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초등학교 장석영교장과 김형태교사의 만남은 그야말로 시너지의 극대화를 보여준 보기 드문 케이스를 만들어냈다. 교사는 일을 벌이고 교장은 교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준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군자초. 긴 세월에 허름해진 건물이지만 학교 안은 미래비전의 선두에 있었다.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혁신연구부장 김형태교사는 군자초에서 특별한 존재다. 군자초의 시작은 자신의 아이 때문이었지만, 어쩌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삭막했던 학교가 그로 인해 또 교장의 든든한 후원으로 인해 새 역사를 만들어냈으니 말이다. 군자초 출신들이나 지역 학부모들 그리고 학생들의 표정은 매우 밝아졌다. 군자의 아이들은 군자동 안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지형적 환경에 놓여있어 문화나 놀이에 소외되어 있었다. 그것을 우선 개선하고 싶었다는 김형태교사는, 그러나 교사로서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마을에서 도와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정왕권에 있을 때는 마을교육에 관심이 많이 없었다. 왜냐하면 마을에 요구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자는 마을과 연합하지않으면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았다. 혁신지구사업을 비롯, 각종 사업에 공모를 하기 시작했고 조금씩 바뀌어가면서 에너지가 모이고 사람이 모이고 여러 컨텐츠가 모이니 지금의 군자초가 되었다. 학교를 믿고 따라준 주민들이나 학부모들 덕분이기도 하다.
군자초의 발전은 한 지역에 있는 도일초, 군자중, 군자디지털과학고에도 영향을 끼쳤다. 마을과의 연계가 시작되고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다.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그것은 축제를, 신문을, 학교라는 폐쇄적인 공간을 여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 초, 중, 고를 모두 한 지역에서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되니 마을에 거주하는 아이들에게 교육의 어느 시스템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그 고민은 바로 실행으로 옮겨졌다. 그런데 한편 걱정도 되었다. “지금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떠나면 안하느니만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잖아요. 떠나더라도 바뀌지않는 시스템을 만들고, 계속 유지되는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고 그것은 마을 안에서 자발적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은 마을교육자치회가 만들어진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사람의 역량이 아닌 모두의 공익이라는 마음가짐이 기반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 아이가 다닐 학교다.’라는 생각으로 학교를 만들어간다면 학교와 마을은 상호 신뢰관계에서 미래비전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군자의 비전을 말하자면 정보중심지역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체험하고 생태와 전통시장, 시흥의 명산인 군자봉, 성황제등으로 마을의 역사와 함께 여러가지가 하나의 종합선물세트처럼 기획된 도시, 그리고 교육이 가능한 도시가 될 것 같아요.” 전통문화와 새로운 기술이 공존하는 공간이 군자만이 가진 장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무한한 교육적 개발과 발전이 무궁무진한 군자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아이 손잡고 부모가 찾아가고 이를 마을 자체에서 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에 협의가 된다면 그 어떤 마을에서도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것이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마을로 나가야겠다는 의도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학부모들이나 마을에서 온전히 받아들이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끊임없는 시도와 도전은 선생님들이 잘하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들부터 시작했다. 한번의 성취감에서 오는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이 1차 목표였다. 때마침 4차산업혁명에 대한 이슈가 생기고 소프트웨어가 학교 교육으로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학교에서는 ‘가치’를 세웠다. 아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이 늘어나고 학교를 통해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들이 배움의 공간 속에서 인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 학교는 이제 하나의 문화가 형성된 것 같아요.”
군자만이 가진 색으로 동네 사람들이 원하고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브랜드화를 시킬 수 있을지를 다방면에서 고민해야하는데 그 역할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니즈(needs)와 아이들이 원하는 니즈(needs)를 소통으로 결합하고, 교사들이 이를 받아들여 함께 했을 때 비로소 학교와 마을, 교사와 학부모들은 가까워지고 그 사이에 있는 아이들은 행복해질 것이다.
사실상 학교가 지역사회에 문을 연 것이 가장 큰 효과를 가져 오게 하었다. 교육공동체라는 인식은 관심으로 연결된다. 군자초의 최대 성과인 소프트웨어 수업은 아이들이나 학부모들에게 깊이 스며들어갔다. 아이들은 익숙해졌고, 창의성이나 새로운 방식의 융합들이 보여지니 수학을 필요로 하게 되고 새로운 방식의 학습이 업그레이드 되는 효과를 보였다. ‘그냥 해!’가 아닌 왜 학습이 필요한지를 아이들 스스로 깨치게 하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다가간 것이다.
김형태교사는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다수의 학부모들이 교육도시 배곧으로 가길 원하지만, ‘아니야, 우리는 교육을 위해서 군자에 남아있을거야.’ 라는 철학을 가진 학부모들이 있는 동네를 만들고 싶은 것이다. 지역마다 각기 다른 특색에 맞춰 교육활동이 이루어지고 그 교육철학과 맞는 학부모들이 관심을 갖는다면 좋은 교육의 다양성을 가진 모델이 군자초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다.
