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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정왕본동-YOU

학교 교육이 마을교육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2020, 다섯번째로 만나는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YOU’!

이번에는 교육 현장에 있는 학교교사들과 마을교사들을 만났다. 인터뷰도 10인으로 한정했다. 더 깊은 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서다. 마지막으로 활자가 되어 나올 인물들, 그 첫 번째로 서해중학교 김인경선생님이다. 2020년 세상을 강타한 코로나19는 학교를 적막하게 만들었다. 왁자하게 오가는 학생들의 소리는 없었다.

 

코로나19로 인터뷰는 1차 비대면으로, 2차는 대면으로 진행했다. 말하는 내내 마스크 안은 습기로 가득하고 들숨날숨 벌렁거리는 마스크는 때론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눈으로 바라보는 눈결에서 많은 교감과 이야기가 전해지며 또 주고 받아졌다.

 

2차 대면 인터뷰 날, 네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대로 도착하여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김인경선생님과 만나기로 한 본관5층 건물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다. 전화벨이 울렸다. 하이톤의 목소리가 휴대폰 스피커를 통해 쏟아진다. “혹시 서해초로 가신 거 아니예요?” 어쩐지... 5학년 1반이 있고 6학년 2반이 있더라니...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해초등학교와 서해중학교가 미주하고 있었다. 네비게이션이 서해초등학교 교문 앞으로 안내했던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단숨에 올라갔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김인경선생님과 마주했다. 호탕한 웃음소리, 밝은 미소는 큼직큼직한 이목구비 따라 참으로 잘도 어울렸다. 마스크가 얼굴의 반을 가려도 커다란 눈만으로도 나누어지는 이야기.

 

1차 비대면 인터뷰로 교육에 관한 이야기는 충분히 써내려졌다. 교육과 연계한 마을과의 인연이 5년이라하니 어려운 질문도 쉽게 풀어 전문적인 답변들을 잘도 해준다.

 

인터뷰란 역시 대면에 맛이 있다. 눈으로, 표정으로, 손짓으로, 말의 색으로 전달되어지는 그 사람의 느낌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이야기가 그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김인경선생님은 참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편하고, 성격 좋은 면면들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보여주었다. 선한 눈웃음조차 매력적인 서해중학교 김인경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자.

 

사전 정보에서 따뜻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전달됐다. 학교교사에게 받을 인상이라 하기엔 드문 경우라 왜 그런 이미지를 갖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어쩌면 마을에서 마을활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이라면 느낄 이미지였을지도 모르겠다. ‘학교에서, 마을에서 꾸준함으로 열심히 일을 하는 과정에서 관심과 공감으로 교감되는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라는 답을 정해본다. “누군가에게 따뜻하고 아름답고 순수한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예요.” 큼직한 미소가 아름다워보였다. 그래서 정왕본동이란 마을에 늘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가보다.

 

시흥으로 발령받아 온 지 어느덧 13. 지금까지 혁신학교를 거치고 지금도 혁신학교에 근무하면서 이런저런 방향으로 마을 교육에 관여하고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시흥의 교육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자체가 행복교육지원센터라는 교육 분야 투자에 집중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고 현장교사가 파견되어(물론 지금은 고용휴직 형태로 변모하여 안타깝긴 하지만) 학교 현장과의 연계성을 고민하는 등의 모습은 바람직한 방향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샘플로 만들어진 프로그램들이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고 인적물적 자원들을 발굴하고 있는 것은 좋은 모습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마을에 보석처럼 빛나는 자원들이 많은가보다.

 

오늘날 교육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것들 중에 마을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인식되고 제안되고 추진되는 것 또한 이런 교육적 혁신의 한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적 혁신이란 말을 교육 현장에서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구태의연하고 관행적으로 해오던 것들이(성찰 없이 그대로 답습하던 것이) 걷어내어지겠구나였다. , 교육적 혁신이라는 것은 어긋나고 잘못 세워진 부분을 바로 잡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바로잡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상상력이라고 하는, 그동안 틀에 박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교육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보고 다듬어 가는 것이 교육적 혁신의 한 부분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교육 공동체들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사실 교사를 떠나 초등학생을 둔 엄마로서는 마을교육자치가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정보가 늦어서일지도 모르겠지만 학교에서 마을교육자치와 어떻게 연계가 되고 있으며, 학교와의 연계까지 생각하지 않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마을에서 배울 수 있는 공간이나 프로그램들이 무엇이 있는지 잘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우리 마을은 마을교육자치를 만들어가기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 --학이 어떻게든 연합하여 교육적으로 상생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교사 내에서나 학교별(관리자), 사실은 마을교육자치에 대한 관심과 실행의 온도차가 크고, 잘은 모르지만 행재정적인 부분에서 지자체와 교육지원청 간의 차가 많아서 여전히 속도가 더디거나 학교가 외면(?)하게 되는 경우들이 눈에 보이기도 하다.

