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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경단녀에서 마을강사로의 멋진 변신!-정인자강사


정인자씨는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경력단절 된 전형적인 경단녀였다. 딸 셋을 낳고 육아에만 전념하다가 월곶도서관이 개관하면서 자원봉사를 시작했는데 마치 죽었던 세포들이 살아나는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책먹는여우와의 인연은, 월곶도서관과 민들레작은도서관에서 그림책 강사를 하던 중에 우연히 강의가 들어오면서부터다. 그때가 2017년쯤으로 기억한다. 동네에서 품앗이로 책 놀이를 하면서 일에 흥미가 생겼고, 한 해 한 해 거듭할수록 전문성이 더해져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불러주는 곳이 하나 둘 생겨났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신기했다. 애써 잡으려하지 않아도 주어진 상황을 즐기니 기회가 저절로 주어졌던 것이다. “아직은 아이들과 분리가 되지 않아 불러주는 대로 다 나갈 수는 없지만 내게 주어진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고 있다.” 아등바등 조바심내거나 욕심 부리지않고 그저 주어진대로 하니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간 듯 했다.

 

자신을 그림책 강사, 감정수업 강사라고 소개하는 정인자씨는 책먹는여우 강사다. 그녀는 책먹는여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삼성 꿈 장학재단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흥시 지역아동센터 및 초등학교 교육복지대상자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하여,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문식성 발달에 도움을 주는 강사단이라고. 똑부러진다. 뭔가 대단히 거창하기도하다. 멋진 사업에 참여하는 강사다라는 느낌적 느낌이 확 다가온다. 책먹는여우 강사진들은 매주 스터디를 통해 책을 선정하고 그에 맞는 활동지 및 활동들을 연구하여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

 

연구된 교육들은 현장으로 모조리 들고 나간다. 군자초등학교의 경우 교육복지사와 학부모간의 신뢰 관계가 높았기에 지역에서 들어간 강사에게도 그 믿음이 전해졌다. 교육복지 대상자 아이들이었지만 매 회 눈이 반짝반짝 빛날 정도로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고, 책 제목을 먼저 알면 그 날 할 모든 것을 다 알기라도 한 듯 책에 대한 욕구도 높았다. 책을 통해서 자신의 감정도 이야기하고,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창의력과 문제해결력을 길러 자연스럽게 또래집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도하였다.

 

군자초등학교 교육복지 대상자 아이들은 올해까지 3년 동안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도서관에서는 유·초등부 그림책 강사로, 시흥시 지역아동센터 및 초·중등에서는 감정수업 강사로 만나고 있다. 감정수업 역시 감정과 관련된 그림책을 가지고 좀 더 쉽게 자신의 감정을 알고,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을 기억하여 올바른 감정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수업이다.

 

아이들을 만나면서 아이들 한 명 한 명 자세히 만나려고 노력했다. 그림책 강사만 하면 자칫 책 놀이에 그칠 수도 있는데 책먹는 여우들은 아이들의 성장발달을 도모하기 때문에 자세히 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전문성도 한 겹 두꺼워지고 있다. 그림책은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다. 책 읽기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깊은 마음의 울림을 주기도 한다. 그 맛에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강사가 되고 싶은지에 조심스럽게 답한다.

지금처럼 그림책을 옆에 끼고 아이들에게 책을 즐거움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아이들이 본받을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이들은 각자의 마을에서 생활하고 저마다 영향을 끼치며 살고 있다. 교육은 어떤 한 기관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총체에서 발현되는 것임을 고려할 때, 학교와 지역 사회의 연계는 필요한 부분이다. 가고 싶은 학교와 살고 싶은 마을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학교와 마을의 협력으로 삶으로서의 배움, 삶을 통한 배움이 언제 어디서나 일어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학교가 마을에게, 마을이 학교에게 서로의 장점을 살려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간다는 그 자체가 즐겁고, 학교에서의 배움이 즐거우며, 학교가 끝나도 갈 곳이 많고,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면 마을교육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 YOU' 사람을 지역의 자원으로 발굴, 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