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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마을이야기/위기지원 자원조사

[위기지원 네트워크] 푸른지역아동센터의 외로운 돌봄

 

민간지역아동센터의 어려움을 누가 알아줄까? 정해진 운영비에 최저임금, 그나마 생활복지사들은 교통비, 식대를 제외하면 인건비라고 이름하기도 부끄러운 정도의 급여를 받고 있다. ‘사명감 내지는 봉사정신으로 하라는 언제까지 강요될까? 지친 봉사자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외면할 수 없는 지역의 안타까운 사연들은 너무나 많다.

 

정왕본동 카센터 골목, 빼곡한 4층 건물들 속에 허름한 센터가 하나 있다. 푸른지역아동센터다. 그나마도 아이들은 그 곳에서 위태롭지만 내일을 위한 희망을 품으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마음 둘 곳 없는 세상에 유일한 마음터이므로. 푸른지역아동센터에는 8,90%가 다문화 가정으로 중도입국자, 한부모가정, 기초생활수급자등의 위기 가정이 상당하다. 중국이나 조선족 아이들이 80%,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등이 10%, 한국인이 10%를 차지한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 중에서 학습과 건강을 최대한 지켜주고 싶은 신념 하나로 일하고 있다는 생활복지사 문상숙씨는 걸림돌이 되는 환경으로 바르게 성장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마을의 자원을 통해 지원을 받고 부족한 것들을 채운다면 큰 힘이 될거라고 한다. 정왕마을교육자치 위기지원자원분과에서 위기지원자원조사가 왜 필요한지 또 지역 네트워크가 왜 필요한지 문상숙복지사의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기로 한다.

 

 

사례1) 한부모 가정이다. 형식상으로는 아빠가 아동들을 양육한다. 실제는 아빠가 가정을 돌보지않고 있다. 할머니가 손주들을 양육하고 있다. 고등학생, 중학생이다. 연세가 많은 할머니는 아이들의 양육은 물론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고등학생은 성품이 바른 아이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학생인 동생은 장애를 가지고 있다. 소통이나 또래 관계에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 의도하지 않아도 거친 언행이 나온다.

 

사례2) 방글라데시에서 중도 입국한 지 몇 개월 안 된 가정이다. 그들은 한국말이 되지 않았다.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에 들어왔는데 졸업장이 없어 한국에서의 중학교 입학 자격이 주어지지 않았다. 초등학교 6년 교육과정을 받았다는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관내 S중학교 입학을 목표로 다각적으로 노력했다. 센터에서는 지난 1년간 중학 1년 과정을 학습해주었다.  영어는 이미 고3 수준을 하고 있을만큼 공부를 잘한다. 학교에서는 외국인 돌봄 반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 정식 입학을 위한 배려다. 한편으로는 방글라데시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는 근거 자료를 보내달라는 요청을 계속 하고 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례3) 위기 가정이 있다. 엄마는 다문화 이주 여성으로 베트남 사람이다. 한국인 남자와 결혼하여 자녀 한 명을 두었으나 성격과 문화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했다. 곧이어 베트남 남자를 만나 재혼해서 자녀를 한 명 더 낳았다. 그러나 그 결혼생활도 오래가지 않았다. 엄마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키우고 있다. 위기 가정으로 관리 대상이 되어 복지과 담당자와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센터를 찾아왔다.

그동안 돌봄의 정보를 못 들었던 엄마는 혼자 아이들을 끌어안고 있었다. 센터를 방문하면서 센터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엄마는 베트남인들이 방을 얻으러 오면 통역을 해주는 일로 부동산에 취업을 한 상태였다. 엄마가 일을 할 때 초등 3학년 아이는 다섯 살 동생을 돌보며 사실상 방치되고 있었다. 이 케이스는 주민센터에서 긴급 특례 아동의 조건을 달아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하고 센터 입소 신청을 하여 들어오게 된 사례다.

 

대기자 명단에 올라야 하는데 긴급 상황일 경우 바로 입소 가능하다는 것이 센터측의 설명. 이렇듯 발굴되어지는 사례가 있는 반면, 발굴되지 못한 사례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아직도 센터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부모들이 많아 홍보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문제는 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대기자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 또한 지역에서 아니 시나 정부에서 더욱 깊이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여겨진다.

 

사례4) 전년도에는 특별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긴급으로 들어 온 케이스가 있었다. 해당 아동은 중국에서 중국인 엄마, 아빠에게서 태어났다. 부부는 이혼 후 엄마가 한국으로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엄마는 조선족이었다. 한국으로 넘어와 중국 남자를 만나 재혼을 했다. 재혼 한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난 아이가 걸림돌이 되었다. 재혼한 남편의 어머니도 있는 상태에서 전남편의 아이는 구박덩이였다. 학대는 물론이고 집에도 들어오지 못하게 쫒아내기 일쑤였다. 밖에서 방황하던 아이는 먹지도 못하고 놀이터 등지를 배회하다 성폭행도 당하고 화장실을 찾지 못해 옷에다 실례를 하기도 하며 입성이 좋지못해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전문기관과 경찰이 출동하니 긴급 아동으로 관리 대상이 되었다. 아이는 센터에서도 화장실 가는 걸 두려워했다. 당연히 배변의 습관이 되어있지 않았다. 시간을 두고 배변을 유도하고 퀴퀴한 냄새를 씻어내기 위해 목욕을 시켜주었다. 센터에서는 아이의 올바른 케어를 위해 엄마와의 관계를 신뢰로 형성해나갔다. 아동보호기관에서 나오면 피하기 일쑤였던 엄마에게 자세한 설명과 설득, 부드러운 어조로 방법을 바꿔 원활한 소통을 이어갔다. 이제 아이는 깔끔해졌다. 집에서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티가 난다. 아이도 심리적·정서적으로 많이 안정되었다. 성폭행 당한 것에 대한 치유는 지난 1년동안 센터에서 매주 상담치료를 해나갔다.

 

 

각 가정과 아동들마다 사정이나 특성들이 딱하고 문제 발생들이 많다. 센터에서는 그 사연들을 모두 품어 맞춤형으로 교육하고 해결해나가고 있다.

 

아이들을 같이 키워나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서 같이 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