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참 삶을 살기 위한 이윤행상담사의 ‘지금’


시흥에 첫발을 내딛던 1999. 평범한 소시민으로서의 삶은 목마름의 연속이었다. 잠깐 들어왔다 나가리라 했던 다짐은 정착으로 남게 되었고, 살던 서울은 오히려 낯설어졌다. 그런 사람들이 꽤 있는 것을 보면 시흥만이 가진 매력이 분명 있다는 것인데, 지역에서의 활동도 한 몫 하지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다니며 남편 퇴근할 때쯤 들어오는 일상을 보내다 어린이집을 보내면서부터 이윤행씨는 복지관쇼핑을 했다. 어느날 혼자 남아있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헛헛한 마음에 찾은 복지관이다. 저렴한 금액으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배우며 쫓아다니는데 지속적으로 되지 않아 또다시 목마름이 시작되었다.

 

그때 즈음, 학교 학부모교육에 참석했다가 보람교사를 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생겼다. 보람교사 교육을 이수하고나면 학교에서 활동 할 수 있다고 하여 무조건 달려들었다. 2006년무렵이었던 것 같다. 동시에 학교폭력예방 강사로 이름을 올렸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목마름이 해소됨을 느꼈다.“! 내가 찾던게 이런거였구나, 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하고 있었구나!” 눈앞에서 찬란한 빛이 쏟아져 들어옴이 느껴졌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또 고등학교로 수업을 확장하다 보니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을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할까? 일대일로 만나고 집단으로 만나기 위해 선택한 것이 상담이었다.


늦깍이 공부가 시작되었다. 2011년도에 보람교사를 병행하며, 대학공부를 하고 석사를 따고 공부하면서 청소년들을 만났다. 그리고 지금의 이 자리에 이르렀다.



저희가 6남매인데 언니, 오빠들은 다 대학을 나왔고, 저는 상고를 나왔어요. 제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 쯤 집안 형편이 어려워졌거든요. 효도하려고 상고를 택했지요. 상고 나와서 돈도 벌고 대학도 가고... 나름 야심찬 꿈을 갖고 있었어요.”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는 상고 과목으로 기본 급수 따는 것에 멈추고 놀았다. 원하는 곳으로의 취직도 되지않았고 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다.


아이들 유아기 때 유아스포츠단이라고 수영과 태권도를 같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 학부모회장을 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 목소리가 커져서 그런지 자꾸 앞에서 일을 하게 되더라고요.” 강사활동 하기 전 학교에서 학부모회, 운영위원회, 걸스카우트회장, 학급반장엄마 역할을 두루 거치며 학교 일을 열심히 하는 학부모로, 지역에서 열심히 봉사하는 봉사자로 그렇게 활동의 영역을 펼쳐나갔다. 아이들은 그런 엄마를 꽤 자랑스럽게 지지해주었다.

    


본동과의 인연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고 말하고 싶다. 신천동에 있던 상담실에서 사무국장으로 있을 때 사무실이 사라질 위기에서 서울로 면접을 보러 간 적이 있었다. 면접 후의 결과로 출근 확정까지 지었는데 마침 정경대표를 만나게 된 것이다. 정경대표가 상담을 배운다고 신천동 상담센터에 와서 상담수료과정을 잠깐 한 것이 계기가 된 것인데, 그때 맺은 인연으로 대화를 나누게 되고 거취를 말하니 화를 내면서 왜 시흥사람이 다른 도시로 가서 일을 하느냐고 했다.

 

지역아동센터에 자리가 하나 비는데 같이 일하자는 제의를 해왔다. 고민했다. 망설임 끝에 결정을 내렸다. 사실 서울로 출,퇴근한다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고 또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있으니, 지역아동센터에서 아동관리와 상담사로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201312월경이다.

 

지역아동센터의 행정실무를 보면서 사단법인 더불어함께가 탄생되었다. 정경대표와 함께 지역 대표들을 만나러 다니며 잔뼈 굵은 관록의 활동가로 거듭나게 되었다.

 

저는 되게 소심한 사람이거든요. 추진력도 없고... 변한거예요.” 2007년부터 집단상담프로그램을 한국인성개발연구원에서 심성수련이라는 프로그램으로 대야동복지관에서 운영했다. “우연히 들어간 집단프로그램을 일주일에 3시간씩 90시간 이수하고 지금은 거의 한 1000시간 정도 이수했어요.” 집단프로그램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장점과 단점을 알아내며 목소리가 커지고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거울을 보기 시작했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무척 예뻐보였다. 자신감이 생긴 탓인 것 같다.

