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명나는 행사/me취미방

민화수업8회차(11월 16일)

 

시리도록 맑은 하늘이다. 파란하늘의 흰구름이 너무다 예쁘다. 내 마음은 다소 우울한데... 하늘을 보니 더 우울하고 거리마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낙엽들이 더 우울하게 만든다. 마음을 다잡고 그림에 빠져 우울감을 해소시켜야한다. 그래서 일찍 나섰다. 3시간 40분 정도 그림만 주구장창 그린 것 같다. 그림을 그리고 있을때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는구나.... 눈이 빠질것처럼 아려와도 그림을 그리는 순간은 고요한 행복감에 빠져 헤어나오기 싫어진다. 두번째로 입장하여 자리를 잡고 붓을 들었다. 아침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걸렀더니 속이 쓰려온다. 가지고 온 음료와 과일을 간간이 먹어가며 허기를 채운다. 그림이 완성이 되면 전시를 한다고 한다. 좀 더 잘할 걸. 그림의 완성은 라인이니 라인이라도 심혈을 기울여 마무리해야겠다. 

 

조선시대의 민화작품 중 이 4개의 그림이 세트라고한다. 

 

많은 수강생들을 일대일로 봐주려니 순서를 기다리는동안 딴짓을 하거나 폰을 들여다보거나 잡담을 한다. 드디어 우리 자리로 오셨다. 옆 수강생에게 이른다. 뭐를 가지고오라고. 임맥?인맥? 둘이 소근거린다. 근데 임맥이 뭐예요? 몰라요. 일단 연습지를 주고 내 차례가 되었다. 또 임맥이란 단어가 나왔다. 임맥이 뭐예요? 이거요ㅡ 잎맥! 아~ 아~ 아! 잎사귀에 있는 잎맥! 옆수강생과 나는 한참을 웃었다. 민화용어인 줄 알았는데 잎맥이라니! 잎맥을 그릴거니 연습할 종이가 필요하다, 옆자리에서 빌려와라, 그 뜻이었는데 우리는 잎맥이 아닌 임맥이라는 민화용어가 따로 있는 줄 알았던 것이다. 이후로 다른 수강생들 대부분이 잎맥을 그리는 차례가 되었는지 유난히 잎맥이란 단어가 귀에 꽂혀들어왔다. 그때마다 피식피식하고 웃었다. 오늘은 잎맥과 그릇, 탁자의 라인 그리는 작업을 했다. 

 

4개의 그릇 모두 라인을 그리는데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다 끝난 후 "다 했어요~" 하는 나의 음성이 몹시 지쳐보였는지 주변에서 웃는다. 선생님 왈. "숨도 안쉬고 하더라구요." ㅎㅎㅎ 맞다. 이렇게 사진을 찍고보니 탁자의 명암이 약하긴 약하구나~ 다음 시간에 명암 수정을 할 것 같다. 큰딸은 민화 강좌를 또 신청해서 하란다. 즐거워보인다고.  그럴까~ 다음 수업에는 더 능숙하게 잘 할 수 있을듯!