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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교사를 꿈꾸는 달맞이학교 학생선생님-임효빈,강산들,서민혜


학교와 같은 운영체계와 현직교사 14, 그리고 20명의 정왕고학생들로 구성 된 야학, 달맞이학교가 ()더불어함께 공간에 설립되었다. 먹고 사는데 급급했던 시대를 살며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배움의 기회를 놓친 그 어려웠던 시절, 그 시절을 살아낸 어르신들이 만학도의 꿈을 안고 달맞이학교에서 공부의 꿈을 이루고 있다. 교사들과 보조를 맞추어 일대일로 어르신들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는 정왕고등학교 20명의 학생선생님들 중 1학년 강산들, 서민혜, 2학년 임효빈 세 학생과 마주했다. 세 학생은 교사를 꿈꾸고 있었다. 그래서 경험도 될 듯하여 지원하게 되었다고 밝힌다. 학생선생님은 1,2학년 대상으로 모집되었고 전년도 10월달부터 시작했다. 서민혜양은 교육봉사를 찾던 중 이동민교사의 추천으로 공지를 통해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집 당시 지원자가 많아 20명으로 한정했다고 전한다. 친구들과 편하게 대화하듯 인터뷰하자고 했더니 쑥스러워하면서도 할 말은 다한다. 소신있는 생각을 표현하며. 또 자신감을 보이며.


[임효빈]


임효빈 : 매일 오후 630분부터 830분까지 수업을 하는데요, 월요일은 국어, 화요일은 수학, 수요일은 한국사 사회, 목요일은 영어, 금요일은 과학 이렇게 하고 있어요. 각자 한사람 씩 혹은 조를 짜서 어떤 과목의 선생님을 할지 결정해서 하고 있거든요. 한 과목당 4명이 배정되는데 1주에 한 번이나 2주에 한 번 정도 차례가 돌아와요. 학생이 3명 밖에 없어서... 저는 진로가 수학교사라서 수학과목을 맡고 있는데요. 친구들한테 가르쳐 준 적은 있지만 어른들은 처음이거든요. 가르쳐 드리면서 공부도 되고, 수학교사로써의 자질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강산들 : 저도 어르신들을 가르치면서 많은걸 배우는 것 같아요. 또래 친구들을 가르치는 것과는 눈높이에서부터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감이 안왔었어요. 수업준비를 하면서 이부분은 어떻게 설명하고 또 어느 정도의 깊이로 해야 하는지 감을 익혀가는중이예요.

 

서민혜 : 저는 국어와 수학을 가르쳐 드리는데 수학을 특히 어려워하시거든요. 좀 더 쉽게 가르쳐 드리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반대로 학생 분들은 저희들에게 인생의 교훈같은 걸 주시거든요. 공부에 대한 열정과 의지 그런 것도 자극을 받고 있어요.

 

임효빈 : 자영업 하시는 분들은 일을 하시면서 새벽 두,세시까지 공부하신다고 들었어요. 저희 학생들도 그렇게 안하고 노는데 저희보다 더 많은 열정을 쏟는구나하고 놀라웠죠. 지금 학생이 세 분인데, 한 분은 중등과정을 준비 중이고 두 분은 고등과정을 준비 중에 있어요. 고등시험이 올 4월이라 더 열심히 하고 있지요.

 

서민혜 :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하셔도 기초부터 활용까지 갖추고 있진 않아서 앞에서 배운 내용을 까먹으셔요. 그걸 자꾸 기억하게 도와드리는게 힘들었어요. 저도 사실 수업시간에 배웠던거 복습 안하면 뭐 배웠지? 이러니까 이해하고 지금처럼만 하셔도 뿌듯함은 느껴요.

 

임효빈 : 세 분 다 진도가 상당히 더디게 나가요. 이 부분을 가르쳐드리면 다음 주에 기억이 안나시고, 또 어려워하시면 설명 해드려야하니까... 나이가 들어서 힘들다, 이런 말씀을 하시거든요. 학생선생님으로 불리우고 있으니까 그래서 더욱 책임감도 느끼게 되고 또 잘 대해주셔서 차근차근 이해되기 쉽게 편안하게 가르쳐드리고 있어요. 선생님들과 같이 교육 범위내의 유형을 따라 중요한 부분을 캐치하고 설명의 로드맵을 공유하면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강산들 : , 저도 학생분들 눈높이에 맞춰서 수업하는게 힘들었거든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친구들한테도 물어보고 이렇게 하면 이해될까? 너라면 어떻게 가르칠거같아? 이러면서 노력했던 것 같아요.

 

임효빈 : 기억을 못하시면 기억을 못해서 미안하다 자책하세요. 그런데 좌절보다는 공부하려는 의지가 더 크니 걱정은 되지않아요. 열정이 그 모든 것을 잡아먹었다고 해야할까요? 오히려 그런 의지들이 거꾸로 제게는 힘이 되요.

