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감동 구도심 골목 허름한 상가 건물 3층에 ‘마을 하랑’이 있다. 2018년에 도시재생사업으로 리모델링 된 청소년 문화공간이다. 건물주의 무상임대로 감사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문화프로그램과 지역주민을 위한 대관을 운영하며, 마을배움터 사업으로 난타, 요리, 동화구연, 글쓰기등의 수업을 하고 있다. 꿈의학교도 3년째 하고 있다. 마을교육자치공동대표 김영미씨는 갑자기 하게 된 마을 일에 대략난감 중이다. 아직 마을 일을 하기에 역량이 부족하다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주어진 많은 일들이 버거워서다.
본업이 영업이라 가능했던 마을 일은 공부할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 논곡중 어울림공간에서 ‘모즐’ 이라는 보드카페를 돌보고 있는데 ‘논곡중마을교육공동체개방형사회적협동조합’의 이사로 있다. 길다. 20글자다. 도장(직인) 판 아저씨가 고생 좀 했을 것 같다. 시와 교육청에서 동시에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올해로 3년차다. 목감동 통장도 겸하면서 새내기 마을교육자치회는 말 그대로 좌충우돌이다.
사실 목감마을교육자치는 2018년도부터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을교육자치가 허공에 떠 있는 상태였다. 학교가 들어와야 한다는데 학교장을 설득할 시간이 짧았다. 사실상 학교에서는 반대 입장이었다. 무엇을 하기에는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 그러다 2019년 들어서 다시 시도했는데 너무 어려웠다. ‘왜 한다고 했을까’ 후회도 되고 손 대는 것이 두려웠다. 그냥 백지상태였다. 모든 것이 하얀 도화지였다.
그래도 기왕하기로 마음먹은거니 질러버렸다. 다행히 논곡중과 조남중에서 도와주겠다고 하여 용기를 갖고 추진했는데 자체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난감했다. 모든 걸 내려놓았다. 우선 마을교육자치가 뭔지 알아가는 단계를 밟았다. 책도 구해서 읽으며 토론의 시간도 갖고 마을교육을 병행하면서 마을의 인적자원과 마을자원 수집에 중점을 두었다. 22명의 목감마을교육자치회는 주로 마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었으며 정규멤버 15명 남짓으로 꾸려가고 있다.
마을교육은 선배 마을교육자치의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장곡중학교의 박석균교장선생님과 부천에 있는 마을협동조합원들을 초빙하여 워크샵을 가졌다.
목감은 신도시의 건설로 구도심과 신도시로 나뉘면서 마을이 커졌다. 논곡중은 원도시, 조남중은 신도시로 되어있는데 균형있게 하는 것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었다. 그리고 학교에 요청하여 보내진 아이들로 마을을 둘러보고 마을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수행했다. 아이들의 눈에 들어 온 마을은 아이들의 시선에서 재미있게 그려졌다.
목감마을교육자치는 흰 도화지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채워넣어야할 것이 너무 많았다. 공부하면서 느낀건 마을 전체에서 내 아이 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마을에서 키워내고 모든 마을이 배움터가 되어서 아이들이 자라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자라면 마을로 와서 사회에 공헌하는 선순환의 구조, 그것이 진정한 마을교육자치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선 장곡마을교육자치나 정왕, 군자, 능곡등이 마을과 함께 한 마을축제를 목감에서도 하고 싶었으나 돼지열병 때문에 하지 못한건 큰 아쉬움이다. 약소하게 기존에 있어왔던 마을축제에 한 꼭지로 참여하는데 그쳤지만 함께 하는 축제에서 얻은 것은 지역의 리더들, 즉 유관단체들과의 유기적 협조, 협업의 중요성이다. 마을교육자치를 하면서 왜 마을지도를 그리고 왜 축제를 해야하는지, 또 마을신문을 왜 발간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었다.
마을교육자치를 위한 일에 우선 필요한 공간은 마련되어 있지만 공간의 활용과 학교, 마을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적자원이 필요함에 별 다섯 개를 그린다. 초안만을 잡은 상태에서 디테일한 작업들은 일단 학교의 문을 여는 것에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학교에서는 마을교육자치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정보의 부재에서 오는 현상일 수도 있겠는데 사업을 하기 위한 예산이나 인력 투입등은 결국 목감마을교육자치가 해결해가야 할 문제이며 그 작업은 김영미대표가 풀어야할 최대 난관이자 숙제일 것이다.
2020년 목감마을교육자치는 청소년들의 진로에서 선배에게 듣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 할 예정이다. 또 돌봄이 필요한 학생들을 위한 공간의 제공과 ‘하랑’이라는 공간배움터에서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마을교육자치에서 계속 논의하고 있다.
사업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네트워크라고 말 할 수 있겠다. 영역의 확장으로 마을의 각 기관과의 유기적 협조로 소통하고 함께 지역의 아이들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언급한다.
이제 목감은 목감고등학교까지 생기면 7개의 학교를 보유한 마을이 된다. 어떤 교장선생님이 올지에 따라 달라지게 될 학교와 마을의 연결. 급하지않게 천천히 다가가 설득을 하고 이해를 시키는 것이 우선일거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업무의 과부하로 나설 선생님이 없다면 결국 불행한건 목감의 청소년들이다. 아이들의 불행을 원하는 학교는 없을거라는 생각이다.
어쨌거나 제일 중요한 것은 신도시와 구도시로 나뉘어진 목감을 하나로 이어 소통하고 화합하게 만드는 일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가능한 유용자원들과 함께 해나가면 못할 것도 없겠다. 점점 뻗어나가는 마을 관련 된 일은 학교와 연계하여 학교와 마을의 중심 플랫폼이 되려고 한다. 7개 학교의 연합, 그리고 지역과의 네트워크를 책임지는 중간자 역할로서 그 임무를 다할 각오다. 어쨌든 몸으로 움직여야 하는 일은 맞는 것 같다.
김영미대표는 끝으로 "고된 일은 목감마을교육자치에서 할테니 우리 목감 청소년들을 위해서 학교와 마을의 연결다리로 서로 넘나들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의 말을 했다.
*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사)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 YOU' 는 ‘사람’을 지역의 ‘자원’으로 발굴, 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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