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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조영실복지사가 가꾸는 공부하는 놀이터


아이들을 돌본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정서적 교육이 된다는 것에 어느 만큼 공감이 될까? 군서초등학교에서 교육복시사로 근무하고 있는 조영실씨가 가꾸는 군서초등학교 4, 교육복지실은 아담한 놀이 공간처럼 보였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과 교사 추천의 한부모가정 아동들에게 교육적 혜택을 주기 위해 사례 발굴과 더불어 정서적 지원과 필요한 경우 지역과 연계하는 관리 업무를 보고 있다.

 

돌봄 대상 아이들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지역과 연계하고, 교육복지 우선 지원사업비 내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돌봄 아동은 120명 정도다.

 

정왕동은 지역 특성상 다문화 아이들이 많다. 주로 한국에 와서 적응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함께 한다. 다문화지원센터와의 연계는 상담교사를 통한 시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나라별 통역사들이 동행하니 진행에 어려움은 없다. 아동들이 학교에서 불편해하는 점, 행동, 마음등을 짚어가면서 안정화 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서적인 부족함은 불안감이나 원만하지않은 교우관계등에 있다.

 

원룸 지역이 많다보니 맞벌이 부모 가정에서 케어받지 못하고 홀로 지내는 아이들이 많은데, 컴퓨터나 핸드폰등에 노출 된 중독현상은 위험의 지경에 이르고 있다. 그래서 담임교사와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아이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기에 교육복지사와의 연대는 필요의 중심이다. 야간 아동프로그램은 주로 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한다.

 

교육복지실은 미니복지관의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그들의 활약은 대단해서 120여명의 아이들을 파악하여 교육에 연계하는 노련함이 있다. 시흥에서 활동하는 교육복지사는 군서초, 군자초, 능곡초, 신천초, 도원초, 소래중, 신천중, 대흥중으로 8명이 배치되어있다.

    


2011121일자로 임명 받아 소래초에서 처음 2년을 근무했다. 군서초에서만 5년차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아이들을 알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말을 하지 않으면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복지사가 자주 바뀌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소래초에서 근무할 때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했다. 정왕동은 정서적 상담이 주를 이룬다. 담임교사 혼자 한 학급을 모두 케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기에 기초학습이 필요한 아이들은 교육청과 연계하여 일대일 수업을 하고 있다. 강사가 아이를 옆에 앉혀 엄마처럼 자상하게 가르쳐주니 받아들이는 학습효과도 좋은 편이고 정서적으로도 안정화가 빠르다. 활동놀이도 병행하니 좋아한다. 공부하는 놀이터라고 보면 되겠다. 뭔가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조영실복지사의 이력은 화려하다. 학교로 들어오기 전 자기주도학습, 성교육, 진로교육, ..고를 대상으로 강사 활동도 했다. 강사로서 활동을 해보니 잘하는 아이들은 굉장히 잘하는데, 소심한 아이들은 위축되어 있었다. 그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저 아이들과 가까이 해야겠다라는 마음이 들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다 교육청에서 난 공고를 통해 교육복지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 아이 7살 때 서울에서 은행단지로 이사를 왔어요. 그러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인천 집에서 살게 됐지요. 집이 부평인데 새벽 5시가 저의 하루 일과의 시작입니다.”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해서 530분쯤 출발한다. 정왕본동행정복지센터내에 있는 체육시설에서 한시간 정도 운동을 한 후 다문화지원센터 1층 식당에서 ‘3사랑밥터아이들에게 아침밥을 먹인다. 30명 정도되는 아이들과 한 명씩 눈을 맞추며 살피는 것은 습관이 되었다. 그리고 군서초 4층으로 올라간다. 건강하고 부지런한 삶 속에는 자신아이들이 있었다.

 

조영실씨는 평소에도 아동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시흥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이제 성인이 되어 엄마를 응원해준다. 앳된 모습이어서 몇년생이냐 물으니 66년생이란다. “아이들의 기운이 좋아요. 그래서 젊어보이나 봐요. 지금은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라며 상큼한 미소를 짓는다.

    


아무리 힘든 가정생활이라 하더라도 아이들이 자기를 찾아가는 모습을 자기답게 키워내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반듯해지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참 좋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가정에서 부모의 의욕이 없으면 바르게 크는 것을 기대 할 수 없다. 복지사로 일하면서 가장 답답하고 가슴 아픈 경우다.

 

한 예로, 한 학생이 안검하수라는 병을 앓고 있었다. 한부모가정에 기초생활수급대상자였다. 정왕복지관 드림스타트에 연계해서 보호자에게 수술을 권유 했는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은 드림스타트 선생님들과 함께 대학병원으로 데리고 가서 수술을 시켰다. 그리고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도 지원해주었다. 이빨도 신경치료만 네,다섯개나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담임교사의 의뢰로 치과진료를 하였다. 우울감과 무기력감이 동반된 보호자인 아빠는 아이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지 못한 상태였다. 이런 경우 어디까지 지원을 해줘야할지 암담함하기만 하다. 아이의 고통을 보고 있어도 한계점에 다다르면 어쩔 수 없이 손을 놓게 된다.

 

일을 하면서 가장 큰 좌절감을 느낄 때가 바로 이런 경우다. 아무리 노력해도 변할 수 없는 가정환경. 기본적으로 부모의 사고가 변하지 않으면 힘들다. 교육 복지가 문제가 아니라 나라 전반에 걸친 사회복지에 대한 문제다. “심하게 말하면 아동학대인거죠. 사례관리 회의를 하면서 얘기해요. 아동이 무슨죄냐, 부모가 가장 기본적인 것도 케어 못하면 방임이다. 이런 말을 한탄스럽게 합니다.” 신고도 해보지만 신체적 학대가 아닌 이상 정서적 학대는 긴급이 아니라는 이유로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

 

본인들이 복지 혜택을 찾지 못해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있어도 지원해 준다고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극히 드문 일도 벌어지곤 한다. “지역의 특성이라면 특성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이만 봐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손을 잡아주려고 하고 있어요.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고 또 그럼으로서 아이가 살기 때문이예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이들의 손을 잡기 위한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간절하게 찾아다니고 있다. 그래서 담임교사의 추천을 받고 요청도 하고 학교에도 고충을 얘기한다. 힘든 작업이다.

 

들에 핀 꽃들이 더 강하게 자라는 것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잘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오히려 온실 속의 화초보다 더 강인하게 자라 사회를 이끌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어떤 역경이 오더라도 이겨내서 사회에 보탬이 되는 사람으로, 지금 받고 있는 도움만큼 다시 사회로 돌려 줄 수 있는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아이들은 자체만으로도 보석처럼 빛이 난다. 영롱한 빛을 간직한 소중한 생명들이고 인격체다. 그리고 시흥의 미래자원이다. 편견을 버리고 보듬어주었으면 좋겠다. 한 학교에 오래 있어서 좋은건 상위 학교로 진학하여 열심히 공부 잘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고, 찾아오는 아이들도 있다는 점이다. 바르게 커가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는게 좋다. 방과후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며 오는 친구들도 있다. 중학교는 초등학교와는 또 다른 사회적 정서가 있기에 적응하는게 힘들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런 아이들도 품어주는게 제가 할 일이죠. 그냥 안아줘요.”

 

하루가 힘들 때 아이들로 인해 방전된 에너지는 아이들로 인해 또 다시 충전이 되어 활기가 돌아온다. 아이들이 교육복지실을 좋아하는 이유는 엄마같이 보듬어주는 아늑함이 있어서일 것이다.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차원에서 제작되는 인물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