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왕교육마을자치 연구모임에서 처음 류정민선생을 보았을 때 앳된 모습이 신입교사인 줄 알았다. 한번도 빠지지않고 참석하며 의견을 보이는 것이 참 조용하면서도 야무진 열정이 있구나 생각했었다. 20대 중, 후반정도로 보았는데 30대 후반이란다. 15년차 교사다. 첫 발령지는 부천이었지만 시흥 장곡의 진말초등학교에서 5년을 보내고 두번째로 냉정초등학교에서 시흥에 머물러 있다. 인터뷰를 하다보니 15년차 교사의 관록이 베어나온다. 그래서 류정민선생은 동안인걸로.
진말초에 있을때 혁신교육업무를 맡았던 경험이 정왕마을교육자치회에 들어가는 연계성이 된 듯하다. 열린학교를 표방하던 진말초에서 2015년 혁신공감학교로 혁신교육지구사업 시즌2 시점에 부장직을 맡으며 업무가 주어졌다.
“사실 진말초에 있을 때는 바로 옆이 혁신학교로 유명한 장곡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심도도 그렇고 초등학교와 연계되는 사업이 많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2015년도부터 꿈의학교가 생기면서 마을교육활동이 있구나 정도만 알고 있었던거죠.” 학교와 마을의 협업이 없었던 탓이다. 냉정초에 오면서 마을활동가들이 학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모습들을 보고 놀랐던건 그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교 자체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한 것은 아니었다. 마을강사들이 학교로 들어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도여서 협력교육만을 생각했었다. 그러나 마을교과서 집필진 연구모임에 들어가면서 여러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또 워크샵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활동과 지역사회에서 그들의 역할, 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비전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사실상 마을교육에 눈을 뜨게 되었다.
지금은 정왕마을교과서 집필진 연구모임에서 새롭게 공부하는 느낌이다. 이전까지는 교육청에서 내려오는 사업을 받아 하라는대로 했다면 올 들어서는 마을에 대해 공부를 해야겠다는 과제가 생겼다. 마을은 아직 생소하다. 알아가는 단계다. 함께 하는 이들이 있어 힘이 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덥썩 들어가게 되었지만 점점 마을에 흥미를 느껴가고 있다.
부천에서 근무할 때와는 전혀 다른 신선함이 시흥에는 있었다. “시흥에는 아이들에게 교육적 혜택이 많구나, 교육청과 시청과 마을활동가들이 함께 교육에 대해 노력하는구나, 시흥은 전체적으로 혁신교육사업이 확장되는구나”하며 그것이 꽤 큰 신선함으로 다가온 것이다.
개인적 생각으로도 시흥의 교사들은 열정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교육적 연구와 열정은 연구파트의 다양함도 있지만 그것을 마을에 녹여내려는 작업들도 함께 엮어나가면서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며 자극이 되고 있다.
“정왕교육마을자치회는 우리학교 정순식교장선생님의 추천으로 하게 되었어요.” 시흥사람이 아니어서 시흥에 잘 모르니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한계가 느껴져 좋은 기회다 싶었다.
“제가 주로 3학년을 많이 맡았는데 사회 시간에 마을에 대해 나오거든요. 저보다 아이들이 더 많이 알고 있어요. 마을교과서가 전국 교과서라고 하지만 시흥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잖아요. 제겐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마을을 알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알기 위해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더욱 깊이 공부해나가려 한다.
시흥을 알아가는 단계이다보니 정보를 수집하는데도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난감하기도 하다. 주로 시청 관련 사이트를 통해 공부하는데, 공부가 되어야 아이들에게 정확한 시흥을 알릴 수 있기에 시흥 안에서 시흥사람이 되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을교과서가 5,6학년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범위를 넓히며, 마을교과서를 를 통해 아이들이 학교와 집만이 아닌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마을의 장점이 무엇인지 자긍심을 갖게 하는 교과서가 되기를 바라고있다.
학교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을 마을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생활해도 살고 있는 곳은 마을이니 함께 한다는 건 좀 더 쉬운 문제해결이 될 수도 있지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읽고 있는 책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다.