 

강산들 : 저희도 같은 학생 입장이니까 똑같이 까먹고 배우면서 성장한다고 말씀드려요. 그럼 위로가 좀 되시는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렇고요.

 

서민혜 :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업 듣고 쉬는 시간에 놀고, 밥 먹고, 또 수업 듣고 집에 가서 놀다가 씻고, 자고하는 생활을 반복하잖아요. 그런데 야학을 한 후에는 나도 후회하지 않게끔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의 부모님보다 연세가 많으신 분들인데, 공부 할 기회를 놓치셔서 지금 이루려하시는 거잖아요. 학교 친구들도 야학에 와서 깨달음을 얻어가면 좋겠어요.


임효빈 : 옛날에는 야학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저희 나이 때는 야학이 어색하거든요. 우리가 살아보지않은 시대지만 그때 당시랑 지금이랑 사회 모습이나 교육환경이 많이 다르니까. 제가 생각하는 야학은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다가온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강산들 : 처음에 저도 야학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소했어요. ... 이런 것도 있구나 싶었죠.갔는데 진짜 열심히 하시는게 보이는거예요. 공부를 하고 싶은데 못했던게 와 닿으니까 마음이 좀 아팠어요.



[서민혜]


서민혜 : 아무리 사회적 지원이 많이 넓혀졌다해도 교육 분야에서 학생 말고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 공부를 간절히 원하는 분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임효빈 : 저는 수학교사를 진로로 잡고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올라오면서 어떤 식으로 수학교사로서의 자질을 길러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지금까지 내가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왔나 돌아보았는데, 여태 너무 수학 공부에만 치우지않았나, 교사로서는 아니고... 수학과 교사를 따로 놓고 생각했던거예요. 그것을 이번 야학을 통해 생각해보자 하고 임했는데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교사로써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겠다하는 선은 생긴 것 같아요. 꿈을 이루기위해 어떻게 균형을 맞춰나가야하는지 친구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있어요.

 

서민혜 : 저도 개인적으로는 국어와 수학 중 성적에 따라 전과를 생각 중인데 공부를 할 때의 팁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제가 벼락치기를 엄청 잘하거든요. 지금 야학에 계신 학생 분들에게 기초 개념부터 보다는 문제 유형들을 살펴보면서 벼락치기 하는 방식대로 하게 하면 효율적일 것 같아요. 푸는 방법을 가르쳐드리면서..

 

강산들 : 저도 고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교사로 진로를 잡았기 때문에 야학에 더 동참하고 싶어했던 것 같아요.

 

서민혜 : 어르신 학생들도 대단하시지만 가르쳐주시는 선생님들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사실 학교 일만해도 많고 피곤하실텐데 다른 분들을 도와주시는게 존경스러워요.

 

강산들 : 나중에 제가 교사의 꿈을 이루어서 이런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 같아요. 선생님들도 바쁘신 와중에 봉사하고 계시는거잖아요. 저도 지금 보고 자라는거니까 제 제자들을 위해 좋은 영향을 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서민혜 : 저의 장점은 요약정리예요. 국어를 가르치시는 이동민선생님과 같이할 때 기출문제를 푸는데, 사전에 자료 조사를 통해 노트 정리를 해놓고 가르쳐드리고, 마지막에 집에 돌아가셔서 보시라고 드려요. 그래서 더 정리를 꼼꼼하게 해서 드려요.

 

임효빈 : 저는 이 친구랑 반대예요. 글 요약이 부족해요. 그냥 말로 휘어잡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학교 내에서 토론대회도 나가거든요. 교사를 꿈 꾸게 된 이유도 사람들 앞에서 말로 가르치는 거니까... 자신감도 있고 수학도 잘하고...

 

강산들 : 저는 들어주는 것을 잘해요. 수업 중에 학생 분들이 수업에 관한 얘기만 하는게 아니잖아요. 항상 격려해드리고 그냥 들어요.

 

임효빈 : 어제 달맞이학교 모임자리가 있었어요. 오는 4월에 시험을 보신다고 하는데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내년에 제가 고3 되고 졸업식 하는데 그때 학생 분들도 오셔서 축하해주시면 좋겠다고요. 보니까 저도 졸업하고 그 분들도 시험에 붙으면 같이 졸업하는게 되잖아요. 같이 배우는 과정 속에서 같이 졸업하는게 의미가 있지않을까 싶어요.

    

[강산들]


그렇다면 세 친구들은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을까?


