이다. 가장 기대해도 좋은 것 중 하나는 로봇과 함께 공연할 아이들의 무대다.
기술이 인간과 함께 할 수 있고 인간을 진화 시킬 수 있다.
“교육은 모두에게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선생님들 주도로 계속 진행하고 함께 공유하고 나눌 생각이다.”
이어 질의응답의 시간을 가졌다.
문)일본에서도 IT교육을 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되지않았다. 처음 시도했던 시점부터 어려운 점은 없었나? 극복한 과정은?
답)물론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어려운 점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동료다. 주변의 교사들과 즐겁게 하는 것이 여러 산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때 장석영교장의 추가 답변이 있었다.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집단지성이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기기가 있어도 그것을 사용할 교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학교에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의 확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군자초는 ‘선생님’이라는 풍부한 자원이 있고 훌륭한 자료의 활용도 준비되어있다.
“4년 전에는 혼자 했고, 3년 전에는 2명이 했고, 2년 전에는 세명이 했고, 올해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야 지속시킬 수 있다.”
문)여러 가지 수업에 참관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학생들과의 관계도 아주 친밀하게 잘 이뤄나가고 있다는 것에 감동했다. 그 중 홀로그램 영상 수업의 참관이었다. 홀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는가?
답)홀로그램 수업을 했던 선생님은 홀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선생님이다. 오늘 수업은 교과와 연계한 것이다. 스마트폰에서도 홀로그램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앱을 사용하는 자라면 홀로그램 앱을 설치하여 사용 할 수 있다.
장석영교장의 추가 답변이 있었다.
이러한 자료를 연구해서 세 명의 선생들이 경기도에서 1등을 했다. 전국대회에 출품할 계획이다.
문)교실 안에 TV, 컴퓨터등이 있다. 일본에는 다 있는게 아니다. 한국의 학교에 모두 설치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답)한국은 2000년대 초반, 학교 교실 개선 사업을 통해서 TV, 컴퓨터, 에어컨, 프린터등을 반별로 모두 다 설치했다. 지금은 새로운 스마트 사업으로 인해서 스마트 패드와 무선망 설치를 위해 교육부에서 노력하고 있다.
문)아이들과의 급식이 즐거웠다. 아이들의 표정이 밝으니 더욱 좋았다. 체육교사이다보니 신체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일본에서도 비만문제가 심각하다. 아이들의 건강유지를 위해 학교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지원 활동이나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답)축구대회에서 1등을 했다. 브라질 축구교실팀을 초청하여 운동을 했는데 아이들이 신나게 뛰며 운동을 했다. 매일 아침마다 군자초 아이들처럼 열심히 운동하는 학교도 없을 것이다. 모두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티볼, 축구, 육상, 족구등 아침에 하는 운동 프로그램이 많다.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다 시에서 지원 받은 후부터는 전문 코치가 나와 지도한다. 전년도에는 육상대회에 나가서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모든 분야에 걸쳐 우수한 활동을 하며 그 결과 또한 좋다. 모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체육뿐 아니라 음악에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뛰어난 실력의 밴드도 있다. 일렉트릭기타, 베이스기타, 건반, 드럼, 통기타도 성인 못지 않게 배우고 연주한다. 이또한 선생님이 지도하다 시에서 지원받아 강사가 와서 가르치고 있다.
가장 강조하고 싶은 두가지를 전한다.
군자동은 정보통신 소외지역에서 정보통신에 앞서가는 그런 지역이 되었다. 예를들어 5학년이 되면 나눠주는 가정통신문은 모두 버린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직접 보낸다.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기에 학부모가 보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통계도 잡을 수 있다. 그렇게 군자초는 앞서 나가고 있다. 학부모의 참여율을 높이기위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생중계를 시도하기도 했다.
문)수업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선생님들의 수고가 상당하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또 늦게까지 업무를 볼 것 같은데 교장선생님이 잘 해주시는지....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답) 밥을 잘 산다. 그리고....
술 한잔 하는 제스춰를 쓰니 모두가 박장대소한다. 언어는 달라도 식사와 술은 통하는 무언가가 있나보다.
술과 밥, 그거면 충분하다는 김형태교사. 즐기면서 하는 자의 여유로움이다.
장석영교장의 말이 이어진다.
“선생님들은 하고 싶어서 한다. 억지로 하지 않는다. 억지로 시키는것도 없다. 그러면 되는거 아닌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가서 배우는 학교, 선생님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는 학교, 선생님이 행복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그리고 학부모가 좋아하는 학교. 경기도 시흥시 군자초등학교다.
이 모든 것은 칭찬의 힘인듯하다.
“교장선생님의 말씀 중 80%가 선생님들의 칭찬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학교에 올 때 업무라 생각하지 않았다. 즐겁게 새로운 것을 연구하고 일을 하는게 좋다.”고 말하는 김형태교사다.
마지막 질문은 일본의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친다는 노노야마 신이다. 그는 디지털교과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문)일본에서는 디지털교과 수업이 인정이 안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정이 될 것이다. 디지털교과서의 교육은 문제점도 있을 것이고 과제도 있을텐데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는가?
답)나중에 일본이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다면 꼭 한국의 교재를 벤치마킹해서 시행착오를 줄이길 바란다. 한국은 10년 동안 관 주도로 디지털교과서를 운영해왔고, 그 안에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해왔다. 10년동안 디지털교과서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소양교육을 진행해왔고 교과외적으로 할 수 있는 ‘거꾸로수업’이나 ‘프로젝트’ 학습을 학교 자체에서 심화시켜왔다. 소양교육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 소양이라함은,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를 스스로 조절하고 절제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운 후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 소양교육들이 전제되지 않으면 사이버 폭력이나 디지털문화의 부정적 측면에 아이들이 노출되서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면이 더 많은 기능을 차지하게 된다. 스마트폰도 쉬어야 한다.
스마트폰에게도 ‘쉼’을 주고 적절한 절제의 힘을 스스로 갖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스마트폰을 쓰지말라고 강제하기보다는 스스로 절제하고 조절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봇댄스 두 번째 공연을 끝으로 일본 교원단들이 군자초에서 가졌던 시간들이 좋았기를 바라며, 단체사진과 함께 안녕이라는 인사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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