마을중심으로 가야한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물론 조화를 이루어야하겠지만 교사들은 4,5년이면 떠난다. 그러나 마을활동가들이나 아이들은 마을에 계속 남아있는다. 학교는 도와주는 역할에서 더불어 마을과 함께 협업한다면 시흥의 교육은 지금의 혁신교육지구사업의 선두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다.
“마을교과서 집필모임에서 제가 맡은 분야는 생태·환경파트거든요. 제가 사실적인 팩트조사를 해서 좀더 고민을 해봐야할거같아요.” 프로그램이 있다하더라도 구체적인 것을 모르면 익숙한 것을 선택하여 교육을 하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홍보를 하여 보급하고자하는 목표가 생겼다.
마을에 대해 잘 알아야하는 것은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신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교사들은 교과와 매칭이 확정되면 교육과정을 어떻게 운영할까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가기 때문에 사업을 신청할 때 잘 모르면 기존의 프로그램을 신청하게 된다. 시흥과 마을에 대해 잘 알게 되면 교과와의 매칭 프로그램 선택시 더욱 깊고 신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될것이다. 그래서 마을활동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사는 관심을 갖고 살펴보지않는 한 잘 모른다.
2학년 학생들과 마을을 둘러보며 마을지도를 그려볼 때의 난감함이 생각난다. 주변은 온통 아파트와 상가밖에 없었다. 마을에 대해 설명할 때 주변에 보이는 아파트만이 아닌 정왕동 전체, 시흥시 전체에 무엇이 있는지 알려주고 살펴볼 수 있게끔 하는 과정이 절실했다.
우리마을의 마스코트를 꾸며보자하는 것도 마찬가지. 마을의 특산물이나 랜드마크가 있어야하는데 2학년의 한계와 시흥에 대해 잘 모르는 교사의 한계가 드러났다. 아이들은 아파트나 바람이 많이 부는 동네이니 바람을 그려냈다. 그나마 시흥의 특산물인 포도와 연을 캐릭터로 만드는 과정을 보며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고민을 했었다.
작년 3학년을 가르치면서는 넓은 시흥을 어떻게 알려주어야 할까 하는 것이 늘 숙제였다. 지역이 띄엄띄엄 있다보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알려주어야할지, 어느 포인트에 맞춰서 알려줘야할지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고민이었다. 그럼에도 시흥은 매우 매력적인 도시라서 아이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 있다. “너희들은 정말 대단한 곳에서 살고 있어. 도시가 있고, 바다가 있고, 갯벌이 있고, 산이 있고.. 도·농복합도시니까 사회공부하기에는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얘기하거든요.”
27명의 아이들과는 조금 있으면 헤어지고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나게 될테지만,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하고 마을의 인재로 키워내는 일을 학교와 마을이 함께 하면 보람이 더 클 것 같다.
“나름 전문적으로 마을과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하시는 분들이라 이제 막 마을에 대해 알아가고 있는 병아리인데 누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예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알아가고 연구하여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포부를 밝힌다. 방학을 이용하여 공부하려고 한다.
부담감은 있지만 마을은 알수록 매력이 있고 또 재미있기에 공부가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고 한다. 정왕마을교육자치회에서 만들어 낸 마을교과서가 전국에서 유용하게 쓰여져 마을 안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교과서를 통해 마을에 자긍심을 갖는데 큰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사)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차원에서 제작되는 인물 인터뷰입니다
'정왕마을이야기 > 정왕본동-YOU'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옥이씨가 세운 또 하나의 길-달맞이학교 (0) | 2019.01.04 |
---|---|
공부와 함께 인생2막-조경수씨의 뜨거운 눈물 (0) | 2019.01.03 |
임정옥자치회장의 이유있는 외침 (0) | 2019.01.01 |
장준호선생의 좋아서하는 학교생활 (0) | 2018.12.30 |
오이도를 자랑하고싶은 최진숙문화관광해설사 (0) | 2018.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