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으로 바라 본 우리 학교 군서초
"올해 3월, 경기도교육청 북부청사 의정부에서 근무하다가 교감으로 발령받고 시흥에 처음 발을 딛게 되었지요. 어느새 교육경력 28년 차가 되었네요. 군서초는 완전 새로운 학교예요. 다문화 학생 80% 이상이 차지하고 있고 세상에 없는 학교니까. 교장 선생님도 항상 말씀하시지만, 사회의 일원으로 건강하게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은 당연한 거고요. 부모님의 계층에 어쩔 수 없이 영향을 받겠지만 교육이라는 힘을 통해 한걸음 성장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학력 향상을 위해 갖고 있는 중국 자본들, 문화자본, 언어 자본들을 잘 개발해서 세계시민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살던 중국으로 돌아가서 살던 어디든 적응할 수 있는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가 역할을 해야겠지요.
우리 학교에서 애쓰고 있고 준비하고 있는 여러 사업이 있어요. 중국어 수업을 3학년부터 6학년까지 정규 수업 때 하고 있고, 모국어를 잊지 않기 위해 한국어나 기초학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육과정 내 국어, 수학 강화나 올해 준비된 걸 내년 교육과정에 반영하기 위해 학교 내 팀을 또한 조직했습니다. 내년에는 한국 문화나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기르는데 부족함이 없는 교육과정 즉, 중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교육과정을 잘 만들어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하고 있어요.
이번에 교장 선생님도 외부활동을 많이 하시면서 좋은 환경과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쪽으로 집중하고 계셔서 다른 외부기관에서의 기부나 프로그램들을 받아오는데 교육청 안 여러 사업 중 학교 숲 조성 사업을 합니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정서적 결핍이 많은 아이들이라 숲이 주는 정서적 효과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면서 정서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 교육청 공모사업을 통해서 중도 입국한 아이들의 한국어 지도,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학습지도 등 정서와 학습이 함께 가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하고 있어요. 교육청 공모사업을 통해서 중도 입국한 아이들의 한국어 지도, 기초학력이 부족한 아이들의 학습지도 등 정서와 학습이 함께 가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하고 있어요. 고퀄리티의 프로그램을 위해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은 시흥시나 교육청에서 연계해서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교장 선생님도 알고 계시고 지난번 혁신학교 컨퍼런스 때 시흥교육지원청 국장님을 뵙고 우리에게 이런 게 필요하다, 말씀드렸어요. 긍정적으로 생각된다는데, 사실 예산만 있으면 간단하거든요. 처음 마련하기가 어렵죠. 문제는 의지입니다. 의지가 요구됩니다. 당장 하기에는 쉽지 않죠. 예산이 확보되어 가는 과정이 있는데 힘 있게 밀고 나갈 여력이 누구에게 있을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학교와 마을의 연계라면 프로그램 했을 때 강사님으로 오시는 분들, 마을 자원들이 많이 계세요. 그렇게 연계되어 이루어지는 걸로 알고 있고, 학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형태의 아이들 지원을 위해 지역자원들이 같이 협력해서 케어하는 것들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한 걸 지원하는 시흥시 여러 단체와 마을 자원들을 눈으로 보고 있죠.
군서초가 외부에서 평가하는 것처럼 어둠만이 아닌, ‘아이들이 세계시민이다.’ 처럼 세계적인 이슈, 글로벌이슈에 관심을 두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학교라는 이미지를 갖게 해주고 싶습니다. 교사들도 우리 학교에 오면 성장할 수 있다는 자부심 있는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머니들이 만족하는 학교, 군서초에 보내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믿음을 갖는 학교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군서초는 이미 일반 학교랑은 다른 형태로 유지되어있기 때문에 맞춤형 교육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여요. 홍보가 필요합니다. 선생님들도 많이 노력하고 헌신적이지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수없이 일어나는 학교가 우리 학교에요. 저도 온 지 몇 달 안 됐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을 많이 겪었어요. 학생 지도하는 과정에서 언어가 통하지 않으니까 생활지도가 안됐거든요. 아이들이 싸웠을 때 우리나라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말이 통하니까 교사의 권위가 인정돼서 상황을 멈추거나 개선이 되는데, 말이 안 통하는 아이들에게는 전혀 작동하지 않아요. 교사로서 지도했던 생활교육의 훈육 방법들이 하나도 작동하지 않는 거죠. 그때 느끼는 감정은 자괴감, 내가 이거밖에 안 되나... 하는 큰 상심을 하게 됩니다. 그런 상황이 수도 없이 일어납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으세요. 다시 일어나시는 거에요. 그것들에 대한 고민도 상당히 많아요. 교사가 상처 입었다가 스스로 뭔가 채워지면 다시 또 일어나고 스스로 자생하는 형태로밖에 안 되어있어서 크게 고민하고 있고... 그래서 선생님 치유가 필요해요.
