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북크로싱 4차
일시:2022년 9월 22일 오전7시
장소:스타벅스 목감DT점
책:밝은밤
참석자:강현숙,김의경,백재은,이용규,이시연
정종윤,정희영,조은옥,
기록:허정임

스타벅스 DT점이 오전 7시 오픈이라 5분 전에 도착했더니 벌써 4명이 와 있다. 부지런한 사람들! 부지런한건지 나이가 있어 아침잠이 없는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새벽부터 북토크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박수 쳐주고 싶은 사람들!.. 이나 아직도 나는 투덜거린다. 기온이 내려가니 이불 속이 너무 따뜻해져서 더 그렇다. 그러나 막상 나오니 열일한다. 열정적인 북토크가 끝나고 모두들 삶의 현장으로 달려간다. 나는 남는다. 지금 이 시각 오전 8시 48분. 아카이브를 마치고 돌아갈테다! 아! 김의경, 전병석 선생님은 연락두절이다. 오전 7시 20분쯤 김의경선생님이 단톡방에 문자를 남겼다. ‘늦잠요, 끝나기 15분 전에는 도착 예정요.’

‘밝은밤’을 읽고 마음에 절절하게 와 닿은 문장이나
단어를 떠올려본다.


글로 표현할 수 없었던 나의 감정이 이 책에 나왔다. ‘나는 가만히 앉아서 그날 아침 의사가 귀리의 죽음을 알렸을 때 느낀 감정이 슬픔만은 아니었음을 기억했다. 나는 안도했다. 귀리의 고통이 이제 사라졌다는 사실에 고통을 받는 그의 모습을 보고 겪어야했을 나의 괴로움이 끝났다는 사실에 그 이기적인 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 문장이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엄마가 돌아가실 때 상황과 비슷해서다. 숨이 곧 넘어가실 듯 말듯한 엄마의 고통과 그 고통을 바라봐야만 했던 가족들의 고통은 컸다. 눈을 감으신 후 미칠 것 같은 감정 속에서 엄마의 고통이 사라졌겠구나 라는 감정보다 그걸 보고 있는 나의 괴로움이 끝났다라는 이기적인 마음이 있었다. 진짜 못된 아이처럼 혼자 알 수 없는 감정을 스스로 다스리고 있는데 그 표현이 책에 나타나 있었다. 그런 이기적인 생각에 또 고통스럽고 아직도 그때가 생각난다. 이제는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으면...


우주가 얼마나 큰 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한 사람의 삶 안에도 측량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깜깜한 우주의 은하계에 보석처럼 빛나는 울트라 딥 스페이스. 천문학자가 바라보는 우주에서 위안을 얻고 어떤 화자는 자기가 선택한 이야기를 할 때 굉장히 밝고 빛났다라고 한다.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는데 초반의 삶이 전쟁이 나면서 후에 뒤바뀐 삶을 경험하고, 당시 여자들과 남자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너무 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과연 현모양처가 좋은건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너무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습으로 살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부분에서 교육자다 보니 아이들에게 많은걸 이야기하게 하는 것 같다. 가볍게 읽다 뒤로 갈수록 무거워짐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북크로싱을 하면서 이어지는 맥은 ‘인간관계’다. '불편한 편의점’에 이은 인간관계. 증조모가 백정의 딸이었다. 남편은 무조건 그 여자를 구해줘야 한다고 했는데 끌린 이유가 강함이었다. 하지만 살면서 그게 오히려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사람을 판단할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갈등 구조에 맞춰져 있다. 허영심의 힘이 얼마나 센지 그녀는 알지 못했다. 허영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담백하게 생활할 수 있는 걸림돌이 바로 그 허영심이 아닐까?
욕심 중에 사람 욕심이라고 있다. ‘어떻게 니가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라고 하지만 그 사람은 편하게 행동할 수 있는 건데 나 중심으로 보면 서운할 수도 있고 해석도 달리 할 수 있다. 상갓집에서 제일 목 놓아 크게 우는 사람은 자기 설움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부간에도 한 쪽이 죽으면 ‘나는 어떡하라고!’ 하는데 너가 죽은게 슬픈게 아니라 너 죽고 나 혼자 살게 되는 것이 걱정이 되는거다. 고양이 사진을 고른 이유는 뒷발 하나가 떠 있다. 걷기 위해서는 한 발은 떼어야 한다. 두 발을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없으니 약간은 불완전한게 내 삶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골랐다.

나에게 엄마가 있는 것처럼 엄마도 엄마가 있다. 엄마를 통해 할머니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았다. 엄마의 엄마보다 더 오래 살고 있는 엄마, 엄마 나이만큼 살아가고 있는 나, 엄마에게서 할머니 이야기를 듣다보면 내 안에 엄마가 있고 할머니의 유전자가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된다. 생명 하나의 탄생에 작용되는 어마어마한 힘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책을 읽는 동안 더욱 엄마를 기억하고 또 할머니도 기억하게 된 것 같다.