처음 코딩이 들어왔을 때의 반응은 ‘신기하다’였다. 큰 박람회장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을 학교 안에서 보니 당연했다. 반응은 궁금함으로 연결되고, 경험해보지 못한 로봇이나 드론, 프린팅등 여러가지 새로운 것들을 체험하고 만져보게하니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동시에 지역과의 연계도 진행해나갔다. 도일아지타트나 거모복지관, 도일초, 군자디지털과학고, 군자중, 그리고 다른 지역의 학교까지,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교구와 학생들을 공유해 나갔다. 이 교육을 가장 빨리 흡수한 학교가 군자디지털과학고다. 학교 안 체험교실을 만들어 초등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과 중등·고등에서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분량으로 나누어 아이들을 보내고, 아이들이 오고, 선생님도 교류하고, 외부강의도 나가는 확장성을 보였다. 시흥관내 모두가 대상이다. 물론 모든 것은 무료로 진행됐다. “우리마을과 MOU를 맺고, GDI프로젝트로 군자동에 가까이 있는 학교들이 나가서 뭔가 지원해주는게 좋더라구요.”
코딩프로그램을 하면서 가장 변화된 것은 교사들의 표정이다. 역사가 오래 된 만큼 학교는 비록 낡았지만 디지털랜드를 소개하는 교사들의 표정은 밝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자랑스러워한다. 군자초밖에 없는 시스템이고 프로그램이니 그럴만도 하다. 아이들은 세상 밝은 표정으로 인사도 잘하고 굉장히 친근감 있게 다가온다. 매사가 즐거운 학교 분위기다. 군자초만의 큰 매력이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표정은 감출 수 없다. 디지털랜드를 만드는 교육자들의 마인드와 경험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그냥 ‘즐겁다’이다.
군자초는 비단 소프트웨어뿐만이 아니라 체육, 문화예술등 여러 분야에서 각자가 하고싶은 것들을 하는 교사들이 많다. 의미에 가치를 부여하니 모두의 융합이 잘 모아지고 있다. 외부에서 오는 교사들은 학교의 시설보다는 교육적 내용과 교사들, 그리고 학생들의 표정을 더 눈여겨 본다. 또 의미있는 교육으로 이어지는가하는 것들에서 시선이 멈춰진다.
시대가 바뀌고 교육의 흐름도 바뀌었다. 이제는 아이를 혼자서 키울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부모와 교사만이 나누어 키울 수도 없다. 새로운 지역사회, 공공기관, 민간과 협력해야 한 아이를 건강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아이들은 이미 미디어에 익숙해져 있어 지식면에서는 어른을 능가한다. 교육의 패러다임이 바뀐거다. 지식을 머릿 속에 넣는 것이 아닌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교사도 동시에 성장하는 변화된 교육방식, 협력은 필수다. 교육사업에 있어서 똑똑한 것보다 관계성과 소통, 즉 커뮤니케이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혼자 잘하는 시대가 아닌 협력으로 사회의 동반자적인 관계에서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생각을 하면 그것이 앞으로의 교육이 바라봐야 할 관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군자초에 있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가르치면서 느끼는 자기 성장이다.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 대상보다는 함께 커나가는 존재로 보면 끝없이 이어지는 성장이 된다. 그 성장을 도와주는 사람이 많을수록 좋다. 지역사회의 동반성장은 지역을 풍성하게 해준다.
부족함을 채워 공동체를 이룬다면 더없이 보기 좋은 마을교육의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을만의 체계와 가치, 비전을 가지고 뭔가를 할 수 있는 인력과 학교들의 오픈, 마을의 정체성을 살려 관계 맺는 방법들을 공유하면 시흥은 아마 신선함을 넘어 활기찬 교육도시가 될 것 이라 믿는다.
지난 몇 년간 힘든 과정을 잘 넘겨왔다. 열정은 재미와 더불어 디지털랜드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전 세계의 교육자들이 방문하는 유명세 타는 학교가 되었다. 그러나 가장 보이고 싶은 부분은 지역사회가 서로 협력하는 공동체의 건전하고 건강한 모습이다.
군자는 자랑스러움이다. 산들축제와 더불어 산들공원에서 두 번의 소프트축제를 벌이며 이용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굉장했다. 군자는 축제와 신문발행, 그리고 자치회로 가는 것을 인식 속에 담아두어야 한다. 교사가 바뀌고 교장이 바뀌어도 이어져야 할 것은 계속 이어져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반시스템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장곡동이지만 군자동에 더 애착이 많이 가요. 지낼수록 정이 있더라고요. 이제 자리잡힌 문화들이 좀 더 오래 많은 사람들에게 남았으면 좋겠어요.” 학교는 공간이 마련되어있다. 학생들도 흥미롭고 자유롭고 자신감 넘치게 수업에 임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학교와 동행하면 좋겠다. 상당부분을 자치회 쪽에서 하게 될 것이다. 김형태교사는 학교를 옮기더라도 자치회는 계속 참여하여 고유의 색을 찾아 또는 그 색을 지닐 수 있게 계속 지원할 생각이라고 하니 든든하다. 그래서 오늘도 김형태교사는 디지털랜드에서 밤을 샌다.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사)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차원에서 제작되는 인물 인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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