 

학교교육이 정해진 국가교육과정 속에서 이뤄야 할 틀(요소)을 가지고 있다면, 마을교육은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교육 내용을 자유로이 적용할 수 있는(학교 교육에서 다루는 데 한계가 있는 실질적인 환경과 체험 등)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아이들 입장에서 보면 학교교육은 필수로 받아야 하기 때문에 하기 싫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마을교육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비단 학생뿐 아니라 교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부분은 마을교육의 정의와 방법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시선의 차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마을교육을 어떻게 학교 교육과정에 녹여내느냐, 학교 교육이 마을교육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둘이 필수 불가결한 관계가 될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으로 그동안 교육과정재구성을 계획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학교교육에 관심은 많지만,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부모들은 정해져있다. 그렇다 보니 마을 교육에 대한 이해나 지원, 지지하는 정도는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로 나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인솔 교사로 적극 활동해 주는 부분은 있다. 예를들어 프로그램이라든지, 체험 활동등을 다양하게 진행할 때 좋아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혁신학교 차원에서 지역 학부모 네트워크를 꾸릴 때도 관심 갖고 참여했다.

 

마을교육을 학교교육 안에 어떤 식으로 녹여내느냐에 따라 관심이 달라질 수 있고, 다만 그것이 학부모들과도 소통이 되는 차원이어야 마을교육이 뭔지 알게 된다. 학부모들의 교육적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저처럼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이 많을텐데 가정에서 해 줄 수 없는 다양한 교육적 체험들이 학교와 마을에서 많이 연계되고, 아이들이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의 창구와 공간들이 생겼으면 하는 욕심(?)도 있네요. 그래서 사교육으로 내몰리기보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놀면서 배울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앞으로 바라는 것은, 시흥혁신교육지구 시즌3를 준비하면서 각종 회의나 면담을 진행하며 제안하기도 했던 것으로 아이들이 방과 후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우리 동네 안에 있는, 접근성이 좋은 곳에 다양하게 위치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현재 추진단에서도 고민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행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번 더 언급한다.

 

한 동네 혹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그 구역에는 학교가 존재한다. 마을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활동이나 사업에 참여하면서 든 생각은 학교 근처에 사는 학생들이 주를 이룰테니 학교 근처에 마을 활동가들이 상주할 수 있는 그 동네의 거점 센터(공간)도 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야 학교와 마을이 함께 소통하는 데 효과적이고, 그래야 더 학교와 마을이 가까워져서 마을에서 학교를 품고, 학교에서 마을로 나아갈 수 있는 관계가 될 거 같아서다. 즉 학교와 마을은 심리적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끈끈한 관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흥의 아이들이 시흥에서 참된 의미의 사람이 살아가는 마을, 어떤 편견 없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적 삶을 배우고 자랐으면 좋겠다. 우리 마을이 안전하고 그래서 성장했을 때 다시 우리 지역 안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믿음을 줄 수 있는...

 

이런 방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다운 사람이 사는 마을, 살맛 나는 동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삶을 담을 수 있는 교육 내용에 대한 고민이 진지하게 이어져 갔으면 좋겠다.

 

서로의 요구들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만나며 그 만남을 주선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창구가 마련된다면, 부대끼며 살아야 건져지는 무언가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싶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연계하여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처나 지역 전문가들의 발굴, 최소한의 소그룹으로도 운영할 수 있는 자원 확보... 여기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지만, 올해와 같이 코로나 사태를 접하며 미래 사회 교육을 준비하면서 시흥시만의 특색있는 온라인 지원체계 확립 등과 같은 다양한 생각들을 나누며 보다 나은 미래 교육을 그려본다.

 

상호간 긴밀한 관계 형성은 마을에서 중심을 잡아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학교의 교사는 우리 지역 출신이나 거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는 마을을 떠날 사람들로 우리 아이의 상급 학교 성적을 담당하기에 사실 조심스러운 면이 크다. 그에 비해서 마을교사는 우리 마을의 이웃이자 같은 학부모 입장, 또는 학부모 선,후배 간일 수 있으니 처음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장점이 되기도 하다. 물론 장,단점은 있겠지만 관계 형성만 잘 된다면 마을교사와 학부모의 관계가 더욱 지속가능해서 마을교사가 역량만 된다면 아이들을 키우는 데 더 오래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학교를 중심으로 그 구간(동네) 안에 있는 마을교육자치나 마을교사들을 소개하거나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해 보면서 마을에서 혹은 학교가 마을과 함께 진행했던 교육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서해중은 탄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1일자로 새로 부임해 온 교장선생님의 영향 탓이다. 어쩌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활발한 소통은 못하고 있지만 적어도 소통하는 교장으로의 기대를 하고 있다.

*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 YOU' 사람을 지역의 자원으로 발굴, 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