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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위기지원 자원조사

[위기지원 네트워크] 큰솔재가복지센터

 

위기아동을 위한 어른들의 관심은 지역 곳곳에서 있어 왔으나 체계적이지 않았다. 나름의 분투로 문제를 해결했지만 적재적소에 맞는 돌봄과 지원을 위한 네트워크는 없었다. 추운 겨울 아침, 김현숙·홍지숙 자원조사 발굴팀은 큰솔재가복지센터를 찾았다. 자원조사를 통해 매뉴얼과 위기 아동 발생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서다.

 

 

위기지원 자원조사팀은, 어른들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보게 되고 문제 발생시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연결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네트워크 및 거점 공간등을 자원 조사를 통해 확보하고 있다. 어른들의 눈에 띄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반대로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연락 체계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센터에서의 업무 뿐 아니라, 지역의 통장과 자율방범대원 활동으로 만난 위기 아동, 위기 가정의 사례를 들어본다.

 

큰솔재가복지센터 주변에는 아동이 많지 않다. 노인인구가 대부분이며 그 중에서도 50세 이상, 독거노인들이 많은 편이다.

 

사례1) 본업인 부동산을 하면서 관리 주택 업무를 보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 고독사의 우려가 있는 지역에서 미리 알아채는 것은 중요하다. 월 임대료가 15일 이상 안 들어오거나 한 달에 한 번씩 문자를 보내는데 연락이 없거나 또는 핸드폰 번호가 바뀌어 있을 경우 현관문에 연락망을 적어놓는다. 일정 기간동안 연락이 안되거나 이상이 있으면 문을 따고 들어간다.

 

사례2) 민원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가 있다. 방치 수준의 아이는 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 자폐아였다. 경찰을 대동하고 엄마를 만났다.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 아이를 돌볼 수 없다고 한다. 이 같은 경우 위기의 아이는 맞지만 부모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우선 면담을 통해 살펴봐야 할 사례로 보였다.

 

 

사례3) 노인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외국인 할머니들의 국적은 한국이다. 한국 국적을 받아 기초수급자가 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 많기 때문에 재산이 많은 자녀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에서의 불만은 역차별이다. 다문화인들을 위한 혜택과 내국인들을 위한 혜택의 차이가 불만으로 쌓여가고 있는 현실. 수급자가 된 나이든 부모가 손주들을 케어하지 못하니 겉으로 보기에 위기가정의 아이들이 맞다.

 

사례4) 늦은 시간까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아이들이 있다. 관심있게 보는 어른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아이들이 아니어서 외면하거나 말을 안들어서 내버려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사례5) 민간단체를 통해 어떤 젊은아가씨를 알게 되었는데 당뇨합병증을 앓고 있다고 했다. 실명 위기에 자궁을 들어내고 다리 수술을 하여 목발을 짚고 다닌다고 한다. 온 몸이 성한데가 없어 죽을 것 같으니 도와달라고 요청한 사례였다. 커뮤니티에 자기 좀 살려달라고 장문의 글을 올리니 도움의 손길이 뻗쳤다. 방문했다. 여름으로 기억한다. 그는 기초수급자였다. 부모도 기초수급자이고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차림은 화려했다. 그는 받을 수 있는 온갖 혜택을 다 받고 있었다. 가 요구한 것은 물품지원이 아닌 현금 지원이었다. 물품 지원만 가능하다고 하니 쫒아냈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위기 아동이나 위기의 사례가 발견됐을 때 우선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화를 나누다보니 사람이 자원이 되는 통장들의 역할이 중요해보였다. 마을의 실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통장이다. 통장들은 가가호호 파악이 되어 있으며, 파악이 가능하다. 마음과 뜻이 같은 통장들끼리 뭉쳐 서로의 네트워크가 되어주면 바람직하겠다. 단체, 기관에서 중복되지않게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지면 더욱 좋은 완성형 네트워크의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람들 곁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다. 그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