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문화유산답사 북부권 마을 투어

 

마을교사 40여 명이 북부권 마을을 투어했다. 가을빛이 눈부신 날, 소래 너나들이에 모여 마을기록가이자 마을활동가인 시흥 북부 토박이 전영준 씨의 북부권 지역사 강연을 듣고 계란마을, 소산서원, 하연선생의 묘, 소전미술관으로 이어지는 여정을 소화했다. 시흥시가 주최하고 시흥마을교육북부거점센터가 주관한 이번 연수프로그램은 2023년 10월 21일(토)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소래초등학교 지하에 설치된 공영주차장과 연결된 소래 너나들이 커뮤니티 공간은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돼있었다.

 

 

소래 소공연장에서 있었던 강연에서는 마을기록가이자 마을활동가인 시흥 토박이 전영준 씨의 소래의 역사 이야기가 있었다. 시흥의 역사와 신천동, 대야동 일대의 변천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주고 기록물로 들려주면 간간이 지역사 퀴즈를 통해 마을기록집 ‘걸뚝’과 ‘솔내거리’를 선물로 주는 이벤트도 곁들였다. 이후 간식을 받아든 연수 참여자들은 걸어서 소산서원까지 갔다. 

 

 

걸어가면서 한 번 더 보게 되는 거리 풍경, 지나다 만나는 한 송이 빨간 장미, 누군가 마시다 버린 벤치 위의 빈 음료수병이 가을바람을 받아내고 뿌연 먼지마저 뒤집어쓴 채 놓여있다. 길 가다 만나는 꽃들을 폰 갤러리에 담고 걸으면서 나누는 대화들은 연수 일정 외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소래초를 지나 육교를 건너 도롯가를 따라 계란마을로 들어갔다. 소래산 일원의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다. 최근에 찍은 사진들이어도 언젠가는 과거(역사)의 사진이 될 역사기록물들이다. 

 

 

계란마을 명칭에 얽힌 사연이 아련하다.

 

 

‘전설에 의하면 하연이 서거하니 임금이 슬퍼하여 특별히 지관을 보내니 지관이 명당인가 알아보기 위해 계란을 놓았다. 다음날 새벽에 병아리 울음소리가 들려와 이에 명당임을 확신하고 묘를 썼다고 한다. 이후 후손들이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고 계란마을이라 불렸다.’

 

 

계란마을에서 돌아 나와 소산서원을 향해 올라갔다. 소산서원을 지키는 훈장님의 강연에서는 소산서원에 얽힌 이야기와 현재 지역사회에서의 소산서원의 문화 활동 공간 활용과 필요가치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목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열심히 소임을 다한다. 소산서원에서 식사를 했다. 소산서원에서의 식사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뷔페식으로 먹게 된 식사는, 방으로, 마루로, 계단으로, 어디든 앉는 곳이 추억이 되고 한적한 시골 풍경이 되었다. 도란도란 피어나는 이야기꽃은 더없이 풍요로운 가을 냄새가 되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하연선생 묘를 올라 명당자리의 풍경에 감탄하며 내려온다.

 

 

소전미술관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을 훈장님에게 안내받았다. 산을 넘어가야 하는 코스였다. 산행이었다. 차로 이동을 할까라는 제안도 했지만 마을교사들 대단하다. 모두가! 걸어가자! 했다. 가이드의 자유분방함에 인솔 또한 자유분방함이 되었지만, 길지 않은 거리에서 소전미술관이 눈앞에 나타났다. 

 

 

소전미술관에서는 야외결혼식이 한창이었다.

 

 

미술관 해설 예약은 없었지만 전영준 씨의 능력으로 잡게 된 해설. 큐레이터는 시종일관 재미있게, 성의있게, 미소를 잃지 않으며 작품 설명을 해주었다. 

 

 

소전미술관이 갤러리로 시민들에게 돌아오기 전, 현재 미술관 내에 설치된 조각작품 일부는 정원에 비바람과 햇살에 노출된 채 서 있었다. 모두 어마어마한 작품들인데 관리의 중요성과 가치 보존의 필요성 차이가 이렇게 드러났다.

 

 

미술관에서 작품 도록을 선물로 주었다. 참여자들은 지친 기색이 없었다. 단체 사진을 찍고 돌아가는 길에도 어릴 적 추억의 놀이(고무줄놀이)를 하는 그들은 이날 연수를 통해 무엇을 얻고 느꼈을까?

 

 

연수에서 습득한 것들을 지역의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고 시흥 북부권에 정주의식을 갖게 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