아이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제가 기회 될 때마다 말씀드리는게 있습니다. 시흥시에서 교육투자를 많이 하고 있는데 이런 밀집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에게 준비할 수 있는 학습의 기회, 문화를 이해하거나 교육제도를 이해할 기회, 언어나 가정문화를 이해할 기회, 이 아이들을 전문적으로 지도할 수 있게 공부할 기회, 해외연수를 갈 기회를 주거나 하는 것 등입니다. 그런 기회를 마련하거나 스스로하는 치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잘 길러낼 수 있는 희망은 교사인데 교사는 계속 소진만 되고 있습니다. 이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정책적인 사업이 들어와야 하는데 지금은 전무합니다. 교사 혼자 힘 빠졌다 다시 차렸다 이게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 모든 학교가 어렵긴 하지만 우리 학교가 처해있는 교사의 어려움은 다른 학교랑 굉장히 다릅니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하지만 그중에 일부는 이런 밀집 학교의 교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우 절실하게. 절대적 필요로 말이지요."
마을 교사로 바라본 달맞이학교
"작년에 어머니들이 만드신 책자를 봤어요. 쓰여있는 글씨 한 획, 한 획을 보니 그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 느껴지더라고요. 이런 분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교사로 참여할 수 있다 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글을 보면 그분들의 삶이 다 드러나는 거잖아요. 그들의 살아온 삶이 녹록지 않잖아요. 자기의 이야기를 넋두리처럼 쏟아내고 그것을 글로 쓰면서 어머니들이 약간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걸 제가 느끼는 거에요. 시어머니에게 혼났던 얘기, 남편의 무심했던 것, 이런 상처를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글로 쓰는데 치유되는 걸 느꼈어요. 그걸 보는 저도 치유되고... 어머니들이 배우려고 오셨지만, 오히려 가르치는 제가 어머니들을 보면서 배우고 갑니다. 글의 힘도 말의 힘도 느꼈고, 공감하는 힘을 그분들하고 학습하면서 많이 경험해서 저는 그 시간이 소중하고 감사해요. 그래서 어머님들께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너무 훌륭하신 우리 어머님들, 받침을 어떻게 하면 잘 쓸 수 있을까 날마다 고민하는데 ‘괜찮아요, 어머니’ 해도 선생님은 그렇게 얘기하지만 나는 이게 너무 중요하다고 이런 말씀하실 때가 많아요. 받침보다 더 중요한 건 사람의 마음이고, 어머니들은 이미 인간이 갖춰야 할 마음 이상의 마음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지요. 글은 맞고 틀림의 문제가 아니고 그 안에 얼마나 진실성을 담았느냐의 문제가 더 큰 거 같거든요. 어머니들은 그 안에 진심을 많이 담고 계시기 때문에 누구보다 훌륭한 글을 쓰고 계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짜 훌륭하신 것 같아요. 사랑하고 감사하고 출석하시는 것만으로도 가르치는 저희에게 힘을 주고 많은 가르침을 주세요. 감사합니다, 어머니~”
*이 사업은 시흥아동·청소년지원네트워크 주관·주최, (사)더불어 함께가 기획하고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합니다. '당신을 만나고싶습니다YOU'는‘사람’을 지역의‘자원’으로 발굴,연계하여 지역력을 높이는 일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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