이때 김의경선생님이 들어왔다.

엄마든 연인이든 누군가는 있어야 살 수 있는거구나... 내게는 가을이가 위로가 되어 주었다. 나에게 위로가 되는 사람, 내가 위로 해주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며, 매 순간 깜깜한 밤인 것 같은데 밝은 빛을 비춰주는 사람이 있었음을 깨닫는다.
열 일곱살의 여자를 구해주려고 했던 그 사람의 허영심은 어떻게 보면 도덕적 우월감, 종교적 억압등으로 정말 사랑하거나 자기 존재론적으로 그렇게 한 건 아니었을거다. 후에 변질이 된 것만 보더라도.
매 순간 선택을 해야 하는 일상 속에서 올바른 선택은 습관을 갖게 한다. 예전의 습관은 과거 지향적이어서 ‘과거에 내가 이랬었지’ 였다면, 지금은 잠이 안 올 때면 글을 쓰거나 기타 연습을 하거나 힘든 산을 오르거나 하는 미래지향적인 습관을 갖게 됐다. 모든 것은 결국 나의 선택이고 나의 위로다. 예전에는 가을이로 위로를 받았지만 지금은 내가 나를 위로하게 된다. 슬픔을 똑바고 바라보고 감정과 생각을 떼어내고 책에 나오는 수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나를 성찰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기억되는 것이 허무함이라 할지라도. 지금은 출퇴근이 힘들어도 자연을 보면서 자신을 위로한다.


이 책을 선택한 의도가 뭘까? 이 책은 관계에 대해서 나온다. 등장인물들의 갈등 구조 속에서 또 다시 쌓아가는 관계 형성. 책에는 모녀 관계가 계속 나오는데 다르게 보면, ‘맞아, 우리 엄마의 모습이야.’ 하면서 읽었다. ‘언니가 이 세상의 중심이었어. 이렇게 살면 안돼.’라는 말에 몰입하다가 나중에 가서 보면 친구가 있다. 누군가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 친구가 곁에 있어 든든한 지원군 같은, 나는 과연 내 친구한테 기대게 할 수 있는 친구일까?
엄마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게 나오는데 엄마가 ‘너는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다.’ 라고 하면서 내 목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부모 밑에서 자라며 느꼈던 외로움, 내게 마음이 없는 배우자가 삶의 고독에 대해서 입을 다문 채 일을 하고, 껍데기 뿐일지라도 유지하고 있었던 결혼 생활을 해 나가면서 이해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에는 눈길을 주지 않아야 된다 라고 했다. 그런데 이해받고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건데 우리 학교 애들이 생각났다. 이 아이들은 누구에게 이해받고 사랑받고 있을까? 아이들한테 뭔가를 해주기 위해 애를 태우고 이렇게 힘들어 하는데 그 아이들은 정작 가정에서 사랑을 제대로 받고 있을까? 중국이란 나라의 사람들은 의식 구조가 아이를 낳으면 조부모가 아이를 키우고 부모는 멀리 떨어져 있다가 일을 하고 명절같은 때만 만난다. 그게 가족이란다. 조부모에게 양육을 받고 일하는 부모들은 돈으로 해결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슬플까? 이 아이들이 사랑받는 감정을 모르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친구 관계에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그것은 나에 대한 나의 기만의 결과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지? 나는 과거에 묶인 사람이었을까? 현재를 사는 사람일까? 미래를 지향하는 사람일까? 과거에 묶인 사람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현재에 충만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기 위해서, 나부터 단단해지자! 하며 나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밝은 밤. ‘밝은’하고 ‘밤’은 반대다. ‘밝은밤’이니까 반대되는 상황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니‘아직’이라는 키워드를 찾게 되었다. ‘아직’은 부정적인 단어였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긍정적인 단어’이기도 했다. ‘아직 안 핀 꽃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목젖이 보이도록 웃게 하는 마력을 지닌 김의경선생님의 웃픈 이야기에 흠뻑 젖다가 남편과의 다른 성향을 비유하며 결론지어진 것은, 다름을 인정해주는 지금이 되었다는 것이다. '밝은밤'이라는 책을 두 번 읽었다고 한다.
내게 어깨를 빌려준 이름 모를 여자들을 떠올렸다. 그녀들에게도 어깨를 빌려 준 여자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마음을 어루만져 준, 어깨를 빌려준 어떤 여자 마음의 이야기 같다. 그런 마음에 나도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바람이 잘 통해서 널어져서 한번 마음을 정화해주면 좋겠다.

별거 아닌 듯한 꿈이 때로는 사람을 살게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로 사는 삶이 죄인 것처럼 사회 통념이 박힌 것은 시대상이다. 별거 아닌듯해도 어깨에 기대는 사람도, 어깨를 빌려주는 사람도 그 마음이 때로는 사람을 살게 한다.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우리를 생각하고, 햇빛이 떠오르니까 또 뒤에서 나를 비춰주는 해가 있으니까 앞으로 내가 누군가에게 어깨를 기대주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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