강산들 : 저는 초등학교 6학년때 담임선생님 때문에 교사의 꿈을 꾸게 되었는데, 잘 가르치시는거는 물론이고 인간적으로 대해주시는 것이 좋았어요. 저는 자기를 드러내고 자기 얘기를 많이 해주는 분들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잘 들어주시고 친구처럼 대해 주시고 여행이야기나 어제 있었던 이야기등... 힘들때 상담보다는 스스럼없이 친구처럼 다가와 주셔서... 저도 나중에 교사가 되면 학생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교사가 되고 싶어요.


임효빈 : 우리나라는 공식을 암기해서 문제를 풀잖아요. 그런데 핀란드나 북유럽에서는 시험을 볼 때 수학적으로 암기하는 부분과 공식을 던져주고 서술형으로 문제를 풀어봐라 한대요. 그런식의 교육방식의 결과를 봤는데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높아졌고 물론 잘하게 된 것은 당연하죠. 우리나라는 모든 학습에 있어서 잘하기는 하지만, 학습적 효율은 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나중에 많은 경력을 쌓게 되면 넓은 교육계에 발을 들여서 힘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교육과 사교육 관련 자료나 기사를 접하면서 느낀 것은 본업 외의 작업으로 업무 과중이 있지않나하는 거예요. 많은 학생들을 관리해야하는데, 다른 작업들로 학생들에게 쏟아부어야 할 에너지를 뺏길까봐 걱정이 되요. 그렇지만 아직 공,사 구분할 나이가 아니어서 지금은 어떤 수학교사가 될 것인가만 생각하고 있어요. 수학교사가 되어서 수포자가 없는 현실교육의 장을 만들고 싶어요. 미래에서 수학이 중요해질 것 같거든요. 그래서 수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과목이다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어요.

 

서민혜 : 저도 수학은 재미있는 학문이다라는 것을 가르치고 싶어요. 수학교사라는 꿈을 갖게 된게 고등학교 올라와서 수학선생님을 만나서부터였는데, 이 선생님처럼 아이들이 즐겁게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은 휴직하셔서 안계시는데 수학시간에 애들이 엄청 좋아했어요. 수업방식이 ? 수학 재밌네?’ 이런 느낌이 들게 하셨어요. 그래서 관심을 갖게 됐고 진로를 정하게 된거죠.


임효빈 : 결국 우리 세명 다 교사의 꿈을 꾸고 봉사하며 공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이랑 교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하나하는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아무런 목적없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많은데 교사가 되서 제 자신이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는게 꿈이예요.

   


달맞이학교는 지역과 학교가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야학이다. 중심은 정왕고등학교다. 학교자랑을 해달라고 했다.


임효빈 : 정왕고는 교내에 상당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어요. 공부 뿐 아니라 과학에 관심이 있으면 그쪽으로, 인문계열에 관심있으면 그쪽으로 가는데, 저는 작년과 올해 2년 동안 실력향상프로그램으로 수학과 영어를 했거든요. 실력차이가 확실히 나요. 그리고 문화적으로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있어요. 학생들은 재미를 느끼고 있고 학생회에서 축제, 봉사등 많은 일들을 하는데, 학생자치중점학교로 선정돼서 친구들끼리 으쌰으쌰 잘 꾸려나가려는 것들이 학교에서 그만큼 뒷받침을 잘 해주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달맞이학교 교장이자 정왕고등학교 교장인 정종윤선생님에 대한 자랑도 요청했다.

서민혜 : 제가 지금 10년 학교 생활 중이잖아요. 제가 봐왔던 선생님들은 거의 다 무뚝뚝하거나 근엄하기만해서 다가가기가 힘들었어요. 그런데 우리 교장선생님은 처음 뵙는데 무척 친근하게 대해주시고 또 귀여우세요. 도도하기만 하실 줄 알았거든요. 반전매력이세요. 저희를 학생이 아니라 자식, 손주대하듯 친하게 대해주셔서 더 좋아요. 그리고 학생들이 불편할까봐 생활복도 새롭게 만들어주시고... 배려를 잘 해주시는거 같아요. 무엇보다 수학여행이 없었는데 추진하신다고 하셔서 더 좋아요.

 

강산들 : 껴안거나 팔짱을 껴도 받아주시고 또 장난도 잘 받아주세요.

   

 

세 학생선생님은 모두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높았다. 그러나 대학공부는 시흥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에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 더 깊은 지식과 더 넓은 경험을 위해 잠시 시흥을 벗어나고 다시 시흥으로 돌아와 지금의 초심처럼 학교와 지역에서 참교육, 참인재육성을 위해 일하고 싶어한다.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 시흥은 미래 100년의 희망과 발전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눈빛들이 정왕에서, 달맞이학교에서 밝게 비추고 있음이다.

 

학생선생님 모집은 3월부터 3기가 모집 될 예정이다.

늦은 밤까지의 수업이어도 진로의 목표와 감동이 있는 열정은 보람된 시간으로 그들에게 남겨지고 있다.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차원에서 제작되는 인물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