 

사람들이 봐주는 기대치도 있고 그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했다. ‘내가 최소한 이 일은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라는 울타리가 생기니 안정감이 생기고 자존감이 높아짐이 느껴졌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워졌다. 농담삼아 한 한마디가 어느날 다시 돌고 돌아서 들어올때면 당황스럽기도 했다. 말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동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생기는 상처는 어쩔 수 없다쳐도, 아닌 사실이 돌때면 속상하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에는 상처만 받고 끝내버렸지만 지금은 어필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름 내공이 쌓인 것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성장해 나갔다.

이윤행씨는 상담사와 마을활동을 하면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만큼의 수입은 없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초석을 다지는 기간이라 생각하고 자신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을활동가가 쉬운 것은 아니다. 충분한 공부와 마을활동의 이해, 마을에서의 삶의 가치등을 수용하는 자세에서 출발해야한다. 돈이란 벌고자 하면 방법은 많다. 그러나 가치적 삶의 활동은 외롭고 고독하여 가치를 위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신중하게 걸어들어가야 한다. 물론 책임은 본인이 지는거다. “저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고민을 해요. 더 나은 가치를 위해서...”

 

정경이라는 한 사람의 가치, 백재은이라는 한 사람의 가치와 함께 하면 부정의 부스러기도 있지만 함께 가는 그 길에서 시흥의 문화, 마을 환경등이 만들어지는 것들이 눈에 보인다. “지나온 발자취에서 어떤 힘듦이 있었는지, 지금은 어떤 위치에 가 있고 앞으로의 그림은 어떨지 모든 과정을 공동의 가치로 함께 하길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윤행씨.

 

흐름 속에 다수가 합류할 때 묻어가기보다 자기 생각, 자기 중심을 가지고 움직이는 마을활동가의 영향력이 발휘된다면 더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본동은 많은 문제점을 안고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반면, 괜찮은 동네라고도 할 수 있다. 마을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을활동가들이 많이 생겼고, 본동을 중심으로 시흥이 발전하는 그대로의 본(born), 공유하고 나누며 더 이상 어두운 동네가 아닌 변화와 활력이 무궁무진한 본동이라고 자신한다.

더불어함께와 같은 공간에서 나사랑상담카페사무국장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윤행씨는 지역의 현황에 맞는 맞춤형 협동조합에 소속되어 있다. 아이들 뿐 아닌, 아빠들을 위한 컨텐츠와 지역 아이들을 위한 놀이문화 콘텐츠를 고민하고 있다. 집단프로그램은 아이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조합의 취지도 그러하다. 지역과 함께 하는 상담실로, 이윤이 발생되면 지역에 나누고 따라서 지역의 공통 가치도 함께 하는 상담실로 운영해나가고 있다. ‘상담카페협동조합 나사랑은 그래서 자랑스럽다. 6명이 뜻을 모아 만든 협동조합은, 상담을 원하는 이들을 위해 상담카페를 오픈하여 이용할 수 있게 전문상담사로 구성되어있다. 정왕권에서는 유일한 상담카페다.

 

어느덧  10년 세월을 넘겼다. 나사랑심리상담센터 경기지부가 신천동에 있었으나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고 지금의 협동조합만 남게 되었다. 개인상담, 가족상담, 집단상담을 주로 다루고, 개인은 아동,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 해 동안 꿈의학교에서 중등부에 감정알까기고등부는 입시반 친구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마이북제작기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처음에는 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아이들 만나는 것에 두려움이 있었어요. 지금은 하나의 개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상담을 통해 적응할 수 있게끔 도우려고 해요. 그래서 자기표현을 잘 하는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아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상담을 통해 마음을 연 친구들은 고마움의 표현을 한다. 그럴때면 뿌듯하다. 힘들어도 이윤행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유다.

 

더불어함께의 서포터즈로도 활동 중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보다 좀 더 특별한 눈으로 아이들을 보게 되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윤행씨의 삶의 모토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모두 내담자이다.’이다. 그렇기때문에 내 앞에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고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려고 한다. 나이 오십대 중반을 향해 가는 지금,  진심을 다하여 참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 사업은 삼성꿈장학재단 지원으로 ()더불어함께에서 진행하는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지역자원조사차원에서 제작되는 인물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